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청소년문학 대표 작가 이상권이 그려내는 학교의 자화상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3권, 『1점 때문에』가 출간되었다. 『1점 때문에』는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를 비롯해 다수의 청소년소설과 동화를 써낸 청소년문학 대표 작가 이상권의 장편소설로, 한 학교에서 벌어진 시험문제 민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의대 진학을 꿈꾸는 고등학교 1학년 오채니는 내신 1등급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이다. 사건은 오채니가 통합과학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려 내신 2등급을 받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때 채니의 학원 선생님이 그 문제가 중복 정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며 학교에 민원을 넣자고 한다. 채니도, 엄마도 학원 선생님도, 처음에는 잘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사건은 점점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
출판사 리뷰 | “작년에 이 학교에서 두 번이나
공동 답안을 인정한 적이 있더라고요. 1점 때문에 아이들 운명이 바뀝니다.”
과학탐구 1등급을 사수하기 위해 민원을 걸다 학교–학원–학생 간에 펼쳐지는 갈등 최근의 교육계와 청소년 사회의 면면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3권, 『1점 때문에』가 출간되었다. 『1점 때문에』는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를 비롯해 다수의 청소년소설과 동화를 써낸 청소년문학 대표 작가 이상권의 장편소설로, 한 학교에서 벌어진 시험문제 민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학교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의대 진학을 꿈꾸며 고등학교에 진학한 오채니는 내신 1등급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이다. 1.2등급까지는 의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대학 맞춤 학원 의대 반 홍응주 선생님의 말을 굳게 믿은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 입학하고 치른 첫 시험에서, 채니는 통합과학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려 내신 2등급을 받게 될 상황에 처한다. 이미 지난 수학 시험에서 2등급을 받아 내신 1등급 유지가 어려워진 채니는 절망한다. 그러자 채니의 학원 선생님인 홍응주는 문제가 잘못되었다며, 중복 정답을 인정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자고 한다.
“민식 샘,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으세요?” “아닙니다. 그냥 학교에 좀 문제가 생겨서요.” “무슨 문제요?” “중간고사가 끝났는데, 한 학생이 물리 문제에 대해서 민원을 제기했네요. 정답이 두 개라며 공동 답으로 인정해 달라고요.” “이야, 요새는 그렇게 하는구나.” “그럼요. 1점에 아이들 인생이 달려 있으니까요.” _본문 중에서
한편 학교에서는 1학년 수학 시험 문제가 잘못 출제되었다는 건의가 들어와 재시험을 치른다. 채니는 과학도 같은 경우라고 생각하며 자신만만해진다. 하지만 통합과학 김민식 선생님은 수학 시험은 실제로 문제 출제에 실수가 있었던 것이고 자신이 출제한 문제는 답이 정확하다며 중복 정답 처리를 거절한다. 하지만 채니의 엄마와 학원 선생님은 1등급을 꼭 쟁취해야 한다며 민원 제기를 위해 지인인 카이스트의 교수 소 박사에게까지 문제 검증을 요구한다.
“그래서 더 할 말이 없니?” “예.” “채니야, 네 말이랑 준비해 온 자료를 보니까, 선생님이랑 물리학에 대한 학문적인 논쟁을 하자고 하는 것 같구나. 근데 그 문제는 학문적인 논쟁을 할 만한 내용이 아냐. 선생님이 출제한 의도는 거기 지문에 다 들어 있어. 그 지문을 읽어 보고 묻는 대로 답을 고르면 되는 거야. 즉 지문을 제대로 이해했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이런 학문적인 내용이 중요한 건 아냐. 이건 전혀 다른 문제야. 난 딱 범위를 좁혀서 지문에 있는 내용만 물어본 건데, 넌 지문에 없는 다른 내용까지 들고 와서 다른 것까지 정답이라고 우기는 거야. 알겠니?” _본문 중에서
학교가 시끄러운 와중, 국어 문제에도 항의가 생겨난다. 2학년인 주정진과 한시안이 모두 정답 처리된 논술 문제에서, 한시안이 주정진의 정답 처리를 문제 삼은 것이다. 주정진이 답안에 따옴표를 쓰지 않아 문장이 완성되지 않았고 따라서 주정진의 답은 틀렸다고 해야 한다는 게시글에 학부모들이 동의하지만, 문제를 출제한 교사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직을 선택한다. 주정진도 소울메이트라 생각했던 친구의 행동에 충격을 받아 자퇴한다. 교사를 비난하던 여론은 순식간에 반전된다. 그리고 소 박사가 마침내 학교에 방문해 김민식 선생님과 문제에 대해 따져보기로 한다.
“민식 샘, 저는 이번 문제의 본질도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애초부터 민원을 제기한 학생 측은 그것을 학교에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고, 계속 학부모들을 동원해서 여론으로 압박했잖아요? 그러다가 여론이 불리해지자 돌연 다른 작전으로 방향을 튼 거죠.” “압니다. 그래도 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이러다가 민식 샘마저…….” “저는 지지 않습니다. 저는 이게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냥 진실을 가려내는 일입니다. 저도 설렙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과연 그 문제를 뭐라고 하실지? 솔직히 제가 신하고 소통한다면, 아인슈타인을 불러내고 싶어요. 그에게 묻고 싶어요. 이 시험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는 민원 속,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관한 학교 안팎으로 상처받는 아이들과 선생님을 위한 이야기
『1점 때문에』는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학부모, 교사, 학생 간의 민원과 갈등이 잘 그려진 소설이다. 대한민국의 입시 위주 교육을 날카롭게 짚으면서도 여러 사건들이 중첩적으로 그려져 있어 흥미진진하다. 채니는 자신이 왜 의사가 되고 싶은지, 자신이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된다. 이 소설은 얼키고설킨 학교의 내면을 살펴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과 교사의 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그간 청소년문학이 청소년의 마음에 집중해왔다면, 이번 소설은 그러한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의 입장도 살펴보아 청소년들의 사고의 폭을 보다 깊고 넓게 만들어준다. 『1점 때문에』는 교권 추락 등의 이슈로 상처받고 혼란스러운 교육 현장에서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각자의 목표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힘내십시오.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선생님 역할은 줄어들지 않잖아요? 인간은 태어나서 어른이 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잖아요? 그러니 선생님이 역할이 절대적이라고요. 아이들을 더 지지해 주고, 믿어 주고, 그들이 따뜻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창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
지은이 | 이상권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어린 시절 본 수많은 풀꽃과 동물들의 삶과 생명의 힘을 문학에 담고 있다. 199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소설을 발표하면서 이야기꾼이 되었고, 이후 일반문학과 아동·청소년 문학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작품으로는 『위로하는 애벌레』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시간 전달자』 『서울 사는 외계인들』 『위험한 호랑이 책』 등이 있다. 소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현재 고1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를 비롯하여 10여 권의 책이 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으로 소개되었다. |
차례 | 망했다, 과학탐구시험
과학탐구 4번 문제에 대한 민원 1학년 수학 재시험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 공동 정답을 인정하라니! 우리나라 최고 물리학자 소 박사 나는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는 걸까? 2학년 서민정 선생님 제3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의 조정 위원회 소진우 박사님과 김민식 선생님의 배틀 그때도 날 친구로 생각해 줄 수 있니?
작가의 말 |
책 속에서 |
과탐과 수학이 2등급이라면 1등급하고는 한참 멀어지게 된다. 홍응주 선생님은 1.4등급이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대치동 학원에 서는 의대 수시 지원 커트라인이 1.2등급이라고 했으니까, 사실 1.4등급도 불안한 등급이다. 그런데 1등급 밖으로 밀려나게 생겼으니, 머리가 까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 망했다. 진짜 물리 때문에 망했다. _13쪽
“다들 아시죠? 이번 수학 시험에서 민원이 발생한 거요. 골치 아프네요. 어제 우리 수학 교과 샘들이 모여서 회의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민식에게 자꾸만 한숨을 내쉬는 선다해 선생님의 작은 몸짓까지도 다 느껴진다. 선다해 선생님은 수학을 가르친다. 이번에 민원의 대상이 된 문제도 그녀가 출제한 것이니까, 그 스트레스가 어땠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선다해 선생님은 한동안 끊었던 신경 안정제를 복용했다고 쓸쓸하게 웃는다. _49쪽
준비한 말을 또박또박 내뱉는다. 물리 선생님이 한숨을 내뱉는다. 그리고 다시 과학탐구 시험지를 앞으로 내밀고는 볼펜으로 표시하면서 설명한다. 채니는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지만, 5번도 정답일 수 있다고 다시 말한다. 선생님은 그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채니는 다른 생각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물리 선생님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이것은 지문을 잘 읽어 보고 거기에서 요구하는 대로 답을 찾아내야 하는데, 너는 지금 지문에서 요구하지도 않은 것을 찾아서 그것도 답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했다. 채니는 강하게 부정한다. 저도 모르게 채니 목소 리가 더 강하게 튀어나온다. 이건 전쟁이다. _62쪽
민식이 하고 싶은 말이, 이나래 선생님 입에서 흘러나왔다. 모두가 그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대처 방식은 달랐다. 채윤억 선생님과 윤진화 선생님은 민원이 제기된 그 문제가 이상이 있느냐 없느냐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식이었다. “그럼 뭐가 중요합니까?” 이나래 선생님이 물었다. “민원이 들어왔다는 것, 그게 중요합니다.” “그치요. 그러니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_78쪽
하늘에서는 하염없이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채니는 불현듯 뒤를 돌아다보았다. 누군가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게 아니었다. 자신에게 그림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자기 몸이 유령 같았기 때문이다. 채니는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다른 아이들에게 물어 보고 싶다. 너희들도 그러니? 내 몸이 유령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니? _20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