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글 조선희
출판사 네오픽션
발행일 2026년 10월 26일
분야 국내도서>장르소설>SF
정가 1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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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행운을 얻은 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존이 시작되었다

한국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조선희가 익숙한 서울의 풍경을 낯설고 경이로운 세계로 바꾸어놓으며, 파국 이후에도 이어지는 일상의 기쁨과 인간을 다시 살아가게 하는 사랑의 힘을 이야기한다. 가을은 무언가를 거두는 계절이다. 나무는 잎을 내려놓고, 대지는 겨울을 준비하며, 사람들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본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가을은 끝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보지 못한 삶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평생 행운과 거리가 멀다고 믿어온 예순다섯 살 혜령. 생애 처음 산 복권이 1등에 당첨된 10월의 어느 멋진 날, 서울을 뒤흔드는 대지진이 발생한다.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도시는 무너진다. 가족도 이웃도 사라진 폐허에서 홀로 깨어난 혜령에게 남은 것은 무용지물이 된 당첨 복권과 늙은 몸, 그리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내일뿐이다. 언제나 혼자가 되고 싶었다. 다만 세상에 정말로 혼자 남겨지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혜령은 무너진 도시를 지나 봉산 전망대의 미완공 화장실에 거처를 마련한다. 주인 없는 마트에서 식량과 공구를 챙기고, 약수터에서 물을 긷고, 버섯을 캐고, 텃밭에 씨앗을 뿌린다.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기 위한 작은 일들이 하나둘 쌓이며 폐허에는 다시 생활의 질서가 생겨난다. 이따금 거대해진 곤충이 나타나고, 서울의 밤하늘에는 있을 수 없는 오로라가 펼쳐진다. 혹독한 겨울과 눈부신 여름이 지나가고, 그렇게 열일곱 번째 가을이 찾아온다. 어느덧 혜령은 자신이 알던 세상뿐 아니라 자신이 알던 인간의 몸과 시간마저 달라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모든 것을 잃은 뒤에야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가는 한 여성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생존기다. 무너진 세상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무엇일까. 한 장의 복권도, 평생 모은 재산도 아니다. 오늘 먹을 한 끼를 마련하는 손길, 다시 싹을 틔우는 씨앗, 누군가와 나누는 저녁 식사, 그리고 끝내 잊히지 않는 한 사람의 이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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