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살인이 발생했다.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던 나는 방송 아카데미 동기였던 정 PD에게서 지난번 죽은 노인의 얼굴이 지나치게 편안해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휴먼을 찾는 나와 진실을 찾는 저 PD. 나는 ‘그림이 없는’ 현장에 실망하고, 서강대교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진의 전화를 받는다. 어릴적 파란 평행봉에 걸터앉은 진의 모습을 떠올리며 진의 위태로운 모습에 점점 진저리가 나는데.
박정윤
저자 : 박정윤
1971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바다의 벽〉이, 2005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길은 생선 내장처럼 구불거린다〉가 당선되었다. 2012년 장편소설 《프린세스 바리》로 제2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창작집 《목공소녀》(2015)와 경장편소설 《연애독본》(2015)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