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서 돌아오는 무궁화 열차 안에서 나는 허름한 차림의 한 사내를 만난다. 간식으로 챙긴 술과 안주를 얻어먹고 담배까지 요구하더니 맞은편에 앉은 제니와 앤, 미국 사촌들을 보고 보답이라며 마술을 보여준다. 손목에서 장미를 꺼내고 입에서 붉은 천을 뱉는 남자. 잠시 후 환호에 답하며 ‘마술이 아니라 진짜’라고 말한다.
한차현
저자 : 한차현
서울 동대문구에서 태어나 정릉에서 살고 있다. 〈괴력들〉 발표 이후 근 20년간 장편소설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Z : 살아 있는 시체들의 나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요란하다》, 《슬픔장애재활클리닉》, 《사랑 그 녀석》, 《변신》, 《여관》, 《왼쪽 손목이 시릴 때》,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숨은 새끼 잠든 새끼 헤맨 새끼》, 《괴력들》 등과 장편동화 《세상 끝에서 온 아이》, 작품집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내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 《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를 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