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우리, 한 번이라도 인간이었던가!
권력의 왜곡된 욕망과 부조리한 야합을 그린 소설 『반인간선언』. <열외인종 잔혹사>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주원규가 이번에는 기업 윤리와 경제시스템, 정치와 종교가 얽혀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사회 문제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또한 거대 기업과 종교 집단의 횡포와 부패를 보여주며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이야기한다. 광화문 광장에서 발견된 잘린 손, 난자당한 시신 옆에 놓인 의문의 발, 현직 국회의원 앞으로 배달된 전남편의 귀와 입, 호텔에서 발견된 훼손된 시신의 사라진 머리 등 끔찍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한 조선소에서는 열 명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다. 두 사건의 연결고리를 감지한 형사와 현직 국회의원은 의문을 갖고 사건에 뛰어드는데….
주원규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부터 소설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열외인종 잔혹사』를 비롯해 장편소설 『반인간선언』 『크리스마스 캐럴』 『망루』 『너머의 세상』 『광신자들』, 청소년 소설 『아지트』 『주유천하 탐정기』, 에세이 『황홀하거나 불량하거나』, 평론집 『성역과 바벨』, 번역서 『원전으로 읽는 탈무드』 등이 있으며, 2017년 tvN 드라마 [아르곤]을 집필했다.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Th.D)를 공부했으며, 성서 원문에 입각한 정교하고 의미론적인 성경연구를 추구하는 동서말씀교회를 섬기고 있다. 말씀해석과 관련된 책으로 『요한복음 해독』 『생명사전』 『땅의 예수, 하늘의 예수』 『진보의 예수, 보수의 예수』 등이 있다.
손
발
귀
입
눈
머리
심장
작가의 말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열외인종 잔혹사』 주원규 신작 장편!
인간이기 위해 반인간을 선언하다!
광장의 중심에 전시된 일곱 토막 난 시신,
경제권력, 종교권력, 정치권력의 부조리한 야합을 파헤친다!
■■■ 책 소개
『반인간선언-증오하는 인간』은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이야기를 잔뜩 가진 낯선 작가’라는 평을 받은 주원규의 새 장편소설이다.
경제 · 정치 · 종교권력의 왜곡된 욕망
오늘날 기업경영에 있어서 필요 이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자본의 흐름상 피치 못하는 일이다. 그러나 따르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고 이에 대한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부작용으로 한진 사태와 같은 대량해고 이외에도 노동의 질 저하, 제조업 기지 인근 경제의 공동화, 세수의 감소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결정적으로 자본과 노동 간 힘의 비대칭성과 경제의 쇠퇴가 노동자뿐 아니라 경제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주원규의 소설 세계는 ‘가진 자’로 여겨지는 거대 기업의 폭력과 짐승의 먹이사슬 같은 경제 구조에서 더 큰 이윤을 위해 달려가는 기업이 수반하는 현실을 구조화한다. 선과 악,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의 대립 관계가 명확하면서도 그 경계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비애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반인간선언』을 통해 주원규는 전작 『열외인종 잔혹사』와 『망루』에서 보여주었던 사회학적 관심뿐만 아니라 기업 윤리와 경제시스템, 정치와 종교가 얽혀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틀며 첨예한 사회 문제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주제의 깊이와 구성의 치밀하고 탄탄함은 물론이고, 기독교적 사관이나 세계관에 있어서도 심도 깊은 성찰을 통해 종교 본연의 문제를 진지하게 파고든다.
또한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기성 종교가 정치와 경제에 사세를 확장하고 싶어하는 욕망과 그들의 횡포 등이 드러나며 거대 기업과 종교 집단의 부패를 신랄하게 보여주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완벽한 인간은 존재할 수가 없다. 그것이 행위의 측면에서든 욕망의 측면에서든 인간은 타인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영시키고 그 모순을 통해 진리를 깨닫는다. 작가는 『반인간선언』을 통해 모든 명분은 결국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포장하기 위한 정치적, 경제적 표출의 발로임을 폭로한다.
누가, 왜, 그들을 죽였는가?
광화문 광장에서 발견된 잘린 손, 난자당한 시신 옆에 놓인 의문의 발, 현직 국회의원 앞으로 배달된 전남편의 귀와 입, 호텔에서 발견된 훼손된 시신의 사라진 머리…… 도심 한복판에서 신체의 일부가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한편 한 조선소에서는 열 명의 직원들이 한날한시 한꺼번에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다. 이 아무 연관성이 없어서 보이는 두 사건의 연결고리를 감지한 형사와 현직 국회의원이 갖게 된 의문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최초의 희생자가 발견 되고 범인을 찾지 못해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게 되지만 이후 차례대로 벌어지는 유사 사건과 희생자들이 하나의 거대 기업과 연관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연결 지점들을 찾아가며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반전의 결말이 펼쳐진다.
형사와 국회의원이 사건들을 추적해가는 과정이 짤막짤막한 챕터 구성과 스피디한 문체, 긴박한 장면 전환으로 전개되면서 가독성을 높이며 읽을수록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추리 기법 등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경제, 기업, 종교의 윤리를 비판하고자 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와 소통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다. 대중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면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