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모습은 내가, 우리가 숨기고 있던
마음속의 덜 자란 나 자신이다.
책장을 덮고 우리는,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_한정현 소설가
노르웨이 젊은비평가상 수상한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
두 자매의 모습을 통해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소외감과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소설 『어른들(Grown-ups)』이 출간되었다. 노르웨이 출신 작가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로, 출간 즉시 호평을 받으며 2019년 젊은비평가상(Young People’s Critics’ Prize)을 수상했다. “작가는 치밀한 통찰력으로 여름 며칠 동안 한 가족의 내밀한 관계를 해부한다. 마리 오베르는 금지된 감정을 묘사하는 데 완벽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스웨덴 유력 일간지 『아프톤블라뎃(aftonbladet)』)는 평가를 받은 『어른들』은 현재 영어, 독일어, 폴란드어 등으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총 14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이 소설은 여름을 맞아 별장으로 휴가를 온 두 자매의 모습을 통해 가족 간에 느낄 수 있는 내밀한 감정의 갈등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만 돌보는 게 불안하여 기어이 임신을 한 동생 ‘마르테’와 그런 동생을 한심해하면서도 자신 또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망에 동생의 남편에게까지 손을 뻗치는 언니 ‘이다’. 이들 자매의 모습은 “내가, 우리가 숨기고 있던 마음속의 덜 자란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서 외면했던 나 자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 지은이
마리 오베르(Marie Aubert)
마리 오베르는 1979년에 태어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살고 있다. 소설집 『당신과 함께 집에 갈 수 있을까?(Can I Come Home with You)』(2016)로 데뷔해 1만 부 이상 팔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첫 장편소설로 호평을 받은 『어른들(Grown-ups)』(2019)은 젊은비평가상(Young People’s Critics’ Prize)을 수상했고, 노르웨이 서점상(Booksellers’ Prize) 후보에 올랐다. 영어, 독일어, 폴란드어 등으로 번역되었으며 총 14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 옮긴이
권상미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 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에서 번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캐나다에서 OTT 기업들의 프리랜스 리드 링귀스트로 일하며, 문학 번역과 회의 통역을 병행하고 있다. 『검은 개』 『올리브 키터리지』 『서쪽으로』 『위도우즈』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등 다수의 영어와 스페인어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어른들 1~10
“괜찮아. 우리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우아하지만 치명적인, 두 자매의 완벽한 여름
언니 ‘이다’와 동생 ‘마르테’는 엄마의 65세 생일을 축하하고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기 위해 해안가에 위치한 별장에 모인다. 건축가로 일하는 이다는 40세 독신 여성으로, 혹시 아이를 낳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난자를 냉동하기 위해 스웨덴에 있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더 이상 젊지 않음을, 그래서 누구에게도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낀다.
나는 두 팔로 나의 몸을 감쌌다. 피부는 생기를 잃은 듯 건조했고, 말라빠진 몸뚱이는 보잘것없었다. 요즘은 아무도 내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이젠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최근에는 별장에 누군가를 데려올 만큼 오래 만남을 지속한 적도 없었다. (27~28쪽)
별장에는 동생 마르테와 그녀의 가족이 먼저 도착해 있다. 마르테와 함께 살고 있는 크리스토페르에게는 여섯 살 된 딸 올레아가 있다. 마르테는 올레아의 새엄마로만 살기 싫다며 자신의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 몇 번의 유산 끝에 드디어 임신에 성공한 마르테는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자신의 언니인 이다에게 알린다. 이다는 축하 인사를 건네는 한편, 마음속으로는 앞으로 가족들의 관심이 모두 마르테에게 향할 것에 질투심을 느낀다. 그리고 “스웨덴에서 난자를 냉동한 다음엔 다른 사람이 될 거야.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어”(28~29쪽)라고 생각하며 난자를 냉동시키는 데 성공만 하면 지금의 상황이 모두 해결될 거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한다.
“마르테는 포옹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보듬어주기를, 다독여주기를, 다 잘될 거라고 말해주기를.”
‘진정한 어른’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이야기
소설 속 자매의 모습은 성숙한 어른의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질투심과 나약함, 외로움과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이다는 응석받이에 의존적이기만 했던 마르테가 이제는 가족을 이루고 아기까지 임신한 모습을 보고 진정한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고, 늘 엄마의 든든한 편이 되기 위해 의젓한 모습을 보여왔던 자신이 오히려 어린아이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다 가졌음에도 여전히 불만을 늘어놓는 마르테를 보면서 사실 이 모든 것을 가질 진정한 자격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동생의 남자인 크리스토페르를 유혹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내 안에서 무언가가 흥분으로 전율했다. 내면 깊은 곳의 불온한 떨림이었다. 우리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일어날 뻔했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일어날 뻔했다. _135쪽
작가는 “가벼우면서도 우아하게 재난을 향해 이야기를 몰고”(요한나 프리드,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 가며 어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미성숙한 내면’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소설을 다 읽고 또 읽을 수밖에 없다. 이 소설 속에 우리가 있으니까. 책장을 덮고 우리는,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한정현 소설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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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쪽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작은 보석. 작가는 치밀한 통찰력으로, 여름 며칠 동안 한 가족과 그 속에 내밀한 관계를 해부한다. 마리 오베르는 금지된 감정을 묘사하는 데 완벽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_스웨덴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Aftonbladet)』
첫 시작은 노르웨이의 여름날에 대한 즐겁고 짧은 소설 같지만, 이내 조용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가족 이야기로 발전한다. 오베르는 가벼우면서도 우아하게 재난을 향해 이야기를 몰고 간다.
_요한나 프리드(Johanna Frid),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
가족이 없을 때 성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코믹하고 고통스러운 우리들의 이야기.
_Summer’s Best Reads, 영국 『보그』
마리 오베르는 가장 수치스러운 주제들에 대해 힘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쓴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심리적인 상호작용을 묘사한 것만큼이나 대화도 우아하다. 서서히 조여오는 불안,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모든 갈등들.
_노르웨이 일간 신문 『다그블라데트(Dagblad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