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팔을 잃어 의수를 한 여주인공과 외국인 노동자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을 키워가지만 남자가 산재를 당해 죽고 만다. 여자는 남자가 손질했던 가죽 원단을 그의 유품처럼 보듬는다. 그 따뜻한 느낌에 가죽만 남은 짐승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상상하고, 또 남자가 다시 깨어나 자신을 껴안는 것을 상상한다. 그 순간 언젠가 남자가 말한 적 있는 흰 바퀴벌레가 나타난다. 마치 환영과도 같은 흰 바퀴벌레의 존재, 사랑에 대한 희미하고도 징그러운 실체가 드러난다.
강진
저자 : 강진
전남 순천 출신. 건국대 국문학과와 상명대 문화기술대학원 소설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현대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건조주의보」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너는, 나의 꽃』, 10인 테마소설집 『피크』, 11인 테마소설집 『캣캣캣』, 글쓰기 책 『강진·백승권의 손바닥 자서전 특강』이 있다.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6년 서울문화재 단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