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다가 다시 10여 년 만에 인혁당 재건 모의 혐의로 억울하게 죽어간 39세 남자, 서상원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1923년 경남 창녕군 대합면 신당리 서 주사의 넷째아들로 태어나 농촌의 빈곤 해방과 청소년 교육의 필요를 역설하며 대중 연설을 하는 등 사회에 대한 의견을 적극 펼치며 청년 시절을 보낸다. 53년 결혼 후, 직장도 안정되고 대학 시간강사 자리도 얻는다. 그러나 4·19 이후 뜻이 맞는 친구 도운종과 민주민족청년동맹(민민청)을 창당하여 통일 여론에 발맞추는가 싶더니, 이듬해 쿠데타가 일어나고 민민청 간부들이 줄줄이 검거된다.
1961년 12월 혁명재판소에서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6호’ 위반으로 징역7년의 선고를 받고 서울교도소에서 복역중 대통령 특사로 2년 7개월 만에 석방, 1968년 ‘조총련 간첩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걸어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 이듬해 대구고등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석방된 서상원은 인혁당재건위의 수괴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동서남북조차 분간할 수 없는 암흑천지의 땅에서, 청맹과니가 아니라면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의 흔적을 통해 인권과 진실, 정의란 무엇인지 질문하고 있다.”
김원일
저자 : 김원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으며, 1966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장편소설 『늘 푸른 소나무』 『마당 깊은 집』 『바람과 강』 등과 중단편집 『어둠의 혼』 『도요새에 관한 명상』 『비단길』 등이 있으며, 미술책으로 피카소의 생애와 작품을 해설한 『김원일의 피카소』가 있다.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고, 국립 순천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