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사회와 극우주의 시대를 진단하다.
2012년 이후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대립이 무의해진 국면을 맞이한 한국사회는 상징적 의미에서 진보 정당은 의회정치제도 내에서도 아무 의미도 갖지 않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극우주의’라는 프레임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꿈꿔온 진보라는 가치를 도대체 왜 추구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해서,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진보의 문제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관해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이에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는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극우주의의 특징을 저널적이고 구체적인 글, 아카데믹하고 추상성이 높아지는 글로 날카롭게 풀어냈다. 일베, 사회 운동과 정당정치, 극우주의를 보는 관점 등 극우주의의 사회적 현상과 문제점 등을 짚어내고 있다.
박권일
저자 : 박권일
저자 박권일은 월간 『말』에서 3년간 기자로 일했고 계간 『자음과모음 R』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겨레』 등 매체에 칼럼과 사회비평을 쓴다. 지은 책으로 『소수의견』, 공저로 『우파의 불만』 『88만원 세대』 등이 있다.
저자 : 김민하
저자 김민하는 2012년에 진보신당 기획실 국장으로 일했고, 2013년부터는 ‘미디어스’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닌을 사랑한 오타쿠』, 공저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 『우파의 불만』 『당신들의 대통령』 『트위터, 그 140자 평등주의』가 있다.
저자 : 김진호
저자 김진호는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전 한백교회 담임목사, 계간 『당대비평』 주간, 『한겨레신문』 칼럼 위원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시민 K, 교회를 나가다』 『예수의 독설』 『리부팅 바울』 『반신학의 미소』 등이 있다.
저자 : 남상욱
저자 남상욱은 도쿄대학교 총합연구과 비교문학/비교문화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2011년 미시마 유키오를 미국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고찰한 「미시마 유키오의 ‘미국’」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옮긴 책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문화방위론』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HK연구교수를 거쳐, 인천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자 : 문순표
저자 문순표는 독일 포츠담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연세대학원신문』과 『프레시안북스』 등의 매체에 얼마간 비평과 서평을 남겼다. 현재 ‘박정희 시대 전후 서양철학 수용’을 주제로 연구 중이다. 옮긴 책(근간)으로 『푸코, 데리다, 들뢰즈 이후의 프랑스 철학을 읽다』(가제), 『서구종말론』 『믿음 없는 이들의 믿음』이 있다.
창간사 | 이택광
머리말 | 박권일
1장 공백을 들여다보는 어떤 방식: 넷우익이라는 ‘보편 증상’ | 박권일
2장 한국의 극우 정당, ‘오지 않은 미래’인가? | 김민하
3장 한국 개신교 반공주의와 증오의 정치학 | 김진호
4장 현대 일본의 극우주의와 생-정치 | 남상욱
5장 극우와 계몽의 변증법 | 문순표
6장 다시 파시즘을 생각하자 | 이택광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라!
Memento hoc momentum
자음과모음에서 무크지 [모멘툼]을 새롭게 선보인다. [모멘툼]은 우리 공동의 삶의 터전이자 현장인 ‘지금, 여기’의 시의적 주제를 여러 필자가 다각도로 접근 ? 분석하고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생각과 실천을 확장해가자는 취지로 기획된 정론지다. ‘모멘툼’은 단순히 저자의 생각이나 이론만을 주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기반으로 삼고 연구 대상과 화자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몰입할 수 있는 서술 방식으로 다가가는 것, 그것이 무크지 ‘모멘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편집 동인을 중심으로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서 무크지는 정체성을 달리할 것이다. 단행본이자 잡지로서 무크지는 독자에게 완결된 논의를 전달하면서 또한 기동성을 보여줄 수 있겠다. 각자가 독립적이지만 각자의 논의가 내적인 논리에 따라 수미일관하게 꿰어질 수 있는 기획을 선보일 예정이다. 위기에 대한 묘사를 넘어서서 그에 대한 실질적 대안도 모색할 수 있는 시도들이 되었으면 한다.” _창간사에서
이처럼 모멘툼은 저자들의 생각을 단순히 한 권의 책에 담는 작업이 아니라 삶의 현장과의 간극을 좁혀나가고 결국 생각하고 실천하는 삶으로 나아가자는 함의를 담고 있다.
금번 창간호에는 박권일, 김민하, 김진호, 남상욱, 문순표, 이택광 총 6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위기의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낡고 새로운 극우의 시대에 관한 진단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 한국은 한마디로 ‘위기의 시대’를 겪고 있다 할 수 있다. 부분적 민주화가 가능했던 1987년의 체제는 이미 한계 상황을 맞이했다. 신자유주의를 바탕에 둔 경제체제는 부익부빈익빈, 소득 분배 불평등 등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치는 저마다의 이익과 권력 유지를 위한 정당 다툼에 머물러 있다. 최근 한국은 세월 호 사건과 판교 공연장 사고 등을 겪으며 한전 불감증에 걸린 나라,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파하지 않는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숱한 진단과 처방은 난무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방책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2012년 이후 한국 사회는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대립이 무의해진 국면을 맞이했다. 상징적 의미에서 진보 정당은 의회정치제도 내에서도 아무 의미도 갖지 않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특정 정당과 인물로 대변되는, 또한 일베 같은 특정 사회적 움직임으로 대표되는 ‘극우주의’라는 프레임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꿈꿔온 진보라는 가치를 도대체 왜 추구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해서,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진보의 문제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관해서 생각의 끈을 이어가는 육체적 ? 정신적 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보수적이거나 국수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사고방식이나 태도를 가리키는 극우주의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는 전체주의, 애국주의, 파시즘, 넷우익 등의 여러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지구적 사건이기도 하다. 이러한 까닭에,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극우주의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분석하고 우리의 현실에 비춰보고 재맥락화하는 작업이 요구되는 것이다.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에서 저자들은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극우주의의 특징을 저널적이고 구체적인 글, 아카데믹하고 추상성이 높아지는 글로 날카롭게 풀어냈다. 일베, 사회 운동과 정당정치, 극우주의를 보는 관점 등 극우주의의 사회적 현상과 문제점 등을 면밀히 짚어내고 있다.
[1장 ‘공백을 들여다보는 어떤 방식: 넷우익이라는 보편 증상’]에서 박권일은 “일베는 이해관계, 권력의지, 이념성 같은 개념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독특한 양태를 보이는 공간이지만, 일베의 유희성에 주목해 ‘인터넷 놀이 문화’라는 점을 부각하는 분석들도 있지만 왜 하필 일베 같은 형태의 놀이 문화가 나왔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한다.”라며 사회적 ? 경제적 배경과 별개로, 일베라는 공간의 구체적 작동 원리는 무엇인가에 대해 사유의 끈을 이어가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주목 경제, 즉 타인의 주목을 추구하는 활동이 최우선 순위를 점하게 되는 경향성 또는 사회 환경을 이야기한다. [2장 ‘극우주의의 정치적 성장’]에서 김민하는 극우주의가 가진 정치적 쟁점과 그 이면에 담긴 문제를 주목한다. 극우주의의 정치적 성장에는 “사회 내 위협들에 대한 태도가 공권력을 강화하고 대중의 일상생활에 대해 국가의 개입 여지를 증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틀로 작동하고 있음을 밝힌다. [3장 ‘한국 개신교 반공주의와 증오의 정치학’]에서 김진호는 박근혜의 상징적 위상을 축으로 하고 집단들의 자원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방식의 개발 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그러한 양상으로 사회가 조직되고 있는 것을 ‘포스트-신권위주의’ 체제라고 이야기한다. 이어 이 체제의 구동 엔진이자 공포 마케팅의 중심 논리인 ‘반공주의’의 가장 열렬한 행위자의 하나인 개신교 주류 세력을 살펴보고 오늘의 한국 개신교 주류 세력이 포스트-신권위주의 체제의 형성에 어떻게 연동되어 있는지를 드러낸다.
[4장 ‘현대 일본의 극우주의와 생-정치’]에서 남상욱은 현대 일본의 극우주의가, 종래의 이념-가치 중심주의적인 정치 활동에서, 생에 무게중심을 둔 정치 활동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살펴본다. 오늘날 일본에서 어떻게 이러한 일들이 가능해졌는지, 무엇이 인간을 벌거숭이로 만드는 행위를 소환하고, 지탱하고, 허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의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5장 ‘극우와 계몽의 변증법’]에서 문순표는 포스트 계몽 시대에서 가능한 계몽의 전략을 (극)좌우파 너머 광신주의의 관점에서 더듬어 보고 이를 통해 현재 귀환 중인 극우주의적 열정을 재조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6장 ‘다시 파시즘을 생각하자’]에서 이택광은 파시즘을 근대에 대한 하나의 이론이자 사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파시즘은 근대의 원리에 내재하고 있는 권력 작용의 극단화라고 보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극우주의로서 파시즘은 실천력을 획득하려는 이론이자 개인의 규범을 좌우하는 사상이므로, 파시즘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며, 이러한 접근을 통해 근대의 보편성을 토대로 전개되는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극우주의 정치 운동을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