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가 강영숙의 신작 장편
글쓰기 그 자체를 사랑할 수 있게 되기까지 평생을 바친 두 여자 이야기『라이팅 클럽』. 강영숙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문화웹진 ‘나비’에 1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연재되었다. 강렬한 이미지와 건조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문체, 새롭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평생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온 싱글맘 김 작가와 그녀의 딸 영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모든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갖는 인터넷 시대에 현대인이 ‘글쓰기’라는 행위에 투사하는 다채로운 욕망의 빛깔을 정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강영숙
단정한 듯하면서도 날선 문장, 무심한 어조로 삶의 이면에 숨겨진 불안과 고통을 예리하게 파헤쳐온 소설가. 1967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십대 때는 키가 크다는 이유로 배구와 넓이뛰기 등 여러 종목의 운동선수로 활동했고 열네 살 때 서울로 이주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무역회사 타이피스트로 일하다가 1988년에 소설을 쓰고 싶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8월의 식사」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일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강영숙은 활동 초기부터 “소설 속 인물들의 발화점에 이른 긴장과 뜨거움과 위태로움이 독특한 미학을 이루며, 인간이 자기 안의 공동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가를 마치 임상 보고서처럼 건조하고 냉정한 문체로 섬뜩하게 그려내고 있다”(소설가 오정희)고 평가되는 독특한 소설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또 “여성의 성과 육체를 문학적 사유의 매개체로 적극 활용하여 세계의 고통을 통각하고 재현하는 허구적 장소로 삼아 이 시대 새로운 여성성을 표현한 작가”(문학평론가 심진경)로도 평가받고 있다.
소설집 『흔들리다』 『날마다 축제』 『아령 하는 밤』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 『회색문헌』, 장편소설 『리나』, 『라이팅 클럽』,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등이 있다. 특히 『리나』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16세 소녀의 8년에 걸친 국경 넘기 과정을 그린 소설로, 중국 국경지대를 유랑하는 탈북자들의 문제를 우리 문학의 자장 안으로 끌어안은 문제작으로 2006년 제39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2009년 문장 웹진(http://webzine.munjang.or.kr)에 장편소설『크리스마스에는 훌라를』을 연재했으며,『라이팅 클럽』은 2010년에 문화 웹진 나비(http://nabeeya.yes24.com)에 연재했다. ‘2008 Seoul Young Writer‘s Festival’,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의 ‘2009 International Writing Program’의 참여 작가로도 활동했으며 재단법인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일하고 있다.
글짓기 교실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너의 라이프 스토리를 말해줄래
두 마리 토끼
세상에, 이런 쓰레기들을 보았나!
현실과 환상
돈 키호테 영감님께 감사를!
핵켄색의 라이팅 클럽
처음 다섯 페이지
계동의 겨울
강렬한 이미지와 건조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문체, 새롭고 자유분방한 상상력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가 강영숙의 신작 장편
써도 미치고 안 써도 미친다!
가장 내밀하고 즐거운 욕망,
글쓰기에 매혹된 이들의 찬란한 비상!
잡다한 말은 필요 없고, 그녀는 최고다. 봄의 공기가 스민 듯한 문장, 살얼음 아래를 흐르는 이야기, 겨우(정말이지 겨우) 겨울을 건널 수 있었던 인간의 체온…… 이 모두가 어우러져 스스럼없이, 하여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의 글은 우리를 둘러싼 관계와 세계를 회복시킨다(시키고야 만다). 누구라도 이 소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 당신도 곧, ‘강영숙 클럽’의 일원이 될 것이다.
―박민규(소설가)
글쓰기의 첫 마음을 다시 느끼고 싶은 이들,
글쓰기를 통해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소설!
한국문학의 서사적 질감을 확대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한국일보문학상을 거머쥐게 한 강영숙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 『리나』에 이은 두번째 장편소설 『라이팅 클럽』은, 글쓰기란 삶 전체를 대가로 하는 모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문화웹진 <나비>에 1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연재되었다.
글쓰기의 욕망이 이끈 삶, 그 삶의 자취를 정묘하게 담아낸 수작
글쓰기를 빼놓고는 그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두 여자, 평생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온 싱글맘 김 작가와 그녀의 딸 영인. 등단도 하지 못한 데다 내세울 만한 이력도 없는 김 작가는 동네에서 ‘글짓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그곳을 찾아온 사람들은 경제적 보상이나 사회적 지위가 주는 만족감도 없이 다만 글쓰기를 한다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낀다. ‘모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엄마’의 슬하에서 가난하고 고독하게 성장한 영인은 독서와 글쓰기에 몰두하며 작가의 꿈을 키운다. 그녀는 ‘글짓기 교실’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에게 김 작가의 ‘글짓기 교실’은 유치하고 경박한 장난이며 그들의 글은 쓰레기일 뿐이다. 그녀에게 글쓰기란 돈도 빽도 학벌도 미모도 없는, 게다가 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한 그녀가 세상을 향해 항의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원하는 건 ‘진짜 작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써서 ‘진짜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영인은 많은 책들을 읽고 일기와 편지를 쓰고 소설을 쓰고 우연히 알게 된 J작가로부터 소설쓰기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전수받고 독서 목록도 얻게 되지만, 여전히 글쓰기의 어려움을 느낀다. 도무지 다가갈 수 없는, 다가가지지 않는 영역 같다. 『라이팅 클럽』은 바로 그런 그녀가 글쓰기의 진짜 의미를 발견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성애, 열등감, 짝사랑으로 이어지는 성장기를 거친 뒤 구질구질한 직장 생활, 친구의 죽음, 결혼, 타국생활, 이혼 등을 겪은 그녀는 여전히 가난과 고독 속에서 온갖 중노동을 견뎌내야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틈틈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 열의는 날이 갈수록 삶이 혹독해질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그렇게 맹렬한 안간힘으로 이어가는 글쓰기는 어느덧 그녀에게 그녀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뭔가가 아닌, 글을 쓴다는 것 그 자체의 의미가 되어 있다. 그녀는 비로소 김 작가의 내공과 ‘글짓기 교실’의 진가를 알게 된다. 삶이 그녀를 트레이닝 시킨 것이다.
글쓰기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감동적인 응답
거의 모든 사람이 글쓰기의 주체가 되어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갖는 시대. 인터넷이란 공간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이러한 시대에 『라이팅 클럽』은 묻는다. (평범한) 사람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주인공 영인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답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 작가가 되기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절박해 보이는 영인. 하지만 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에는 아직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랬던 그녀가 ‘어엿한 소설 한 권’이 되어도 좋을 이야기를 발견하는 힘을 길렀던 건 시장통처럼 북적대는 삶의 현장 속에서였다.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얼굴 속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그녀는 평생 ‘내 이야기를 쓸 공간’을 찾아 헤맸지만, 그녀에게 진정 모자랐던 것은 바로 그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열린 귀’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작가가 되기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 글쓰기의 의미 자체를 누리는 글쓰기에 몰입된다. 김 작가의 ‘글짓기 교실’의 롱런 비결 역시 ‘등단할 수 있다는 (실용적인) 희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는 글쓰기 자체의 순수한 즐거움을 공략했기 때문이며, 그것이 바로 영인이 삶을 살아내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발견하게 된, 글쓰기에 대한 해답일 것이다.
『라이팅 클럽』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묘미, K칙령
J작가는 어느 날 영인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넨다. 영인의 글쓰기를 위해 작성한 독서 목록이다. 영인은 그 목록을 ‘J칙령’이라 부르며 보물처럼 간직한다. 『라이팅 클럽』에도 독서 목록이 존재한다. 영인이 읽게 되는 책들로, 그녀가 시간과 가난과 고독을 버티게 해주고 그녀의 내면을 깊이 채워주었던 책들이다. 실제로 소설은 그녀가 그 책들을 통해 얻은 것들, 느껴지는 것들,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 이야기되어 있다. 이는 강영숙 작가의 독서 목록이기도 할 터, 그 목록을 하나하나 곱씹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삼십세』, 하인리히 뵐의 소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시몬느 베이유의 『노동일기』, 앙리 포시용의 『형태의 삶』, 마렉 플라스코의 『제8요일』,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댈러웨이 부인』, 에이드리언 리치의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로제 마르탱 뒤 가르의 『티보 가의 사람들』, 잭 런던의 『강철군화』, 시몬느 보봐르의 『인간은 모두가 죽는다』, 이사벨 아옌데의 『파울라』,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통상 관념 사전』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