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 선수였던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헤드기어를 쓰면 초능력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나’는 생존을 위해 사채 추심을 하다 철거 용역이 된다. 어릴 때 엄마가 철거 현장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기억이 있는데도 그 일을 피하지 않은 건 “지구를 지킨답시고 철거를 그만둔다면 우리 가족은 굶어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악당의 편에 섰다는 자괴감에 시달리던 ‘나’는 결국 자신의 동네가 철거되던 날 헤드기어를 쓰고 철거민들의 편에서 용감하게 싸우다가 쓰러진다.
배상민
저자 : 배상민
2009년 계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는 단편집 《조공원정대》와 장편소설 《콩고콩고》, 《페이크픽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