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 ‘착한 남편’, ‘좋은 가장’입니다. 남들이 보는 모습입니다. 그런 인식을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행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으니까요. 그러다가도 “그래도 제일 가까운 사람인데 말은 통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오늘 아침 자신이 듣고 짜증 낸 3초의 싫은 소리가 사실은 수십 년 쌓아온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친구의 이야기… 또는 친구의 친구의 이야기… 어쩌면… ‘내’ 이야기입니다.
노하라 히로코
저자 : 노하라 히로코
저자 노하라 히로코는 가나가와 현 출생. 코믹에세이 푸치 대상을 수상했다. 출산을 계기로 프리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을 시작했다. 취미는 등산. 저서로 『딸이 학교에 안 갑니다』, 『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 등이 있다.
역자 : 장은선
역자 장은선은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기도』 등을 번역했으며, 『노빈손 슈퍼영웅이 되다』, 『노 보더』 등을 썼다. 2014년 『밀레니얼 칠드런』으로 제8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등장인물
시작하며
제1장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제2장 그 두 글자가 떠오르지 않는 날은 없다
제3장 진짜 나는 어디에?
제4장 결정타 부족
제5장 개라고 생각하자
제6장 준비는 되어 있다
제7장 그날이 왔다
제8장 소리 내어 울 수만 있다면
제9장 반드시 언젠가
끝내며
꼭 심각한 이유가 있어야만
이혼할 수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1위를 찍고 상위권에서 떨어지지 않게 된 지 십여 년 이상 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혼’은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는 단어입니다. 역설적으로, 각종 매체들에서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인의 이혼 소송을 생중계하는 현실을 보면 웃음이 나오면서 슬프기도 합니다.
시청률과 조회수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은 자극적이고 심각한 것만 다룹니다. 누가 누구를 때렸다거나 누가 간통했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은 다릅니다. 어떤 관계든 무너질 때는 오랜 시간 조금씩 쌓여온 덜 심각한 작은 상처들, 타인에게 밝히기 힘든 미묘한 빗금들이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제일 가깝지만 말이 안 통하는 사람
그런 사람과 살고 있지는 않으세요?
그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 ‘착한 남편’, ‘좋은 가장’입니다. 남들이 보는 모습입니다. 그런 인식을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행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으니까요. 그러다가도 “그래도 제일 가까운 사람인데 말은 통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오늘 아침 자신이 듣고 짜증 낸 3초의 싫은 소리가 사실은 수십 년 쌓아온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친구의 이야기… 또는 친구의 친구의 이야기… 어쩌면… ‘내’ 이야기입니다.
“차라리 두 분이 이혼했으면 좋겠어.”
참고만 사는 엄마가 너무 답답한 당신
당신이 엄마에게 왜 참고만 사냐고 왜 바보같이 사느냐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요? 속상하고 걱정되고 사랑하니까… 그래서 미안하니까 하는 얘기인 거, 물론 엄마는 알고 있습니다. 변명하고는 싶지만, 어쩌면 당신이 모르는 게 낫다고 혼자 결정하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속마음은, 당신에게만은 공감받고 싶으셨을 테지요. 자기가 어떤 마음인지 어떤 생각인지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서툰 엄마에게 서툰 당신이 선택을 강요하지는 마세요.
남편이 절대 손댈 수 없는
핑크빛 페이크 표지 제공
페이크 표지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알리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합니다. 『이혼해도 될까요?』의 겉표지를 뒤집어서 책에 씌워 보세요. 다른 제목의, 도도한 핫핑크를 가진 페이크 표지로 변신합니다. (초판 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