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고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광란의 세계사, 처형의 역사
<무시무시한 처형대 세계사>는 야욕과 애증, 배반과 음모로 뒤엉킨 잔혹한 처형의 역사를 들려주는 책이다. 베스트셀러「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를 통해 그림 동화 신드롬을 일으킨 작가 기류 미사오가 이번에는 무시무시한 역사 속 처형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근대 유럽까지 ‘인간’이라는 존재에 의해 자행된 처참하고 잔혹한 처형의 역사를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이 책은 역사 속 처형장을 통해 인간 내면세계에 깃들어 있는 광기의 역사를 살펴본다. 저자는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물음을 던지면서, 다양한 이유 때문에 엄청난 피를 흘려 왔던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있다. 그리고 황제들을 비롯한 수많은 권력자들과 신의 이름을 내건 종교인들이 역사 속에서 저지른 처형의 만행과 광기의 현장을 낱낱이 고발한다.
1장에서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피의 향연을 벌였던 고대 로마 제국의 황제들을 통해 숨겨진 인간의 욕망을 다루고 있다. 2장에서는 중세 유럽에서 마녀 재판이 시작된 원인을 당시 시대 상황과 연계해 분석하였다. 3장에서는 중세 영국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상류 인사들의 인생사와 처형사를 살펴본다. 4장에서는 프랑스의 처형 광장을 통해 시민 혁명의 도시 파리의 처형 역사를 기술하였다.
기류 미사오
기류 미사오본명은 우에다 가요코로 1971년부터 1974년까지 파리 소르본 대학과 리용 대학에서 유학했다.
친구 쓰쓰미 사치코와의 공동 펜네임으로 다수의 논픽션 작품을 집필했지만, 2003년에 쓰쓰미 씨가 세상을 뜬 이후부터는 단독으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1~3>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작 <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저서로는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 <피의 백작부인 엘리자베트 버틀리> <아름다운 성의 잔혹한 이야기> <고귀한 공주님들의 화장실> <세계 악녀 대전> <사람은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을까> <비밀 결사의 암약> 등이 있으며, 소설로는 <순진무구한 악녀> <까마귀의 계절> <라 트라비아타> <복수의 꽃 베라> <사랑과 잔혹의 그리스 신화> 등이 있다.
제1장. 고대 로마 제국 – 황제들의 피의 향연
콜로세움에서 연출된 잔혹한 드라마
여성을 불신한 결과 – 황제 티베리우스
고문과 근친상간의 바람 – 황제 칼리굴라
환락의 도시 로마의 폭군 – 네로 황제
도덕이라는 이름 아래의 잔학함 – 황제 도미티아누스
검투사 시합 마니아의 말로 – 황제 코모두스
동생을 살해한 악몽에 시달리며 – 황제 카라칼라
여장을 즐기는 동성애자 – 황제 헬리오가발루스
제2장. 14~17세기 – 마녀 재판의 잔혹함
마녀 재판에서의 잔인한 고문과 처형
이단 심문의 희생자 – 잔 다르크
마녀 사냥의 광기 – 독일 바바리아 지방
딸에게 보낸 비참한 편지 – 밤베르크 시장
수녀가 빠진 악마의 유혹 – 프랑스 루덩
제3장. 15~16세기 – 런던탑의 죄수들
런던탑에서 참수 당한 귀부인
불쌍한 두 명의 어린 왕자 – 에드워드 왕자와 요크 공
‘천 일의 앤’의 짧은 행복 – 앤 불린
9일 동안의 여왕 – 제인 그레이
마성의 여왕과 연인들 – 메리 스튜어트
총애하는 신하에 대한 여왕의 사랑과 분노 – 에섹스 백작
참수형에 처해진 인텔리 – 롤리 경
제4장. 17~18세기 – 파리의 처형 광장
교수대가 설치되어 있던 그레브 광장
처참하고 잔혹한 공개 처형 – 국왕 암살범 프랑수아 라바이야크
국왕 암살 사건에 의해 능지처참형 – 궁정의 시종 다미앙
루이 왕조와 독약 스캔들 – 독살마 마리 보스
루이 14세의 애인과 독약 – 요술사 라 부아쟁
독살마에 대한 물고문 – 블랑빌리에 후작부인
기요틴의 공포, 콩코드 광장
여성 테러리스트의 순정 – 샤를로트 코르데
프랑스 국왕의 공개 처형 – 루이 16세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죽음 – 마리 앙투아네트
기요틴 처형의 범람 – 로베스피에르
과격한 미남 혁명가 – 생쥐스트
황제들의 피의 향연_고대 로마 제국
콜로세움에서 연출된 끔찍한 처형 장면과 검투사 시합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절대적인 권력을 움켜쥐자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된 고대 로마의 황제들은 검투사 시합을 자신의 선전 방법으로 이용하고, 심지어 검투사 양성소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피의 향연을 벌였던 고대 로마의 황제들도 결국은 그 ‘피의 향연’이 부메랑처럼 자신들에게 돌아와 처형을 당하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독살, 근친상간, 유괴, 내장 노출, 산 채로 불에 굽는 형벌 등 잔학성에의 기호가 유별났던 황제 칼리굴라, 난잡하고 변태적인 성생활은 물론 로마를 세계 최고의 환락의 도시로 만들며 로마를 궁핍에 빠뜨렸던 황제 네로 등 처형을 일삼던 고대 로마 황제들의 말로 역시, 스스로 처형의 표적으로 삼았던 반란군과 원로원들에 의해 비수를 맞고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당한다.
책은 이렇듯 끔찍한 처형과 검투사 시합이 성행하게 된 배경과 시대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가학성의 심리를 치밀하게 고발한다.
마녀 재판의 잔혹함_14~17세기 유럽
처형의 피바람은 중세 유럽에도 여지없이 몰아친다. 저자는 처형 역사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마녀 사냥과 그 속에 깃든, 인간의 약자에 관한 비인간적인 탄압과 야만성을 있는 그대로 까발린다.
15세기 말부터 18세기 초까지 유럽 하늘을 끊임없이 뒤덮고 있었던, 마녀를 불태우는 검은 연기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다. 책은 마녀 재판이 시작된 원인을 당시 시대 상황과 연계해 나름대로 분석한다. 저자는 당시 유럽은 전례가 없는 혹독한 상황에 빠져 있었다고 기술하면서, 유럽 인구의 30%를 앗아간 흑사병과 극단적인 인플레이션, 종교 개혁 운동 등에서 기인한 대중의 숨 막히는 불안을 해소하는 창구로 선택된 것이 ‘마녀’였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 어처구니없는, 마녀 사냥에 깃든 인간의 마성은 인간 본성에 관한 무거운 성찰의 시간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어쨌든 마녀 사냥과 관련한 모든 것이 이 장에서 파헤쳐진다. 마녀를 식별하는 방법부터 마녀 재판에서 실시된 갖가지 고문 방법은 너무나 잔인해서 읽는 이의 현실 감각을 마비시켜 버릴 정도다. 마녀 사냥의 대표적인 희생자, 프랑스의 전쟁 영웅 잔 다르크를 마녀로 몰아 처형시키는 과정에서 그가 느꼈을 고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고, 뼈아프게 애처롭게 다가올 것이다. 마녀 사냥의 피바람이 아름다운 독일의 지방 바바리아와 조용한 도시 밤베르크 시장에까지 휘몰아치면서 중세 유럽에 30만 명에서 9백만 명으로 추정되는 수많은 희생자를 남기고, 이 극악한 행위가 13세기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믿기 힘든 사실과 대면하게 된 독자들은 우리가 그토록 동경해 마지않던 아름다운 유럽 풍경의 아이러니에 감히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런던탑의 죄수들_15~16세기 영국
신사의 나라, 영국도 결코 처형의 역사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 영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 런던탑이, 중세에 처형장으로서 피의 역사를 새기게 된 비운의 장소였다는 사실은 운명의 장난일까? 책은 런던탑의 운명만큼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영국의 많은 상류 인사들의 사연 많은 인생사와 비참한 처형사를 집요하게 쫓는다.
헨리 8세의 왕비이자 ‘천 일의 여왕’으로 잘 알려진 앤 블린, 마성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와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연인들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랑했던 에섹스 백작 등 왕족들의 넘치는 사랑과 질투는 애증과 분노를 넘어서 결국 독이 되어 그들에게 돌아온다. 이들의 사랑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도 처형이라는 무시무시한 관문을 통과할 수는 없었고…… 불쌍한 에드워드 왕자와 그의 남동생 요크 공, ‘9일간의 여왕’ 제인 그레이는 희대의 야심가들에 의해 처형대로 사라진 희생양이었다.
작가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쫓는데 그치지 않고, 처형의 역사 속으로 잊혀진 이들의 죽음이 유명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킨 사연에까지 눈길을 돌린다. 예술 작품에 얽힌 처형의 세계사를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밀레이의 유명한 그림 <런던탑의 왕자들>,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처드 3세>는 모두 하나의 처형사에 영감을 받아 탄생된 작품들이다. 비밀은 물론 <무시무시한 처형대 세계사> 속에 있다.
파리의 처형 광장_17~18세기
예술의 도시 프랑스의 처형 역사에는‘광장’이 그 배경이 된다. 교수대가 설치되어 처형이 시행됐던 그레브 광장은 물론, 기요틴에 의해 사형이 집행됐던 콩코드 광장은 예술가들의 거리를 피로 물들였던 주범이었다.
그레브 광장에서 실시된 처형 중에서도 가장 유명했던 것은 두 가지 국왕 암살 사건의 범인 처형이었다. 책은 17세기, 국왕 앙리 4세를 암살,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그레브 광장에서 잔혹한 구경거리로 처형당한 라바이야크와 루이 15세를 암살하려 했던 궁정의 시종 다미앙의 처형사를 완벽하게 재연해 낸다. 특히 구경꾼들이 능지처참당하는 사형수들의 처형 장면을 좀 더 좋은 자리에서 구경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몰려들거나 지붕 위로 오르기를 서슴지 않는 일, 그 모습을 보고, 흥분하여 더 강하게 고문하라고 소리치는 등 군중에 깃든 인간의 폭력적이고 잔혹한 가학 심리를 통찰한다.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공개 처형은 물론,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역사적인 죽음도 치밀하고, 상세하게 기술되어 시민 혁명의 도시, 파리의 처형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