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류가 발표해온 여자와 연애에 대한 모든 것!
『자살보다 SEX』는 1976년 데뷔 이래 2002년까지 27년간 무라카미 류가 발표해온 여자와 연애에 관한 모든 에세이를 집대성한 책이다. 기존에 발표한 에세이집에서 발췌한 글뿐만 아니라 단행본에서는 최초 공개하는 에세이들까지 다수 수록했다. 유년기에 근친상간이 남긴 트라우마, 여성의 스톡홀름 증후군, SM클럽 마니아, 미성년자의 매춘, 주부의 불륜, 신혼여행지에서의 파국 등을 소재로 한 과격한 성 담론을 거침없이 쏟아내는가 하면, 그간 유명작가로서 신인 영화감독으로서 수십 개의 나라를 여행하며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와 감상들을 담아냈다. 27년이라는 긴 세월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에세이집으로, 다방면에 걸친 작가의 관심과 예리한 통찰력, 절망과 상처에 대한 극복을 엿볼 수 있다.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류는 1952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났다. 나가사키현은 태평양 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시가 속해 있는 곳이며, 사세보는 2차대전 이후 미국 제7함대(태평양 함대)의 주요 기항지인 곳이다. 양친이 모두 교사인 가정환경 속에서 미국식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미 해군기지가 있는 사세보가 미국 길거리문화 일본 유입 1번지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은, 미국과 일본의 문화색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 성향에 영향을 미쳤다.
한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소학교 졸업 때는『소학교 회상기』라는 기묘한 작문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히피문화가 불어치던 당시에 고교시절을 보낸다. 입학하자마자 럭비부에 가입했으나 훈련을 견뎌내지 못하고 탈퇴. 록밴드를 결성하여 드럼을 연주하고, 8밀리 단편영화를 만드는 등 범상치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다.
프랑스 68혁명의 영향이 일본에 미친 후인 1969년에는, 도쿄대 야스다 강당 점거 농성의 영향을 받아 학교 옥상을 바리케이드로 봉쇄하고 데모 농성을 하는 ‘기행’을 주도한다. 그는 이 일로 무기정학을 당했는데, 『69 Sixty Nine』은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집필한 작품이다. 2005년 한국에서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3수 끝에 도쿄에 위치한 무사시노미술대학에 진학했으나 1년 만에 중퇴한다. 재학 중이었던 1976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신인상 및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동시에 수상한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1976년 당시 국내 출판사 두세 곳에서 출간됐으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외설물’이라는 이유로 판매금지 당했던 사건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일본 대중문학을 이끄는 Two 무라카미로 불리며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해 온 무라카미 류는 작품과 인생, 양면에서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일본 근대문학에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내린 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본 사회의 부조리와 실상을 통렬하게 지적해왔으며, 그 방편으로 방향 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일탈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그룹섹스, 원조교제, 동성애, 폭력, 마약 등 그가 주로 다루는 소재들이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현실을 추수하여 자극적인 주제만을 다루어 온 것은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아직 주목하지 못한 단계의 태아 상태의 ‘현실’을 포착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다룸으로서 새로운 현실의 도래를 예언해 온 경우가 많았으며 그것은 매우 정확했다.
무라카미 류는 가상의 미래사회를 충격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간간히 내놓았는데, 코인로커에 버려진 아이들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타락한 세상을 파괴한다는 『코인로커 베이비즈』, 휴거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최후의 심판을 내린다는 『바이러스 전쟁』, 미국ㆍ소련ㆍ중국ㆍ영국에 의해 4개로 분할되어 지배되는 가상의 일본을 그린 『오분 후의 세계』 등이 그것이다. 『반도에서 나가라』도 이러한 가상소설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또 다른 주요 작품으로는『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사랑과 환상의 파시즘』,『69』,『토파즈』,『5분 후의 세계』,『인더미소수프』,『교코』,『자살보다 SEX』『공생충』 등이 있다.
NHK 라디오 진행, 일본판 플레이보이지 기고, 마이니치 TV 토크쇼 진행, 축구 해설가, 세계 미식가협회 회원, 사진작가 등 문화 전방위에서 활동해 왔으며 쿠바 음악을 전파한 공로로 쿠바정부 문화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넷 환경이 아직 한국보다 불비한 상황에서 전자메일 매거진의 편집장을 현재 역임중이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들이 국내에서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이유는, 그의 작품 속에 묘사되는 모습들이 이후에 우리나라에도 나타났거나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1995년 첫 한국 데뷔 이래 국내에 소개된 그의 소설 및 저작물은 국내 실정보다 앞서가는 바람에 절판되었다가 재출간된 경우까지 포함해 현재 69종에 이른다.
또한 최근에 그는 2010년 11월 작가로써 스스로 전자책 회사를 설립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저자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전자책의 형태로 책을 내는 출판의 새로운 형태를 열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무라카미 류와 요시모토 바나나가 직접 차린 이 회사 G2010은 일본 전자책 환경에 큰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영원한 애인에게 : 퍼펙트 미스트리스
PROLOGUE어째서 ‘연애’의 수요가 많은 것일까?
Part 1
사랑스러운 여자와 사랑스럽지 않은 여자
추락하고 싶어, 라고 그 여배우는 말했다
― 나무통 안에 가득 찬 나의 피
섹스에 필요한 것은 체력이다. 사랑이 아니라
모든 남자는 소모품이다 part1
젊고 예쁜 여자가 남자를 구원한다
애매하지 않은 남녀관계 따위, 화성에 간들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 릴리에게 바치는 진혼가
못생긴 촌뜨기와 가난뱅이의 연애는 모두에게 민폐다
사회성이 연애를 만들어낸다
― 영원한 애인에게 : RICA, 나는 지금 여기에 있어. Vol. 1 a letter from SESTRIERES, ITALY
신경강박증적인 아줌마의 정의
호주의 도시는 고요하다. 왜일까?
― 호흡하는 생식기의 승리
자신의 트라우마를 타인에게 보여라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거라면 전 세계가 보고 싶어 한다, 라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내부 조정’ 이 나라의 역사상 인물이 했던 일이라면 그것뿐이다
소모품이라는 걸 자각하라. 그러면 조금쯤은 암컷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 최고의 불량소녀 유밍
내가 어렸을 때, 스트레스로 죽는 사람은 드물었다
16세 소녀는 앞으로도 66년이나 더 살아야 한다
― 영원한 애인에게 : RICA, 나는 지금 여기에 있어. Vol. 2 a letter from RIO DE JANEIRO BRAZIL
국가와 개인의 관계만으로는 더 이상 인간을 지탱할 수 없다
여고생을 비롯하여 젊은 여자들은 ‘귀여워’를 연발한다. 나는 그것을 비판하지 않겠다. 아무래도 좋다
― 『파자팍카』를 읽고
어리석은 여고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마치 죽은자를 상대하고 있는 듯한 끔찍한 기분이 든다
신뢰할 수 없는 인간이 내 주변에서 사라졌다는 안도감
현재 ‘사회 시스템’은 아무리 찾아보아도, 어디에도 없다
Part 2
‘토파즈 나이트’에서
― 연애보다 소중한 것도 있다
작업실에서
다시 한 번, 도심의 고층 호텔 방에서
― 영원한 애인에게 : RICA, 나는 지금 여기에 있어. Vol. 3 a letter from KEY WEST, U.S.A.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심의 고층 호텔 방에서
Y씨가 머무는 호텔에서
― 지금, 일본의 소녀들에게 기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간조하치고센에 있는 교차점에서
혹한이 계속되는 뉴욕의 일본음식점에서
뉴욕 다운타운 거리에서
진정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의 자격
― 연애는 열대병을 닮았다
“왜 저따위 남자를 좋아하게 돼버렸지?”
본질적인 외로움에는 어떻게 대처하나
― 영원한 애인에게 : RICA, 나는 지금 여기에 있어. Vol. 4 a letter from MONTE CARLO MONAKO
사귀는 남자의 사회적 등급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여자는 약하니까”가 더욱 여자를 불행에 빠뜨린다
― 지금, 먼로를 찍고 싶다
무리해서 결혼을 안 해도 된다. 명품이 좋으면 죽어라고 사들여라
쓸모없는 여자는 거짓말을 잘한다.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쓸모없는 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쓸모없는 여자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찾아오고 있다
까맣게 선탠한 얼굴과 통굽부츠 패션은 사회적 소수파라는 자기주장일지도 모른다
― 섹스를 예술로 만든다
만남 사이트에 몰입하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서가 아닐까
응석 부릴 타이밍을 아는 여자와 모르는 여자, 인생이란 거기에 경계가 있다
EPILOGUE자살보다 SEX
― 무라카미 류 & 후지키 리에 TALKS
1976년 데뷔 이래 2002년까지 27년간 무라카미 류가
발표해온 여자와 연애에 관한 모든 에세이의 집대성!
연애를 최우선으로 삼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충실한 연애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연애를 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는 일이 연애보다 우선이다. 취미적인 만남, 외양은 세련되었지만 심각한 상황에서는 무너지는 관계. 세상이 살기 어려워지고 있으니 그런 관계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닐까. 아이를 학대하거나, 궁지에 몰려 정신병을 앓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살까지 한다. 자살하기보다는 차라리 섹스라도 즐기는 편이 낫다. 자살을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월수입의 두 배나 되는 시계를 사거나, 매일 미팅에 나가는 쪽이 낫다. 자살하느니 차라리 위험도가 높더라도 섹스로 외로움을 달래는 것이 낫다.
무라카미 류의 연애와 여성론의 결정판 ― 자살보다 sex
2003년 한국어 초판이 출간되어 기존의 올드 무라카미 팬들은 물론 그의 소설을 아직 접해보지 않았던 젊은 독자들로부터도 많은 지지와 공감을 받았던 무라카미 류의 걸작 연애 에세이 『자살보다 Sex』가 11년 만에 새로운 편집과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단히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은 1976년 무라카미 류가 스무 살 무렵의 자전적인 경험을 담은 놀라운 데뷔작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일본 최고의 신인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과 군조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일본 문단에 파란을 일으킨 20대 청년 시절부터 50대의 중년으로 접어드는 작가적 완숙기에 이르기까지 27년 동안 수많은 매체의 지면에서 발표해온 연애, 섹스, 여성에 관한 에세이를 한 권으로 집대성한 것이다. 기존에 발표한 에세이집에서 발췌한 글만 모은 것이 아니라 단행본에서는 최초 공개하는 에세이들까지 다수 수록했다.
유년기에 근친상간이 남긴 트라우마, 여성의 스톡홀름 증후군, SM클럽 마니아, 미성년자의 매춘, 주부의 불륜, 신혼여행지에서의 파국 등을 소재로 한 과격한 성 담론을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하고 그간 유명 작가로서 신인 영화감독으로서 수십 개의 나라를 여행하며 겪은 사건들과 야마다 에이미, 요시모토 바나나, 우치다 ?기쿠 같은 동료 작가들의 소설에 대한 감상, 개인적인 친구들과의 일화 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털어놓았다. 27년이라는 긴 세월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에세이집으로서 작가 내면의 의식 변화와 일본 사회의 세태 변화가 동시에 담겨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소설과 음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 자기표현의 수단으로서 예술에 대한 지치지 않는 열정 그리고 사회 다방면에 걸친 작가의 관심과 예리한 통찰력, 절망과 상처에 대한 극복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