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젊음을 사는 사람들, 페이스 쇼퍼!
아름다움을 사고파는 성형외과 이야기『페이스 쇼퍼』. <압구정 다이어리>, <셀러브리티> 등의 칙릿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 정수현이 이번에는 아름다움과 젊음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잘나가는 성형외과의 원장인 정지은은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수많은 환자들을 만난다. 콤플렉스를 극복하려는 사람들, 외모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연예인들, 끊임없이 시술과 수술을 요구하는 톱 여배우인 그녀의 엄마, 환자 소개비를 떼어먹으려는 브로커, 성형에 대한 정보와 가십을 퍼뜨리는 인터넷 카페 등이 그녀를 둘러싸고 계속 사건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성형외과 옆에 들어온 소아과 의사 이한재는 ‘저따위 성형외과’라고 말하며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는데….
정수현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의 0형 천칭자리. 1981년 서울 태생으로 무언가 끄적대길 좋아하는 취미를 살려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스스로 순수문학과는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 방송계로 진출했고, 방송 아카데미를 다니던 도중 공모전을 통해 MBC 〈논스톱5〉의 작가로 입문하였다. 이후 버라이어티로 옮겨 MBC 〈전파견문록〉 , 〈2006 연기대상〉 등의 작가로 활동했다. 선천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을 타고난 탓에 항상 유쾌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향후 진로는 위트 넘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 작가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으로 정했다.
이야기를 가미한 인형놀이와 고무줄놀이를 즐기며 사탕과 초콜릿의 유혹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사랑과 우정, 배신과 같은 경험을 통해 조금씩 여자로, 하나의 인간으로 성장했다. 그 시절 겪었던 소소한 경험과 기억들은 현재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그녀에게 소중한 ‘원천’이 되었다.
모두가 그렇듯 사랑하고, 사랑받고, 또 그러기에 행복해지고 싶다는 작가는, 글을 쓴다는 자체가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자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기 앞에 반짝이며 다가올 모든 것들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쓰게 될 글의 소재가 되는 것들, 서른을 앞두고 만나게 될 또 다른 것들 앞에서 두려움 없는 두근거림을 느끼고 있다. 대표작으로 『압구정 다이어리』, 『블링블링』, 『셀러브리티』, 『19, 29, 39(공저)』,『페이스 쇼퍼』등이 있다.
프롤로그. 어느 성형외과 여의사의 ‘핫’한 인터뷰
ch1. 쁘띠 성형의 여왕 필러: 티 나지 않게, 빠르게, 하지만 강력하게!
ch2. 젊음을 불러들이는 피주사: 질투라는 욕망이 만들어낸 ‘새~빨간 거짓말’
ch3. 실리콘 삽입과 지방 흡입의 달콤 살벌한 유혹: 몸매처럼 과거도 예쁘게 고칠 수 있을까요?
ch4. 성형수술은 결코 마술이 아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성형 부작용의 공포!
ch5. 달콤한 독, 보톡스: 아름다움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나요?
ch6. 시크릿 성형: 쉿! 아름다워지고 싶기 이전, 행복해지고 싶은 욕망!
에필로그. 어느 성형외과 여의사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작가의 말
“너…… 그 얼굴 어디서 샀니?”
튜닝 시대, 성형 왕국인 21세기,
아름다움을 사고파는 성형외과 이야기!
정수현 작가의 새 장편소설 『페이스 쇼퍼』
유지하고 싶은 젊음, 독점하고 싶은 아름다움을 무기로
행복을 사냥하는 사람들, 페이스 쇼퍼!
“행복한 성형이란, 부족한 부분을 메움으로써 조화를 얻고
그로 인해 능동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얻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형은 21세기가 선물한 일종의 무기다.”(본문 중에서)
칙릿 소설의 대표주자 정수현이 새롭게 변신하다!
젊은 여성들을 겨냥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사랑과 연애에 대해 썼던 작품 『압구정 다이어리』, 『블링블링』, 『셀러브리티』! 젊은 여성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칙릿 소설의 대표주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정수현 작가가 새 장편소설 『페이스 쇼퍼(Face shopper)』를 출간했다.
이번 소설에서는 ‘얼굴을 쇼핑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자극적인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아름다움과 젊음에 대한 인간의 욕망,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성형수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자인 성형외과 여의사 정지은을 둘러싸고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으로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아름다움에 투자하고 가꾸지 않으면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기 쉬운 연예인들, 특히 아름다움이 한정적인 것마냥 그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여배우들), 삶에 대한 자세를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바꿀 수 있는 성형수술의 양면적인 모습을 이야기한다.
“아! 나 내일 촬영 때문에 홍콩 가. 한 일주일? 가기 전에 시술받을 부위 없을까?”
그녀가 에르메스 백 안에서 자신의 얼굴만 한 거울을 꺼내 찬찬히 살펴보며 물었다.
“없어요. 두 달 전에 레이저 시술도 했고, 필러나 보톡스도 보충할 거 없어요.”
“필링은? 할 때 되지 않았나? 더, 강한 걸로.”
“지금 한 것보다 더 강한 필링을 주입하면 피부가 녹아버릴걸요?”
“그래? 얼굴이 확 녹더라도 새살이 돋아 예뻐질 수만 있다면 황산이라도 뒤집어쓰는 게 여배우야. 아~ 젊음의 광채와 생기, 윤기는 어째서 사라져버리는 걸까.” — 본문 중에서
또한 정지은과 함께 밀고 당기는 로맨스를 꽃피우게 되는 소아과 의사 이한재와의 러브 스토리, 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혀 스스로를 가둬버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성형외과 브로커들의 어두운 이야기까지. 이 모든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성형외과’라는 공간 속에서, 그리고 ‘성형외과 의사’라는 인물 안에서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과 성형의 공통점은 둘 다 마술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심각하게는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성공할 경우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욕심을 부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다른 점은 선택 가능 여부의 문제다. 성형은 하고 싶은 곳도, 병원도, 의사도 선택할 수 있지만 사랑은 다르다.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와버린다. 그게 성형의 기술은 날로 발전하는데, 사랑의 정의는 결코 내리지 못하는 이유 아닐까. — 본문 중에서
그간의 소설들이 발칙하고 도발적인 문체와 구성으로 읽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이번 소설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성형’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으면서도 짜임새 있고, 진지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풀어내 독자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외모지상주의에 살고 있는 이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전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독자들에게 가 닿기를 기대한다.
성형 왕국, 튜닝 시대!
그러나 성형은, 21세기가 선물한 일종의 무기다!
몇 년 전만 해도 압구정, 청담동, 강남역 일대에는 두세 블록 건너 하나 정도의 성형외과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블록에 하나씩 성형외과들이 들어서더니, 이제는 한 건물에 두세 개씩 성형외과가 생겨나버렸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약 74퍼센트의 성형외과들이 강남 지역에 밀집해 있고, 이 지역을 ‘뷰티벨트’라고 부른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제 성형은 ‘핫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여행 코스로 이 뷰티벨트를 방문해 성형을 기념품처럼 하고 가는 원정 성형까지 성행할 정도로 이 지역의 성형외과들은 날마다 문정성시를 이루고 있다.
“윤 간호사, ‘발 빠른 튼튼한 말을 만들려면 제주도로, 내 아이를 내신 일등급으로 키우려면 8학군 대치동으로, 성형수술을 하려면 압구정이나 청담동으로!’라는 말 들어봤어?” — 본문 중에서
이렇듯, 대한민국은 점점 ‘성형왕국’이 되어가고 있다. 탄력 있는 몸매와 아기 피부처럼 뽀얗고 부드꾷운 피부, 나이를 어디로 먹는 건지 좀체 알 수 없을 정도로 동안인 얼굴은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그 관리의 정점에 바로 ‘성형외과’가 있다. 하지만 성형외과에서 하는 시술이나 수술만으로 과연 아름다움과 젊음을 끝없이 유지하고 외모에서 오는 콤플렉스를 모두 다 극복할 수 있을까? 더욱더 예뻐지고 싶고 젊어지고 싶은 마음이 과도한 수술이나 시술로 이어져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조금만 더 고치면 훨씬 예쁠 것 같아’라는 욕심은 성형 중독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서 ‘성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외모를 고치려는 사람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든가, 혹은 반대로 성형을 통해 인생도 성형할 수 있다는 둥의 예찬론을 펼치지 않는다. 성형을 하는 사람들 그 자체를 넓은 시선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성형하는 사람들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그들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하는 사회에서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마가 좁으면 마음까지 좁은 사람으로, 눈이 자그마하면 시야마저 좁은 사람으로, 튀어나온 볼 때문에 욕심 많은 사람으로, 지나친 크기의 가슴으로 인해 가벼워 보이는 사람으로 오해를 사곤 하죠.
그런데 타인에게 받는 그런 오해들 때문에 수술을 한 후, 눈이 커졌으니 더욱 시야를 넓게, 이마가 넓어졌으니 마음 또한 넓게 가지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전 이 경우를 능동적인 성형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마음과 얼굴, 모두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니까요. 반대로 자신의 얼굴과 마음의 조화로움을 찾지 않고 오로지 얼굴만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에 갇혀 타인의 시선에 종속된 수동적인 성형은 결국 중독과 부작용이란 결과를 낳아요. (……)
그러니까 행복한 성형이란…… 부족한 어느 부분을 메움으로써 조화를 얻고, 그에 따라 능동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얻게 도와주는 것. 그러니까 어찌 보면 성형은 21세기 과학이 여성들에게 선물한 일종의 무기라고 볼 수도 있어요. 무기의 남용이 끔찍한 결과를 부르듯 성형의 남용 또한 같고요. 남용과 중독은 행복과 반비례하죠. — 본문 중에서
성형수술, 시술에 대한 포인트만 콕콕 집어 정보를 제공
“환자분의 경우 광대와 턱이 살짝 도드라진 것뿐이지 안면비대칭, 주걱턱, 돌출 입은 전혀 아니에요. 대부분 양악 수술을 묻는 분들이 양악 수술의 뛰어난 외모 개선 효과 때문에 그것을 성형수술의 하나로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지만 양악 수술은 기능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수술이에요. 게다가 양악 수술은 수술 후 턱의 기능 회복을 위한 처치와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고 턱의 위치 변화로 인해 치아의 위치도 달라지므로 수술 전후 치아 교정 치료도 필요해요. 그러니까 저희 병원에서 취급하는 수술이 아니고요.” — 본문 중에서
얼마 전에 모 연예인이 드라마틱한 효과를 봐서 이슈가 된 수술이 있다. 바로 양악 수술이다. 이 수술은 얼굴의 비대칭을 교정하면서 얼굴형까지 갸름하게 만들어주면서 마치 ‘성형수술의 대 혁명’인 것처럼 크게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 이것은 성형수술이라기보다 교정 수술에 가깝고, 위험도도 상당히 높다.
어쨌거나, 성형외과에서는 초콜릿 모양의 복근으로 티브이에서 상의를 들추는 남자 연예인들의 배도 사실 15분이면 만들 수 있고, 진주가 콕 박힌 듯한 콧방울도 주사 한 방에 손으로 몇 번만 조물조물해주면 금방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지칠 대로 지친 피부를 금세 생기 넘치는 발랄한 피부로 만들 수도 있다. 그것도 환자, 본인의 피를 이용해서.
윤 간호사가 시술용 베드에 누운 그녀의 혈관을 찾아 주사바늘을 찔러 넣자 튜브를 타고 올라간 새빨간 그녀의 선혈이 원심분리기 안으로 들어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피가 원심분리기 안에서 도는 동안 나는 빨간색 수성사인펜을 들고 그녀의 얼굴에 예상해놓았던 디자인을 그렸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