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나야 알게 되는 가까운 것들이 있다”
여행지에서 만난 좋은 것들을 담아 너에게 보내다
때로는 그리운 어떤 이에게, 때로는 스스로에게
여행작가 변종모가 전하는 72통의 엽서
“목적지에 닿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낯선 길 위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다
여행이 일상적인 일이 되면서 그 의미가 ‘관광을 넘어 머물기’로, ‘구경에서 성찰’로 바뀌는 추세다. 단체여행으로 떠들썩하게 유명 관광지를 돌며 사진을 남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혼자 아니면 둘셋이 모여 한 지역을 충분히 만끽한 후 낯선 환경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성장의 기회’가 곧 여행인 것이다.
약 20년간 여행하며 살아온 ‘오래도록 여행자’ 변종모 작가의 신작 사진에세이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가 꼼지락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써진 72편의 짧은 글에서는 시종 여행 중‘무엇을 보는가’를 넘어 ‘어떻게 느끼는가’를 질문한다. 단순히 새로운 경험 차원에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일상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보는 사소하고도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는 글을 모았다.
작가 변종모는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전한다. 구름 감상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여행 일정을 연장해버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기억, 처음으로 돈을 주고 사진을 찍은 인도 노인과의 만남, 비가 온다는 소식에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버린 포르투갈에서의 어느 하루 등은 여행기이기 이전에 삶의 따뜻한 조각들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오래도록 여행자가 들려주는, 낯선 길에서의 따뜻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변종모
저자 : 변종모
오래도록 여행자. 지은 책으로는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짝사랑도 병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가 있다.
Prologue 어쩌다가 그대의 마음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1장 좋은 것을 마주하는 일
봄이겠지
우리는 홀로여행자
걷다가
수고했어요
구름 모으기
그래준다면 나는 어떤 마음일까?
강에서 만난 사람
빈번한 처음
먼 곳의 정오
그가, 내가 되고 싶어서
당신이 온다
여행자의 출근길
결국엔
바다가 된 소년
불만 없음
죽는 날까지, 처음
물속의 물
어쩌자고
2장 도착하지 못해도 좋아
별이 될 등불
한 사람이
그런 사람
모퉁이를 만지다
가장 흔한 것들의 예찬
위로를 위한 위로
견딜 수 없는
여행이 내게 하는 말
나도 알고 있다
듣고 싶은 거짓말
그리움은 빨간색
찬란한 새벽의 증명
시집을 읽던 낡은 밤
꽃을 맞으며
아침의 기도
그림 뒤에 숨은 사람
소금의 소용
강가의 꽃시장
3장 끝내, 그대가 원하는 그곳으로
버스를 기다리다가
어딘가
온전히 너였다
엽서를 보내기로 했다
파도의 일
그곳이 어떤 곳이냐고 묻거든
소란의 과거
마지막, 우체국에서
이런 거겠지
오후 네시의 타페게이트
꿈처럼 흔들리다
밤의 일
여행자가 여행자에게
아침이 오지 않는 숲
꽃씨 하나
오래도록 술래
안으로부터의 뜨거움
그래서 그랬다
4장 오늘도 걷다
기다리는 사람들
오늘도 걷다
너는 나의 실패
돌아오지 못할
허공의 국숫집
세반 호수에서
묻고 싶은 것을 묻어두고 오는 길
지상의 푸른 별
자주, 그 바다
길고 지루한 시간들
잠시, 침묵
길 위에서 만난 말
그대가 또는 내가 원했던 것들
너는 가을이다
해를 건지다
묻고 싶은 말들
세상의 모든 지금에게
그래도 마음, 자꾸만 마음
Epilogue 다시, 떠나는 자에게
세상 모든 안녕과 사랑과 희망을 담아
작가 변종모가 전하는 72편의 에세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가 알고 보니 집에 있더라는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동화처럼, 낯선 길 위를 끊임없이 걷다 보면 결국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스스로의 내면에 혹은 사소한 일상에 숨어 있음을 깨닫는 때가 많다. 잠시 쉬기 위해 자리 잡은 곳에서 수줍게 고개를 내민 풀꽃, 한낮의 낮잠과 카페의 노래, 서로 스쳐 지날 때 미소 짓는 사람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지금 이 자리를 새롭게 환기시킬 수 있다면 일상도 여행이다.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는 오랜 시간 여행자로 살아온 작가 변종모가 느낀 사람, 삶,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마음을 울리는 짧지만 긴 여운의 글 72편은 친한 친구가 여행지에서 보내온 엽서처럼 반갑고, 함께 수록된 세계 곳곳의 사진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다.
이 책은 낯선 것들을 바탕으로 익숙한 것들의 소중함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보통의 여행 에세이와는 다르다. 처절한 외로움으로 떠난 길에서 결국 마음이 머무는 방향은 어느 쪽인가, 좋은 것을 볼 때 나누고 싶은 상대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에게 지쳐 있을 때 위로해준 것은 또 어떤 사람인가 등, 삶이라는 여행길에서 떠오르는 따뜻한 단상을 담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지형으로의 여행’을 넘어 ‘내면으로의 여행’을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며, 작가 변종모가 멀리서 보내온 따뜻한 엽서 한 장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