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론. 인재경영 10년 만에 매출 17조원에서 141조원, 순이익은 2,000억원에서 14조 2,000억원, 자신규모는 12조원에서 164조원으로 급성장 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방식을 소개한다. 삼성 신화의 원동력인 ‘인재경영’을 삼성에 몸 담고 있는 저자와 저자의 두 형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공개된 사실이나 문서의 객관성을 조화 시킨다. 7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하는 7·4제의 도입으로 인한 기술력 향상, 적성검사를 비롯한 삼성의 채용 전형,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 등 삼성의 다양한 경영 방식을 정리했다.
프롤로그. 일반인 김영안, 삼성을 만나다 / 삼 형제의 삼성 입문기
1. 왜 삼성인가? 왜 인재경영인가?
2.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삼성의 고급 인력들
3. 인재로 평가 받으려면, 삼성에서 임원이 돼라
4. 채용에서 퇴사까지 … 인재경영의 진면목_관리의 삼성
5. 최고 중 최고, 삼성맨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6. 혁신적인 조직 운영으로 인재들의 사기를 풀가동하라!
7. 세계의 기업들은 지금 ‘인재 전쟁(War for Talent)’ 중
에필로그. 삼성이 내게 준 미운 정, 고운 정
소니와 인텔을 앞지른 세계적인 그룹, 삼성!
회장 취임 후 삼성의 자산규모를 14배로 키운 이건희의 경영혁명과 인재경영 전략에 대한 보고서!
“기업의 본질은 품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신속 정확하게 공급함으로써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세계에서 일류가 되면 이익이 3~5배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반도체 메모리 분야에서 이미 입증됐다. 경영자의 역할은 뒷다리를 붙잡는 5%를 집어내고 잘 하려는 5% 쪽에 힘을 몰아줘야 나머지 90%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데 있다. 마누라와 자식 빼놓고는 다 바꾸자!”
― 1993년 6월 13일 프라하,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세계가 놀란 삼성의 비약적인 성장
“삼성은 이제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는다.”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공기업에 버금가는 존재이다. 실질적인 정부 투자나 공공사업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1년 총매출이나 관련 종사자(13만 명)들의 숫자가 국가 총 GDP의 3% 가까이 되는 거대 기업으로 국내외에서 모두 인정하는 기업으로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같은 일을 해도 삼성과 관련된 것은 뉴스거리가 되고 화제를 낳을 정도다. 특히 신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신경영’의 성과는 정부나 산업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알려지며 관심의 대상이 됐다. 또 삼성그룹의 시가 총액은 전체 시장의 30%가 넘는 저력을 갖고 있다.
주식시장의 경우 지난 5월 31일을 기준으로 볼 때, 삼성의 상장사 시가총액은 거래소 시가총액의 24.9%인 65.8조 원이다. 우리나라 4대 그룹 중 현대, LG, SK의 시가총액을 다 합한 것과 거의 맞먹는 88%에 해당된다. 비상장사를 포함한 시가총액을 계산해보면, 삼성은 88조가 되고, 다른 3개 그룹을 합하면 87조 8,000억 원이 된다. 삼성 그룹 하나가 나머지 3개의 대기업들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 취임 후 삼성은 매출 17조 원에서 141조 원으로, 순이익은 2,000억 원에서 14조 2,000억 원으로, 자산규모는 12조 원에서 164조 원으로 무려 14배 급성장했다.
삼성은 세계적인 굴지의 기업 소니와 인텔을 이미 앞질렀으며, 2010년까지 초국적인 기업으로 키울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진행 중이다. 삼성의 이러한 성공신화의 배경에는 인재경영을 경영의 축으로 삼은 이건희의 신경영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바둑 10급이 10명 있어도 바둑 1단을 당해내지 못한다.”
미꾸라지를 키우는 논 두 곳 중 한쪽에는 메기를 넣고 다른 한쪽은 미꾸라지만 놔두면 어느 쪽 미꾸라지가 잘 자랄까. 메기를 넣은 논의 미꾸라지들이 더 통통하게 살찐다. 이들은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운동하기 때문이다.
신경영 선포와 함께 이건희 회장이 설파한 ‘메기론’이다. 이 회장은 메기론 외에도 ‘파이프론’, ‘거북이론’ 등 수많은 경영론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며 신경영의 정착에 힘을 기울였다.
신경영은 양이 아닌 질적인 성장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 회장은 기술 자립 없이는 기업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당초에 계획했던 연구개발비를 1조 1,000억 원에서 30% 이상 늘리는 등 연구 개발 투자를 강화했다. 또 기술 자립을 위해 인재 확보와 고급 두뇌 양성이 중요하므로 21세기에 대비한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고 설파했던 이건희 회장은 모든 것을 다 바꿔 성공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그중 이건희 회장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S(Super)급 인재 확보였다. 삼성엔 S급 인원만 400명 정도이며 연봉은 같은 직급 내 임직원보다 3배가 많다.
이건희 회장은 21세기를 ‘사람의 머리로 싸우는 두뇌 전쟁 시대’로 정의했다. 과거와는 달리 모든 지식과 정보가 천재에게, 또는 1등에게 모여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진다는 얘기다. 결국 1등 국가와 1등 기업은 승승장구하게 되지만, 도태된 국가나 기업들은 1등에게 의존해 살아가게 된다.
1명의 인재가 1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 회장의 말은 지금도 이 회장의 어록으로 남아 회자되고 있다.
삼성만의 남다른 인재 경영
① 학벌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채용
이건희 회장은 이공계 기술을 중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다른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신춘문예 당선자, 대학가요제 입상자, 게임전문가에 해커까지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삼성 내에서 당당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1999년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클럽 출신 전문가들의 공식 스카우트 액수는 2억 원이었다. 막대한 연봉을 제시하고 데려온 전문가들은 명문대를 나오지도 않았고, 해외 유수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더더욱 아니었다.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PC조립이나 프로그램 제작을 하며 이름을 얻은 해커나 프로그래머들이었다.
이건희 회장이 이들을 적극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규 과정에서 길들여진 사고방식이 아니라 똑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창의력과 아이디어 때문이다. 다양한 색깔의 인재들이 모여 각자의 역할을 해내면, 막강한 파워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② 핵심 인재의 활용
삼성엔 S급 인원만 400명 정도이며 연봉은 같은 직급 내 임직원보다 3배가 많다. 외국인 인재들에게는 조금의 불편도 없도록 전담 도우미 체제(Global Help Desk)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소속의 석 ? 박사 인력은 모두 5,500명이다. 이 가운데 박사가 1,200명 정도. 최근 신규 임원이 된 149명 중 40%에 해당하는 61명이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이며 이들 중 28명은 하버드, 조지아텍 등 해외 명문대를 졸업했다. 또한 전체 48,000여 명의 임직원 가운데 생산기능직 25,000명을 제외한 23,000명의 25%가 석 ?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을 정도니 서울대학교를 능가하는 한국 최대의 ‘인재 풀’을 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미래의 핵심 인재들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특정 대학을 지원하며 특정 기술 개발을 유도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 해외 명문대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을 ‘기초, 첨단, 핵심, 미래’ 등 4가지로 분류하고 각 단계에 맞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200여 명의 인력이 해외 연구소에서 미래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프로젝트 교육에 투입된다.
③ 삼성 인재채용 팀에겐 세계도 좁다
이건희 회장이 천재 경영론을 주장한 이후 삼성은 ‘인재 블랙홀’이란 별칭이 생길 정도로 세계 곳곳에서 특급 두뇌들을 속속 끌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 회의가 있을 때마다 핵심 인재를 몇 명이나 확보했는지 꼭 확인하며, 사장의 가장 큰 임무가 인재 확보에 있음을 강조해왔다.
슈퍼급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인사팀장이 회사 전용기까지 띄운 일화는 이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삼성은 해외 채용할 때 직접 그 나라에 가서 면접을 실시하는 최초의 국내 기업이다. 1999년부터 미국의 석 ? 박사 인재 확보를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 상하반기 각 1회씩 학교를 직접 방문해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방문 대학 수만도 50여 개이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손을 뻗쳐 현지 법인을 통한 우수 인력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은 단순히 그 사람의 능력만 보는 게 아니라 인성이나 가족 관계, 연구 분야, 조직 적응도까지 꼼꼼하게 알아보고 일단 만나본 사람들은 즉석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면담 결과와 함께 별도의 이력서까지 만든다. 게다가 면접을 보러 오라는 통보를 하면서 제시하는 두둑한 면접 비용까지 합치면 삼성은 인재채용에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을 들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④실적은 연봉으로 능력은 승진으로!
삼성의 임원들은 일반 기업의 CEO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는다. 연봉도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교육과 각종 지원 등은 물론 일류 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책임 수준도 상당하다. 게다가 자율경영과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그만큼 체계적인 ‘관리’는 삼성의 위기 관리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삼성의 좋은 기업 이미지는 많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했다.
체계적인 인사 관리, 합리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와 조직 관리가 삼성의 오늘을 있게 한 셈이다.
이건희 대표 이사 회장(60), 윤종용 대표 이사 부회장(58), 이학수 대표 이사 사장(56), 이윤우 대표 이사 사장(56), 진대제 대표 이사 사장(50), 최도석 사장(53), 김인주 부사장(44) 등은 모두 사내 이사다. 삼성전자가 2004년 2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경영참고사항’에 따르면, 이들은 2003년만 평균 36억 7,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등기 이사 14명에 대해선 약 261억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사외 이사 7명의 보수로 2억 7,720만원을 지급했으니, 나머지 257여 억 원은 사내 이사 7명에게 지급된 셈이다. 평균 1명이 받아간 연봉만 36억 7,000만 원 정도란 얘기다.
이런 어마어마한 연봉은 비단 임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적은 돈”으로 “능력은 승진”으로 보답해 인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삼성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