『악과 가면의 룰』에서는 좀더 근본적인 ‘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악으로부터 짓밟힐 운명에 처한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지키고, 계속해서 반복될 악을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악을 행해야 하는 주인공 구키 후미히로를 통해 ‘왜 살아야 하는가’ 혹은 ‘왜 죽여야만 하는가’ 하는 근원적인 물음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또한 처음으로 역사와 전쟁을 작품에 도입해서 긴 시간축을 토대로, 시공간을 아우르며 반복되는 거대하고도 강력한 ‘악’을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해낸 점이 돋보인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안에 긴장과 스릴을 넣고 싶었다”는 작가의 인터뷰에서처럼 이번 작품에서는 ‘악’에 대한 철학적이면서도 문학적인 메시지가 담긴 긴 대화를 통해 선과 악, 옮음과 그름, 행복과 불행 등 양립하는 가치들을 치밀하고도 스릴 넘치게 다루면서 도스토예프스키적인 강렬하고도 압도적인 서사로 풀어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1977년에 태어났고, 후쿠시마 대학 행정사회학부를 졸업했다. 2002년 『총(銃)』으로 신초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으며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 2003년 『차광』으로 다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4년 노마문예상을 수상했다. 2005년 『악의의 수기』로 미시마유키오상 후보에 올랐고, 같은 해 『흙 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쓰리』로 오에겐자부로상을 수상했다. 한국에 출간된 작품으로는 『흙 속의 아이』,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쓰리』가 있다.
저자 나카무라 후미노리(中村文則)
1977년에 태어났고, 후쿠시마 대학 행정사회학부를 졸업했다. 2002년 『총(銃)』으로 신초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으며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 2003년 『차광』으로 다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4년 노마문예상을 수상했다. 2005년 『악의의 수기』로 미시마유키오상 후보에 올랐고, 같은 해 『흙 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쓰리』로 오에겐자부로상을 수상했다. 한국에 출간된 작품으로는 『흙 속의 아이』,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쓰리』가 있다.
메모
제1부 과거
제2부 과거/현재
제3부 현재
제4부현재
한국 독자들께 드리는 글
∎ 아쿠타가와상, 노마문예상, 오에겐자부로상 수상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 새 장편소설 출간!
일본에서 신초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장편소설 『흙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 상, 『차광』으로 노마문예상, 『쓰리』로 오에겐자부로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과 대중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는 나카무라 후미노리가 새 장편소설 『악과 가면의 룰』을 출간했다. 일본의 어느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쓰는 데 모든 힘을 다 써버린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되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라고 말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치밀하게 탐구한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작품 세계의 전환점이 되었던 계기는 2010년 오에겐자부로상을 수상한 전작 『쓰리』였다. 천재적 소매치기가 자신의 소매치기 실력을 무기로 거대 악과 싸운다는 스릴 있는 스토리는,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여 순문학적인 면모만 보여줬던 그동안의 작품 세계에서 벗어나 풍부한 이야기성과 서스펜스적인 요소를 첨가하면서 한층 더 폭넓게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 역시 “이야기냐 문체냐, 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이야기로서의 재미와 문학으로서의 깊이는 양립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간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양극에서 마음껏 휘두르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작가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장르적 경계가 이미 희미해진 현 출판계에서 두 개의 세계를 하나로 모아 작품 안에 녹여냈고, 그 결과 문단과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나카무라 후미노리라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층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 생과 사, 선과 악의 뒤틀림을 도스토옙스키적인 압도적 서사로 풀어내다!
‘악’이라는 테마는 데뷔 이후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테마이기도 하다. 신혼부부를 살해하고 여론의 거센 비난에 시달리는 사형수를 통해 살인자를 바라보는 그만의 독특한 시각을 전했던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폭력에 완전히 노출된 인간의 공포를 그린 『흙속의 아이』, 절대 악이 짜놓은 거미줄 같은 운명에 빠진 천재 소매치기 이야기 『쓰리』등,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한 ‘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인간의 내면을 파괴하기도 하고, 그의 운명을 쥐고 흔들기도 하며, 사회 전체를 두려움과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인간이 애초에 악의 가능성을 품은 존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기본적으로 동종을 죽이지 않도록 만들어졌는데도, 그 영역에 들어설 마음을 먹을 수 있고, 실제로 그 경계를 뛰어넘는 행위를 할 수 있고, 온갖 욕정을 소유하는 게 가능한 존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네가 원망해야 하는 것은 이 세계의 구조, 인간 그 자체의 불완전하고 모순된 구조야. 불공평을 낳는 이 구조인 거라고. 행복이란 폐쇄야. 행복이란 너 같은 존재를, 너처럼 고통이나 비통함을 지닌 인간들을 무시하고, 굶주림이나 빈곤을 무시하는 선상에서 성립되는, 운 좋은 자들만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폐쇄된 공간이란 말이야.” -본문 중에서
이번 작품 『악과 가면의 룰』에서는 좀더 근본적인 ‘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악으로부터 짓밟힐 운명에 처한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지키고, 계속해서 반복될 악을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악을 행해야 하는 주인공 구키 후미히로를 통해 ‘왜 살아야 하는가’ 혹은 ‘왜 죽여야만 하는가’ 하는 근원적인 물음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또한 처음으로 역사와 전쟁을 작품에 도입해서 긴 시간축을 토대로, 시공간을 아우르며 반복되는 거대하고도 강력한 ‘악’을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해낸 점이 돋보인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안에 긴장과 스릴을 넣고 싶었다”는 작가의 인터뷰에서처럼 이번 작품에서는 ‘악’에 대한 철학적이면서도 문학적인 메시지가 담긴 긴 대화를 통해 선과 악, 옮음과 그름, 행복과 불행 등 양립하는 가치들을 치밀하고도 스릴 넘치게 다루면서 도스토예프스키적인 강렬하고도 압도적인 서사로 풀어냈다.
∎ 절대 악(惡) vs 절대 사랑(愛)
아버지를 죽이고, 얼굴을 바꿔야 했던 한 남자의 고독한 질주!
군수산업으로 재벌이 된 가문에서 태어난 구키 후미히로는 11살 때 아버지로부터 ‘이 세계를 불행하게 만드는 존재’인 ‘사(邪)’의 계보를 잇기 위해 계획적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버지는 그에게 14살이 되면 지옥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하고, 그 도구로 구키 가오리를 선택해 양녀로 들인다. 세월이 흘러 13살이 된 후미히로는 점점 가오리를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로 받아들이게 되고, 14살이 되기 몇 달 전, 아버지가 가오리를 겁탈하려는 것을 목격하고는, 자신이 아버지가 예언한 지옥에서 결코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리고 결국 악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의 절대 사랑이 된 가오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 아버지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아버지를 죽이고, 스스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 후미히로는 몇 년 후, 자신의 존재를 소멸시키기 위해 타인의 얼굴로 성형하고 그의 신분을 얻어 인생의 방관자로 살아간다. 그리고 사설탐정을 통해 어디 있는지 모르는 가오리의 조사를 의뢰한다. 가오리에게 마치 과거의 반복인 듯 거대한 악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미히로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고, 언제부턴가 형사가 그의 주변에 따라붙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악화된다.
그 당시 거리에서는 알 수 없는 집단에 의해 폭탄 테러가 일어나고, 정치가를 노린 연속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등 사회가 급속도로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자리한 남자가 후미히로를 찾아온다. 끊어졌다고 생각한 부정한 가계의 절대적인 ‘악’의 등장으로 더욱 위기에 처한 후미히로. 과연 그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거대한 세계의 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