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몽골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일. 을지터그스 시집. 자유시이면서 압운을 맞추는 전통적인 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절제와 자유로움이 잘 조화된 시 세계를 보여준다. 현대적인 시풍을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 몽골의 전통적인 서정성과 자연에 대한 관조적 색채가 깊이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총 5부로 나누어진 이번 시집은 크게 광활한 시간의식과 순환론적 자연의식, 자의식이 드러나는 여성적 정체성, 시적 자아의 상승의지와 소멸의식, 세련된 도시적 감수성과 종교적ㆍ공동체적 인식 등을 드러내는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시인의 작품들은 단순히 자연물에 대한 예찬이나 서정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몽골인 특유의 감수성과 유목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 이를 통해 대자연에 대한 그들의 삶과 사유를 엿볼 수 있으며, 유목민 후예들의 인생철학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롭상도르찌 을지터그스
저자 | 일. 을지터그스
1972년 다르항 시에서 태어나 몽골 연구, 저널리즘을 전공하였다. <아르딩 에르흐> 신문사에서 기자생활을 했으며, <어처그더르> 신문사 편집장을 역임하였다. 2002년 우수도서상 <황금 깃>, 2004년 몽골 작가협회상을 수상하였고, 2006년 미국 인디아나 대학교 몽골연구소와 아이오와 대학교의 국제문학 프로그램 초청을 받았다.
저서로 『몽골 시선집』『몽골 단편선집』『몽골 중편선집』 등과 시집 『제 일 장』『하늘에서 자라는 나무들』『자유가 있는 예술』『고독 연습』『내 슬음의 이야기』, 산문집 『안경에 남은 영상들』 등이 있다.
옮긴이 | 이안나
상명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동대학원 국어국문학 졸업. 국립 올란 바타르대학교 부설 몽골 사회과학아카데미 어문학연구소에서 <한국과 몽골의 구비문학에 나타난 동물 상징성 비교 연구>로 어문학 박사를 받았다. 현재 올란바타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및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아시아 시잡지 <시평> 몽골위원으로 있다.
저서로는 『몽골인의 생활과 풍속』, 역서로는 『몽골민족의 기원신화』『몽골 현대시선집』『칭기스칸 영웅기』『한국의 명시 50선』『말을 타고 가는 이야기』 등이 있다.
시인의 말
육필원고
1부
나는
새마다 하늘
첫 비
비 냄새나는 나뭇잎이 책갈피 사이에 떨어질 때
아아……
변화
뜨거움과 차가움
단풍잎
신의 엽서
아름다운 기다림
자리에 누워
나는 물방울
달아남
봄의 첫 번째 시
한겨울의 시
2부
나의 몸
거울 속에서 자란 나뭇잎
밤 비
이상한 느낌
임신부
나뭇잎의 소원
겨울의 어두운 면
더운 밤
기타
피로연 다음날
진실
그렇다 해도
3부
그때
밤 바닷가에서
거위들아
달에 이르는 계단
물 위에 쓴 글씨
기다림
하늘과 땅
깊은 밤 눈이 내리네
나무 위에 눈이 내린다
비 내음
반짝이는 나뭇잎이 있는, 밤의 나무 옆에서
내 슬픔의 이야기
너의 부재
낙엽
4부
도시의 가을
보이지 않는 아픔
내 속에 있는 것들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거예요?
책상 예찬
여명
슬픔
오래된 가로등 밑 낡은 의자 위에서
눈, 사원 그리고 나
산에게 속삭인 비밀
나의 시
5부
예민하게 느껴지는 소리
잘못
옛 노래
시작
세상 끝에 있는 나무다리 위에
시월 십 일
선물
약속
검은 밤 붉은 조각배
고흐를 기다리며
데. 바트토그토흐를 회상하며
견디며 남고 싶도록 아름다운 세상
공존의 삶
나는 나뭇잎이 었네
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