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순원의 첫 산문집. 작가가 2003년 10월부터 한국일보에 <길 위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짧은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대관령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할아버지를 통해 세상을 배웠다는 작가가 유년 시절의 따뜻한 편린들과 이제까지 살아오는 길에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가족, 추억, 이웃, 세상’이란 키워드에 맞춰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냈다. 작가의 순수함과 연륜이 묻어나는 이 책은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못했지만 이웃과 가족들 사이에 정이 오고갔던 시대에 자랐던 사람들에겐 추억을 새롭게 되살리고, 그 아이들에겐 따뜻하고 훈훈한 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것이다. 인간 내면에 담긴 상처와 슬픔과 환희의 편린들이 은결처럼 반짝이는 책.
이순원
1958년 강릉 출생.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은비령』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첫눈』, 장편 소설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 무늬』 『미혼에게 바친다』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순수』 『첫사랑』 『19세』 『나무』 『흰별소』 『삿포로의 여인』 『정본 소설 사임당』 『오목눈이의 사랑』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허균작가문학상, 남촌문학상, 녹색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가족
어머니의 이슬털이
우리가 자연에서 배우는 것들
아버지의 은수저
함께 오래 길을 걷는 친구
게를 먹다가
고수의 사람 구분법
아버지의 격려 한마디
어여쁘고 착한 숟가락 소녀
아버지가 부끄러워하는 것
선거 날의 추억
내일 군에 입대하는 아들에게
나라야마부시코, 그리고 군대
아들의 힘
두 달 여행을 떠나는 조카에게
대체 저 자장면의 매력은 뭘까
큰아빠 세차하는 날
아버지의 짝짝이 양말
아이를 잘 낳는 엄마들
어머니의 옷자랑
사람이 아니라 신선을 낳았던 어머니
잘 먹는 걸로 효도하는 아들
평생 입을 옷을 지어 온 할머니
엄마가 낮잠을 잘 때
형제가 다 모이는 자리
용돈 거짓말
나무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할아버지
외투 전쟁
아버지의 양복과 넥타이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말
밤 한 톨에 감격하는 이유
나의 어린 검열관들
내 사랑 자두
추억
석류를 까먹는 밤
삼잎을 태우던 날
램프의 추억
대관령, 추억의 토끼 사냥
용남이 누나의 칼점
은빛 낚시
추위의 기개
줄레의 봄 합창
5월의 눈을 위한 기도
푸른 수수깡을 씹던 시절
봄눈 속의 방학
왜 닭에게 고추장을 먹이느냐면
밥을 짓는 일의 지엄함
꽃잎 사이로 부는 바람
농부와 어부의 사돈 대접
죽어서도 불명예스러운 이름
꽃에게, 햇빛에게 말을 거는 시간들
볍씨 담그던 날의 풍경
시인이 시로 안내하는 수종사의 풍경
잉크병이 얼어 터지던 밤
엿을 고던 날의 풍경
봄이 오는 소리
아주 평화로워 보이던 마당
어릴 때 배운 여름 속담
여름에 얼음을 처음 보았을 때
보릿가을에 대한 추억
우리가 붙인 별자리의 이름들
대보름 달맞이의 추억
가위가 있던 자리
고래고기에 대한 어린 날의 추억
그 시절의 전기 사기꾼들
라면에 대하여
입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밥
아직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
우산이 귀하던 시절
커피에 대한 첫 추억
몽당연필 만들어보기
고무신이 있는 자리
고구마 줄거리
서리의 아름다운 추억들
등목의 즐거움
어머니의 반짇고리
어린 날, 봇도랑 뒤지기
저기 금가루처럼 뿌려진 저것은
거울 속이 궁금했던 시절
선생님들의 별명
‘영자의 전성시대’에 대한 추억
쓸데없는 데 돈 쓰는 재미
내 인생의 길잡이 ‘선데이 서울’ 1
내 인생의 길잡이 ‘선데이 서울’ 2
내 인생의 길잡이 ‘선데이 서울’ 3
내가 기념일을 잘 잊는 까닭은
꿀과 설탕과 백세주
짚불구이 집을 바라보며
이웃
서울을 무서워하는 사람들
아버지들이 드린 선생님 선물
엄마들은 언제 우는가
6학년 때 반장의 영향력
1미터쯤 되는 30센티 자
논에 나가 새 보기
도시에서 온 처녀 선생님
정전이 되면 생각나는 친구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일
영자 씨의 아버지
내 친구 함종일의 ‘오겐키데쓰카’
아주 아까운 문장 하나
밤에 고향을 떠난 친구
누구의 기억에나 하나씩 있는 창백한 이미지
어린 시절 내가 만들었던 명함
아이와 어른을 구분할 줄 아는 모기
성묘 가는 길
‘개락’과 ‘개갈’
우리 마음속의 희망등 선생님
나의 친애하는 제군들
어질고도 어지신 선생님
휴가 나온 제자에게 밥을 사주신 선생님
내 고향의 야학 선생님
호두 노리개
지도 찾기
어느 매미의 안타까운 허물벗기
아직도 내가 살고 있는 시대
세상 만물의 척도는 ‘내 것’이다
겨울잠을 자는 나무들
미래의 세상 알아맞히기
백 번 넘게 선을 본 남자 이야기
구두에도 저마다 표정이 있다
달래와 냉이의 이름 바꿔 부르기
애드리브의 왕자
꽃보다 예쁘게 자라는 아이들
신혼여행 사진과 어린 관객들
그룹사운드 ‘콜라겐’을 위하여
세상
원조 집은 없다
동구 밖 멀리
그렇게 아낀 시간에 우리가 하는 일
‘내일이면 집 지으리 새’에 대하여
강아지의 아버님과 어머님
양들의 위험한 경주
우리 일상을 불안하게 하는 것들
고수
뻥과 미학의 차이
옛날의 못된 전봇대들
저 눈 같고 솜 같은 종이
그것은 멀쩡한 시계를 두 번 죽이는 일이야
치즈가 후추가 되고, 목욕이 숙제가 된 사연
단 한 번도 부엌에 나와보지 않은 아이
외환은행과 애한은행
모두 자기 관점에서만 본다
책상서랍 속은 또 하나의 세상이다
텔레비전이 처음 나왔을 때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축구 시합
옛날 무쇠 솥을 생각하며
내 추억 속의 복날 풍경
그 도롱뇽은 어디로 갔을까
꽃과 눈이 함께 가는 봄남
뽀송뽀송한 여름 나기
숲을 가꾸는 새
길 위에서 만난 아름다운 젊은이
고향 마당에서 하는 생각
아내를 위한 문학상
상수리나무의 세상 사랑
내 머릿속의 나무 지도
어릴 때 배운 고사성어 하나
갓길로 달려온 당신
어느 회사에나 꼭 있는 사람
일 년쯤 담배를 끊은 다음 알게 된 것들
아주 짜증나는 형의 인간
길에서 당신의 아내를 외롭게 하지 마라
왜 모두들 말을 거칠게 할까
서열에 대한 개들의 착각
놀고먹는 벌도 조직에 기여한다
새집을 부수는 사람들
세일이 아저씨의 선거
아내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
전보가 사라졌다
먹고사는 일의 변화
아날로그와 디지털
나는 새 휴대폰이 더 불편하다
아직 신을 만한 신발들
사라져가는 간이역에서
사랑에 목숨 거는 사람들
시간의 여러 표현들
숫자에 대한 강박증
활자의 엄숙함
신춘문예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