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췄다 다시 출발하는 열차. 그 안에는 사람이 있다. 한시가 바쁜 출근길, 나는 계단 가장자리에 ‘죽은 듯 멈추어 선’ 남자를 본다. 나는 죽음의 바다(死海)의 바위 요새 마사다를 떠올리고, 남자는 열차가 다가오는 선로에 누워 눈을 감는다. 어두운 터널 저편에서 오는 탁한 바람이 열차인지 적군인지 모른 채.
서울 동대문구에서 태어나 정릉에서 살고 있다. 〈괴력들〉 발표 이후 근 20년간 장편소설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Z : 살아 있는 시체들의 나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요란하다》, 《슬픔장애재활클리닉》, 《사랑 그 녀석》, 《변신》, 《여관》, 《왼쪽 손목이 시릴 때》,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숨은 새끼 잠든 새끼 헤맨 새끼》, 《괴력들》 등과 장편동화 《세상 끝에서 온 아이》, 작품집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내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 《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를 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