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장편소설『헬로 바바리맨』. 아빠는 사업을 하다 쫄딱 망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언덕길 꼭대기 동네에서 손바닥만한 슈퍼를 운영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슈퍼 갑’으로 불리는 우리 엄마는 억척스럽게 돈놀이를 해서 집안 살림을 꾸려간다. 함께 사는 삼촌은 불법 사채업을 하는 엄마의 빽이 되기 위해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날 아빠가 바바리맨으로 오해를 받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유영민
지금껏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글을 써 온 탓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지인들이 충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계의 앞날에 대한 개탄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아무려나, 본인은 큰 상을 받은 이상 앞으로 청소년문학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보려고 한다. 트와이스와 폴 오스터, 불닭볶음면, 편의점 파라솔 아래 앉아 마시는 캔 맥주를 좋아하고 일절 SNS를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망시킬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오즈의 의류수거함』으로 2013년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이어 『헬로 바바리맨』을 발표했다.
나의 영웅
캬아, 변태야
목도리 도마뱀
아저씨는 멋진 분이에요
큰바위 얼굴
용두동 슈퍼 히어로
히어로의 길
플라이휠
가면 뒤의 얼굴
가이 포크스들
한밤의 콘서트
아이손
작가의 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오즈의 의류수거함』
유영민 작가의 신작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뭘까?
“아빠가 바바리맨이 된 후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진짜로 우리를 지켜주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
멋진 외모도 없고 초능력도 없지만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맨,
지난 가을 지구를 스쳐지나간 혜성 ‘아이손’처럼 반짝 나타났다가 영원히 사라진 맨,
바바리 자락을 망토처럼 휘날리며 우리 앞에 섰던 맨에 대한 이야기!
제목에서부터 위트와 재미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나는 『헬로 바바리맨』은 『오즈의 의류수거함』으로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유영민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전작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여러 기관의 추천도서에 선정되고, 많은 청소년들에게 읽히는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 4년 만에 완성된 작품으로 독자들의 기대 속에 출간되었다. 유영민 작가의 유연하고 탄력 있으면서도 뚝심 있게 끌고 가는 탁월한 이야기 솜씨가 『헬로 바바리맨』에서도 변함없이 돋보인다. 우리가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바바리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 작가의 시선은 이 작품에서도 구석구석 삶의 온기를 가득 전하고 있다. 재미와 감동, 모두 첫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어느날 우연찮게 바바리맨이 되어버린 아빠!
아빠는 왜 바바리맨이 되려고 하는 걸까?
아빠는 사업을 하다 쫄딱 망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언덕길 꼭대기 동네에서 손바닥만한 슈퍼를 운영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슈퍼 갑’으로 불리는 우리 엄마는 억척스럽게 돈놀이를 해서 집안 살림을 꾸려간다. 함께 사는 삼촌은 불법 사채업을 하는 엄마의 빽이 되기 위해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날 아빠가 바바리맨으로 오해를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날 이후 아빠는 계속해서 바바리맨으로 변신한다. 삼촌이 내게 준, 할로윈데이 클럽에서 쓰던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낡은 팬티 하나 걸친 맨 몸에 바바리코트를 입고, 적당한 시간과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다. 바바리맨이 되면서부터 아빠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고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바바리맨이 사람들이 만나서 사인을 받고 싶어하는 히어로가 됐다! 골목길에서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여학생을 도와주고, 오르막길에서 몸이 불편한 여학생을 업어주고, 끼니가 없는 집에 먹을거리를 가져다주는 영화 속의 맨처럼 되었다. 팬카페까지 생기면서 바바리맨에 대한 많은 이야깃거리들이 쏟아진다.
진짜와 가짜는 어떤 차이일까?
진실은 닫힌 마음을 열어주고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바꿔준다!
어려운 사람들이 다닥다닥 모여 사는 언덕배기 동네에서는 미정이 누나나 시인 아줌마 등 가난한 사람들의 애틋한 사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가수 나훈아의 모창으로 밥벌이를 하는 나후나 아저씨는 알고 보니 내 친구 종민이의 아버지다. 가짜의 아들이라고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아버지를 짝퉁처럼 여기는 종민이. 결국 나후나 아저씨는 아들을 위해 노래를 그만두고….
주거생존권을 지키려는 철거민들의 투쟁이 계속 되는 가운데, 바바리맨이 맹활약을 한다. 하지만 법은 바바리맨을 그대로 두고 보지만은 않는다. 파출소장은 풍기문란 바바리맨을 잡아 서장에게 인정받고 승진을 꿈꾼다. 결국 현장에서 바바리맨을 잡는 데 성공하는데…, 바바리맨은 내가 밀착 감시중인 아빠가 아니었다!!! 그동안 아빠를 걱정한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훈아와 나후나. 가면을 쓰고 바바리맨이 된 나의 아빠는 어떤 모습이 진짜인가? 진실과 거짓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기도 한다. 진실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이 늘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진실의 전부를 볼 수 없다. 다만 진실은 그 앞에 설 때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고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바꿔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변태 짓을 하고 있는 아빠를 이해하게 된다. ‘변태’는 곤충이 껍질을 벗으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껍질을 벗어야 비로소 어른 곤충이 되는 것이다. 아빠도 지금 나처럼 성장 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