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로 불리기까지 했던 마키아벨리는 최근 몇 십 년 동안 산업 거물들에 의해 되새겨졌으며, 그로 인해 그의 철학을 적용한 책들이 대거 출판되었다. 그 책들은 마키아벨리 사상이 얼마나 포괄적인지, 그리고 인간 품성과 근본적인 동기들을 요약 정리해낸 그의 총명함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한다. 게다가 그가 한 분석이 500년 동안 옳다고 판단되었을 뿐 아니라 많은 사회가 진화해온 방식을 성공적으로 설명해냈다는 사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그를 예언자로 보기도 한다. 이것 역시 몇 세기 동안 비방당해온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에 덧붙여질 또 하나의 오해일 것이지만 말이다. 이제, 마키아벨리의 작품과 사상이 남긴 유산을 해부해봄으로써 인간 마키아벨리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까?
이 책은 메디치 가가 권력에 복귀하면서 14년간 봉직해 온 직장을 잃고 반역 음모 공모죄로 투옥되었다가 결국 메디치 가의 신임을 회복하지 못한 채 낙향해 있던 마키아벨리가 유배가 풀리면서 공무원에서 작가로 변신한 52세의 나이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그를 둘러싼 15~16세기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유럽의 상황을 꼼꼼히 그리고 있다. 특히 작은 사료까지 놓치지 않고 인용했는데, 주변 인물들과 주고받은 서신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마키아벨리가 살아 돌아와 바로 옆에서 구시렁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어떻게 해서 500년 동안 그의 사상이 잘못 해석되고, 그의 이름이 잘못 사용되었는지도 명쾌하게 밝혀준다.
마이클 화이트
마이클 화이트지의 과학 저술가이자 디스커버리 채널의 상담자로 활동하였다.
1991년 정식 작가로 입성하기 전에는 옥스퍼드에서 과학을 가르쳤다.
그는 지금까지 스무 권이 넘는 책을 썼는데, 그중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서티븐 호킹 과학의 일생> <아이작 뉴턴> <톨킨 : 판타지의 제왕>도 있다.
그의 책 <라이벌>은 2002년 아벤티스 과학도서 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2001년에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했고 아내와 네 아이와 함께 퍼스에 거주하고 있다.
또 퍼스 커틴 대학의 명예 회원이기도 하다.
서문
1. 돈보다 애정을
2. 마키아벨리가 본 유럽
3. 깊은 수렁에서
4. 악마와 함께
5. 마키아벨리와 민병대
6. 전쟁광 교황과의 여행
7. 거친 것과 부드러운 것
8. 덫에 걸린 마키아벨리
9. 추방
10. ‘군주론’
11. 복귀
12. 마지막 나날들
13. 마키아벨리가 남긴 유산
역자 후기
후주
참고문헌
마키아벨리의 주요 작품
마키아벨리의 삶과 시대 상황
색인
문학과 철학, 정치학을 통틀어 극단적으로 오해를 받아온 한 인물
이 책은 메디치 가가 권력에 복귀하면서 14년간 봉직해 온 직장을 잃고 반역 음모 공모죄로 투옥되었다가 결국 메디치 가의 신임을 회복하지 못한 채 낙향해 있던 마키아벨리가 유배가 풀리면서 공무원에서 작가로 변신한 52세의 나이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마키아벨리가 참여했던 역사적인 협상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서신과 《군주론》의 구절들을 씨실과 날실처럼 엮으면서 《군주론》이 탄생하기까지의 마키아벨리를 속속들이 드러내 보인다. 이것은 마키아벨리가 ‘루첼라이 정원’ 회원으로 참여함으로써 버림받은 종복으로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리비우스 논고》를 그가 아꼈던 코시모 루첼라이와 차노비 부온델몬티에게 헌정하고, 《만드라골라》에 버금가는 《클라치아》로 당시 교황의 행태를 비웃고, 《피렌체사》를 저술하기 위해 메디치 가에서 베푸는 어떤 공직도 거부했던, 《군주론》 이후의 저작들과 활동까지 포함하여 서술된다.
《군주론》의 저자, 냉혹한 정치이론가의 모습으로만 남은 마키아벨리. 하지만 그도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였고, 또 시와 희곡을 썼던 문필가였으며 도덕과 정치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 인간이었다.
지난 500년간 늘 한결같이 타락하고 권력에 굶주린 악마, 도덕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음모가로 인식되어 온 마키아벨리. 심지어 사전에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단어가 등재되어 있기까지 한데,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모술수를 부리는 행동 양식으로 이해되고 있다.
《평전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완성한 1513년 이후 현재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지독하게 오해받아 온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을 다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그를 둘러싼 15~16세기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유럽의 상황을 꼼꼼히 그리고 있다. 특히 작은 사료까지 놓치지 않고 인용했는데, 주변 인물들과 주고받은 서신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마키아벨리가 살아 돌아와 바로 옆에서 구시렁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어떻게 해서 500년 동안 그의 사상이 잘못 해석되고, 그의 이름이 잘못 사용되었는지도 명쾌하게 밝혀준다.
그 남자(IL MACHIA)를 만나다
“선입관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니콜로 마키아벨리, 뛰어난 사상가이자 최고의 외교관. 이런 화려한 수식어에 걸맞게 그의 능력과 지성, 시간을 초월한 사고의 체계들은 그가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상적인 삶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네 아저씨이며 보통의 아버지이다(심지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마키아벨리는 여러 면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15년 동안 매일 아침 일어나 외교관이자 공무원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했으며 부인과 아이들에게도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반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했고(친구들 사이에서 그는 IL MACHIA, 즉 그 남자로 통했다), 여자를 밝혔으며 심지어 바람을 피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판공비가 부족하다며 불평을 늘어놓고, 1512년 메디치 가가 권력에 복귀하면서 음모에 휩싸여 직장을 잃은 후 구직을 위해 아부를 하기도 하는 평범한 사람. 그가 바로 음모가, 권모술수의 이론가, 타락하고 권력에 굶주린 악마로 인식되어 온 마키아벨리다.
특별한 시대를 살았던 특별한 남자
“난, 단지 나의 믿음대로 살려고 온 힘을 다했을 뿐……”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은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치,권력 세계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군주는 필요한 경우 악을 행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전쟁이 꼭 필요하다면 그것은 정당한 것이며, 어떤 군주가 자신의 잔혹함으로 백성들에게 닥칠 더 큰 잔혹함을 막을 수 있다면 그의 행위는 자비로운 것이다.’ 라는 꽤나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군주론》은 쓰인 당시에도 혁명적인 논문이었지만 아직까지도 그렇다. 그리고 출간된 책 가운데 가장 오해를 받는 책이기도 하고, 그 의도를 오해하는 사람들은 책을 쓴 작가까지 오해하여 작가의 이름과 아울러 그의 사상, 철학까지 변질시킨다. 문학과 철학, 정치학을 통틀어 이보다 극단적으로 오해받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15세기의 피렌체는 많은 놀라운 것들을 꽃피우기에 좋은 비옥한 토지였다. 어디에 뿌리를 내리든 재능을 자라게 해 주던 땅이요, 시기였다. 반면 정치적으로 외세의 위협에 항상 불안해하는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하며 정치체계나 국방에서도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었다. 이런 피렌체의 상황이 《군주론》을 탄생시켰다.
이상적인 국가와 이를 세우고 유지하게 위해 필요한 규칙을 적용하는 방법에 관해 마키아벨리가 쓴 이 글은 조국 이탈리아를 위한 것이었다. 그가 바라던 것은 무엇보다도 조국 이탈리아의 통일이었다. 그것이 군주정이든 공화정이든 통일을 이루어내고 피렌체 시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지가 중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가 한 분석이 500년 동안 옳다고 판단되었을 뿐 아니라 많은 사회가 진화해 온 방식을 성공적으로 설명해 냈다는 사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그를 예언자로 보기도 한다. 사실 마키아벨리 작품의 진정한 본질을 이렇게 오인하는 것이 몇 세기 동안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이 비방을 당한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마키아벨리주의’를 만든 것이 아니라 관찰하여 발견했다. 그리고 인간이 인간으로 남아 있는 한 마키아벨리가 묘사한 대로 행동할 것이다.
《평전 마키아벨리》는 급진적인 사상가이자 자신의 믿음대로 살려고 온 힘을 다해 노력한 마키아벨리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생애를 이야기한다. 그의 삶은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오해로 똘똘 뭉친 그 남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정치를 향한, 자신의 신념을 향한 ‘열정’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