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를 아파본 그들, 가족이 되다!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상처극복법을 다룬 소설 『프랑켄슈타인 가족』. <심여사는 킬러>, <신문물검역소> 등을 통해 인간의 깊숙한 곳까지 직시하며 중독성 강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여온 차세대 이야기꾼 강지영의 작품이다. 영원한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정신과 전문의 김인구 박사가 은퇴하고 종적을 감추자, 그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가족 형성기를 그리고 있다. 강박증 환자에서부터 거짓말 인생을 살아가는 환자까지, 다른 병원을 찾아가도 증상의 호전이 보이지 않아 애를 태우던 환자 여섯 명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김 박사를 찾아 나서기로 의기투합한다. 김 박사를 찾으러 그의 전원주택에 갔다가 정신병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그들은 잠시 가짜 가족이 되기로 한다. 그리고 하루 이틀 김 박사를 기다리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데….
강지영
1978년 파주에서 출생했다. 숭의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후 출판사, 광고대행사, 기업 홍보실 등에서 카피라이터와 마케터로 근무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이듬해 공동단편집 《한국스릴러문학단편선》,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 등에 참여했고, 같은 해 11월부터 《팝툰》에 〈심여사는 킬러〉를 연재했다. 또한 〈씨네21〉에 장편소설 『엘자의 하인』을 연재했다.
첫 소설집 『굿바이 파라다이스』에서 날선 시선으로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직시하며, 중독성 강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가는 장편소설 『신문물검역소』와 『심여사는 킬러』, 그리고 『엘자의 하인』을 통해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재능을 펼쳐 보였다. 미스터리와 모험, 멜로 등 소설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장치들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작가의 노련함은 독자로 하여금 정신없이 웃다가 일순간 넋을 빼놓게 만든다. 한국 대중소설이 나아갈 신천지를 보여주는 무서운 신인으로 평가받으며, 출판과 영화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켄슈타인 가족
중독성 강한 스토리텔링, 천부적인 이야기꾼
『심여사는 킬러』, 『신문물검역소』 강지영 새 장편소설!
“아프기 때문에 인간이다!”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는, 같은 자리를 아파본 동료가 필요하다
어제의 당신은 죽었습니다.
다시 태어난 당신은 아무도 해치지 않습니다.
세균을 감지한 순간 누구에게든 에탄올을 분사하는 강박증 환자, 나석
대중목욕탕에 대한 트라우마로 배역을 날리게 생긴 여배우, 가인
보물사냥꾼 ‘민수’만 강림하면 인격이 변하는 다중인격장애, 임만
동생의 비쩍 마른 얼굴을 그어버린 섭식장애 환자, 미아
첫째로 태어나 생일, 형제, 한쪽 불알, 희망까지 잃어버린 홀수공포증, 제일
과대망상증과 불면증으로 거짓말 인생을 살아가는 여자, 라희!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던 그들의 영원한 소울메이트, 김 박사가 사라졌다!
어제의 당신은 죽었습니다.
다시 태어난 당신은 아무도 해치지 않습니다.
세균을 감지한 순간 누구에게든 에탄올을 분사하는 강박증 환자, 나석
대중목욕탕에 대한 트라우마로 배역을 날리게 생긴 여배우, 가인
보물사냥꾼 ‘민수’만 강림하면 인격이 변하는 다중인격장애, 임만
동생의 비쩍 마른 얼굴을 그어버린 섭식장애 환자, 미아
첫째로 태어나 생일, 형제, 한쪽 불알, 희망까지 잃어버린 홀수공포증, 제일
과대망상증과 불면증으로 거짓말 인생을 살아가는 여자, 라희!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던 그들의 영원한 소울메이트, 김 박사가 사라졌다!
■ 『심여사는 킬러』, 『신문물검역소』 강지영 새 장편소설!
첫 소설집 『굿바이 파라다이스』에서 날선 시선으로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직시하며, 중독성 강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강지영 작가가 새 장편소설 『프랑켄슈타인 가족』을 출간했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강지영 작가는 공동단편집인 『한국스릴러문학단편선』과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 장편소설 『신문물검역소』, 『심여사는 킬러』, 『엘자의 하인』을 통해 미스터리와 모험, 멜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설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장치들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면서 한국소설이 나아갈 신천지를 보여주는 무서운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원천 콘텐츠의 2차 저작물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작가로 출판과 영화, 방송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새 장편소설인 『프랑켄슈타인 가족』은 영원한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정신과 전문의 김인구 박사가 은퇴하고 종적을 감추자, 그를 찾아 나선 여섯 명의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가족 형성기이다. 각각 다른 이유로, 각기 다른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여섯 명의 사람들이 다소 기괴하면서도 기묘한 조합을 이루며 투덕거리지만, 같은 자리를 아파본 동료이기에, 거칠면서도 따뜻하게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이번 소설에는 매우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톡톡 튀는 입체감을 부여해 모든 캐릭터에 애정이 갈 만큼 개성 넘치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이야기의 골격이 탄탄하고 결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롭게 진행되는 상황과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 다른 사연들이 서브 에피소드로 곳곳에 배치되어 소설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고 독자들의 호기심을 강렬하게 장악한다. 또한 사라져가는 순우리말이나 잘 사용되지 않는 북한어를 군데군데 사용하면서 말 맛을 적절히 잘 살려냈고, 착 달라붙는 대사들은 눈앞의 상황이 명확하게 그려질 정도로 섬세하고 유쾌하다.
■ 오만과 편견으로 직조된 단단한 갑옷 같은 세상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아주 특별한’ 상처극복법!
“우리 꼴이 좀 이상하게 보인다는 거 잘 압니다. 우리 가족은 다들 한 가지씩 문제를 떠안고 살아요. 강박증이나 망상증, 섭식장애 같은 거요. 그런 눈으로 보실 거 없습니다. 솔직히 누구나 말 못 할 문제 하나씩은 안고 살잖습니까?”(본문 중에서)
아내, 딸과 함께 전원주택에서 살 꿈에 부풀어 있던 정신과 전문의 김인구 박사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다. 딸의 영국 유학으로 아내까지 함께 떠나면서 기러기 아빠로 살던 김 박사에게 영국 여자와 바람이 나며 커밍아웃을 선언한 아내가 이혼을 통보한 것이다. 충격과 허무로 김 박사는 은퇴를 선언하고 혼자 전원주택으로 내려간다. 아무것도 없는 전원주택에서 무료해진 김 박사는 조경이라도 해서 전원주택을 꾸며야겠다고 생각하고, 에버그린 조경의 조경수 사장에게 조경을 의뢰한다. 하지만 조경을 의뢰하고 마트에 간 김 박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 어처구니없는 일로 인해 다단계정수기 업체에 끌려가 감금당하게 된 것이다.
김 박사는 티브이에도 출연할 정도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그를 의지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김 박사 은퇴 후 다른 병원을 찾아가도 증상의 호전이 보이지 않아 애를 태웠던 환자 여섯 명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자신들의 소울메이트인 김 박사를 찾아 나서기로 의기투합한다. 불우했던 유년 시절의 경험으로 인해 세균과 오염물질에 대한 강박증을 앓고 있던 나석, 대중목욕탕에 대한 강박적 공포로 어렵사리 맡은 배역에서 밀려나게 된 여배우 가인, 가인의 매니저이자 보물을 찾아 나서려는 또 다른 인격 ‘민수’를 안고 있는 다중인격장애의 임만, 비만에 대한 스트레스로 동생의 마른 얼굴을 그어버리고, 그 충격으로 살을 뺐지만 거식증을 앓고 있는 미아, 첫째로 태어나 생일도, 형제도, 한쪽만 남은 불알도, 희망도 잃어 홀수공포증에 시달리는 제일, 과대망상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김 박사의 스토커짓까지 하는 여자 라희 등, 전혀 다른 성격의, 전혀 조합될 수 없는 여섯 명이 함께 모여 봉고를 타고 김 박사의 전원주택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김 박사의 집에 도착했을 때 김 박사는 집에 없었다. 김 박사를 기다리며 집 안에 들어간 그들, 그리고 조경수가 직원들을 데리고 김 박사에 집에 도착한다.
김 박사의 환자라고 밝히는 순간, 정신병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그들은 극약처방을 한다. 김 박사가 올 때까지 가짜 가족이 되기로 한 여섯 명! 조경수의 가족과 엎치락뒤치락 세력 다툼을 하며 김 박사를 기다리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흘러도 김 박사는 나타나지 않는데……. 어설픈 가족 행세를 하면서 다투기도 하지만, 여섯 명의 환자들은 조금씩 거칠지만 서로의 아픔에 다가가고, 그렇게 상처 난 부분을 어루만지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지만, 갑자기 김 박사의 진짜 딸인 하나가 나타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한편 다단계 정수기 업체에 끌려간 김 박사는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마음에 난 상처를 우연찮게 상담해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 어떻게든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과연 김 박사와 여섯 명의 프랑켄슈타인 가족은 어떻게 될까?
[책속으로] 추가
▶ “쟤가 우리 딸이에요. 뭐 해? 이리 와서 인사드리지 않고. 조경 공사하러 오신 분들이야.”
현관에 서 있던 가인이 미아에게 빨리 오라는 손짓을 했다. 난데없이 자신을 딸이라 부르며 수상쩍은 눈짓을 보내는 가인의 태도가 어벌쩡했다.
“뭐야, 이 아저씬? 아저씨 나 알아요?”
메뜨게 다가간 미아가 퉁명스러운 태도로 조경수에게 일기죽거리자 곁에서 지켜보던 라희가 그녀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아버지가 조경 공사를 맡기셨대. 미리 일러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치?”
미아가 화장실에 간 사이, 갑자기 들이닥친 조경수와 인부들에 환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놀라긴 조경수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맞은 게 공사를 의뢰한 김 사장이 아닌 이틀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작자들이니 그럴 만도 했다. 사천왕처럼 눈이 부리부리한 노인, 해끔한 얼굴에 선글라스 낀 여자, 삼십 대 중반에 흔해빠진 백수건달 풍의 사내, 그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화려한 이목구비의 여자, 날개를 바늘로 고정시킨 곤충처럼 바짝 얼어붙은 청년. 선글라스에 외출복도 그렇거니와 가족이라고 하기엔 닮은 구석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조경수는 문을 열어준 제일에게 넉살 좋게 악수를 청하며 ‘아버님이시죠?’ 하고 관계를 떠보기로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일은 조금만 기다리면 김 박사가 돌아올 줄로 믿었다. 잠시 스칠 사람에게 자신을 정신질환자로 소개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다른 이들의 생각도 제일과 다르지 않았다.
(……)
“아줌마, 말 좀 해봐. 졸지에 내가 왜 아줌마 딸이 됐냐고?”
미아가 소리 죽여 가인을 다그쳤다.
“그럼 우리 미쳤어요, 자진 신고할래? 너 같은 일반인이라면 모를까, 난 배우라고. 정신병자로 낙인찍히면 인생 끝이란 말야!”
조경수 일가를 바라보며 가인이 배우답게 생긋 웃는 얼굴로 복화술하듯 쏘아붙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도 우리지만, 김 박사 체면 생각해서 조신하게 대처합시다. 괜히 책잡힐 행동 하지 말고.”
얼결에 가짜 가족의 아버지가 되어버린 제일이 땀직하게 일렀다.(97~1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