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녀와 바보 소년, 진화 인류의 신화!
2009년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신예 배상민의 첫 장편소설 『콩고, 콩고』. ‘진화’와 ‘살아남기’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가며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녹여냈다. 기원 후 1만 년, 현생 인류의 유전자 일부분에 다른 진화 계통의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발굴단장은 그 유전자를 남긴 미지의 인류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8천 년 전, 남들보다 큰 머리를 가졌지만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소년 담과 대대로 창녀 집안의 딸로 태어났지만 아이큐 158의 소녀 부가 만난다.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자라게 된 부는 부조리한 사회질서를 바꾸기 위해 근본적으로 이 세상 자체를 깨부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부의 노력은 담의 도움을 받으며 실체를 드러내는데….
배상민
저자 : 배상민
저자 배상민은 1976년 진해 출생.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로고스필름 기획팀에서 근무했다. 2009년 제1회 자음과모음 중단편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단편 「어느 추운 날의 스쿠터」로 2012년 ‘젊은 소설’에 선정되었다.
프롤로그. A.D. 10000
1. A.D. 2011, 취조실
2. A.D. 1999~2001, 세상
3. A.D. 10000, 발굴
4. A.D. 2001, 세상
5. A.D. 2011, 진료실
6. A.D. 10000, 발굴
7. A.D. 2011, 병원
8. A.D. 2001, 세상
9. A.D. 2011, 병원
10. A.D. 2011, 진료실
11. A.D. 2001, 세상
12. A.D. 10000, 발굴
13. A.D. 2011, 진료실
14. A.D. 2011, 병원
15. A.D. 2011, 진료실
16. A.D. 2011, 병원
17. A.D. 2001, 세상
18. A.D. 2011, 병원
19. A.D. 2001~2010, 세상
20. A.D. 10000, 발굴
21. A.D. 2011, 진료실
22. A.D. 2011, 병원
23. A.D. 2010, 세상
24. A.D. 10000, 발굴
25. A.D. 2011, 병원
26. A.D. 2010, 세상
27. A.D. 2011, 로제타스톤
28. A.D. 2011, 세상
29. A.D. 2011, 로제타스톤
30. A.D. 2011, 세상
31. A.D. 2011, 병원
32. A.D. 10000, 발굴
작가의 말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작가, 배상민
걸출한 입담, 무서운 이야기꾼의 탄생을 알리는 첫 장편소설!
종(種)은 사라졌지만 신화는 남았다.
세상과 맞짱 뜨는 불순한 진화 인류의 고군분투기!
현생 인류와 미래 인류 사이에 ‘끼어든’ 그들은 누구인가?
신예 배상민의 첫 소설이자 장편소설인 『콩고, 콩고』는 읽는 내내 터져 나오는 속웃음을 삼키기 쉽지 않은, 넉살 좋은 입심이 가히 장처(長處)인 작품입니다.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와 종이 다른 ‘끼어든 유전자’요, 인간을 ‘왕따’ 시킨 인류의 0.0001%, 달리기만 잘하는 바보소년 ‘담’과 달리기는 못하는 천재소녀 ‘부’는 손을 맞잡고 먹이사슬의 권좌에 앉아 있다고 떠벌이는 오만한 인간들에게 통쾌한 ‘빅 엿’을 연거푸 먹이십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행복 바이러스’로 전염된 낙원 콩고에서 담과 부, 진화한 아담과 이브의 삶은 새롭게 시작될 것입니다. 노동과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99.999% 인생에 혹시 속한다면, 설마 콩고를 모른 척하진 않으시겠죠. 『콩고, 콩고』에는 당신이 곧 문을 두드릴, 게으름과 즐거움이 가득 찬 약속의 땅에 대한 기원(祈願)이 펼쳐져 있으니까요.
-복도훈(문학평론가)
│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자, 배상민
걸출한 입담의 무서운 이야기꾼의 탄생을 알리는 첫 장편소설 출간!
2009년 「조공원정대」 외 2편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중단편 부문)을 수상한 배상민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얼마나 오래, 얼마나 열정적으로, 얼마나 다양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기 위해 자음과모음 중단편 신인문학상은 3편 이상의 투고작을 요구했는데, 배상민 작가는 총 7편의 단편을 투고했고, 그중 세 편이 당선작으로 뽑혔다. 심사 당시, 배상민 작가가 투고한 7편의 작품 모두 다채로운 가능성과 고른 완성도를 보여주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어 최종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배상민 작가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묵은 사회적 병리 현상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흔치 않은 작풍을 가지고 있다. ‘진화’와 ‘살아남기’라는 키워드를 토대로 무섭게 서사를 전개시킨 작가는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소설 안에 골고루 녹였고, 신화적 상상력과 과거와 미래를 교차시키며 SF적인 요소들을 전면에 배치해 풍부한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냈다. 사변적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전면에 깔고, 뚜렷한 개성으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인 주인공 담과 부, 과거-현재-미래를 오가는 절묘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 이야기 곳곳에 배치된 알찬 블랙 유머로 무장한 『콩고, 콩고』는 신인 작가의 첫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완성도 있는 흥미로운 작품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 인류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SF와 신화적 요소를
절묘하게 버무린 2012년 최고의 기대작!
실제로 학계에서는 종은 사라졌지만 유전자는 진화해 현 인류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논쟁이 분분하다. 배상민 작가의 상상력은 바로 이 인류의 진화론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전자를 연구하다가 샘플로 채취한 거의 모든 현생 인류의 X염색체 군 일부분에 현생 인류의 것과는 다른 진화 계통을 가진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관심사가 바뀌고 말았다. 그것은 인류가 진화를 거치는 동안 인류의 공통 조상에서 뻗어나간 또 다른 종의 인류와의 짝짓기를 통해 유전자를 섞어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발굴단장은 현생 인류에게 자신들의 유전자를 남긴 미지의 인류가 궁금해졌다. 지금은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린 그 인류가…….(『콩고, 콩고』 중에서)
소설은 기원후 1만 년에서부터 시작한다. 현생 인류의 유전자 일부분에 현생 인류의 것과는 다른 진화 계통의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발굴단장은 자신들에게 유전자를 남긴 그 미지의 인류, 지금은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린 그 인류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콩고에서 발견된 하나의 손가락뼈에서 단서를 찾아낸다. 기원후 8천 년 전 전 지구를 휩쓴 바이러스로 인해 대폭발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지구를 점령하고 있던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와 거의 흡사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이 손가락뼈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끼어든 유전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 인류의 비밀, 손가락뼈의 주인을 찾기 위해 콩고에서 발굴을 진행하던 발굴단장은 점차 그 신비로운 인류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로 태어난 ‘똑똑한’ 바보와
그 뒤를 따르는 ‘그냥’ 바보가 뭉쳐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내다!
바보에는 두 종류가 있다. 똑똑한 바보와 그냥 바보. 그냥 바보는 부모에게서 태어난다. 하지만 똑똑한 바보는 분노에서 태어난다.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 똑똑한 바보는 그 세상을 바꾸기 위해 벼랑 끝에서 한발을 더 내딛는다. 정말 한치 앞도 모르는 바보처럼. 똑똑한 바보는 당대에 실패하고 후대에 성공한다. 그냥 바보들이 똑똑한 바보의 뒤를 따라 갈 때 비로소 부조리한 세상이 바뀌기 때문이다. 나는 역사가 그럴 거라고 믿는다. (……)
그래서 바보를 상상해냈다. 똑똑한 바보와 그 뒤를 따르는 그냥 바보. 바로 부와 담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세상을 한번 맡겨보았다. 그 결과 그야말로 ‘큰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큰일’ 이후의 세계에서도 그들의 유전자가 이어지기를 바란다.(「작가의 말」 중에서)
남들보다 큰 머리를 가졌음에도 아이큐 78이라는 돌고래와 인간 사이의 지능으로 인해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그러나 마음만큼은 성실하고 진솔한 담과, 대대로 창녀 집안의 딸로 태어났지만 아이큐 158의 똑똑하고 당돌한 여자 부.
창녀였던 엄마가 에이즈로 죽고 대신 창녀인 이모 밑에서 생활하게 된 부는 밥값을 하라는 이모 때문에 골동품상 영감에게 팔아넘겨진다. 밤에만 영감의 잠자리에 함께 동침하는 것으로 돈을 받고 팔린 부는 이모와 영감에 대한 증오, 나아가 세상의 따가운 시선에 대한 분노를 가진 채 자라나게 된다. 가정환경 때문에 늘 주변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부는 어느 날, 과학잡지를 뒤적이다 발견한 인류의 진화에 관한 기사를 통해 미래 인류의 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의 모습이 현생 인류 바로 다음의 인류와 닮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 자신이 모든 인간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왕따를 당하는 것은 바로 이 진화된 자신에 대한 인간들의 본능적인 적개심이며, 이는 인간이 침팬지의 무리에 들어가면 침팬지들이 적의를 드러내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부에게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고,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이 부조리한 사회질서를 바꾸기 위해서는 진화한 인류인 자신이 근본적으로 이 세상 자체를 깨부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구멍가게를 하는 담의 집에서 물건을 훔쳐 팔자고 결심한 부는 담에게 명탐정 홈스와 왓슨 같은 콤비가 되자고 제안한다. 괴롭히는 친구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주고, 혼자인 자신과 친구가 되어준 부에게 감동 받은 담은 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부의 노력은 담의 도움을 받으며 점점 실체를 드러낸다. 행복과 쾌락이라는 감정을 사서 무차별적으로 바이러스를 살포하는 데까지 이른 부와 담.
“‘콩고’는 말이야, 아프리카 가운데 있는 땅의 이름이야. 그곳에서 갖가지 인류와 영장류가 생겨나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고들 해. 항상 새로운 인류가 시작되었던 곳이라고나 할까. 나는 여기서 우리 진화된 인류가 생겨나고 퍼져나가길 바래. 그래서 여기를 ‘콩고’라고 지은 거야”
“그럼 여기 있는 사람들이 진화된 인류야?”
“그건 알 수 없지. 하지만 인간의 진화란 살기 힘든 곳에서 일어났대. 여기도 살기 힘든 땅이었잖아. 그러니까 진화가 더 잘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지. 게다가 너와 내가 있잖아. 우리의 자손들이 여기서 퍼져나가게 될 거야.”(『콩고, 콩고』 중에서)
스스로를 진화한 인류라고 여기고 더러운 세상의 룰을 깨부수기 위해 지성과 행동으로 돌진하는 당찬 여자 부, 둘만의 터전 ‘콩고’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 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신병원 내부의 부조리한 법칙을 깨부수고 탈출을 감행하는 담의 이야기는 소설적 재미를 부여하고, 인류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는 현생 인류 로제타스톤의 발굴단장이 그 비밀의 실마리에 점점 다가가는 이야기는 극적인 쾌감을 제공한다. 다소 거친 듯하지만 섬세한 묘사를 통해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세상에 대한 작가만의 고뇌를 매우 흥미롭게 풀어낸 배상민 작가의 이번 작품은 독자들에게 ‘배상민’이라는 걸출한 입담의 무서운 이야기꾼의 탄생을 알리는 데 전혀 손색이 없는 수작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