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보장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버디물
과감하고 재기발랄한 손지상표 장르 소설의 매력
소설가이면서도 서사작법 연구자, 만화평론가, 번역가로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문장 웹진〉에서 ‘장르부문 연간 최우수상’, 2015년 웹진 〈크리틱M〉에서 ‘제1회 크리틱M 만화평론가 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한 손지상 작가의 장편소설이 네오픽션에서 출간되었다. 중단편집 『데스매치로 속죄하라: 국회의사당 학살사건』과 장편소설 『우주아이돌 배달작전』등을 쓰며 SF, 호러, 스릴러, 하드보일드 장르를 섭렵해온 작가는 이번『죽은 눈의 소녀와 분리수거 기록부』를 통해 더 유쾌하고 발랄하고 상쾌하게 돌아왔다. 『죽은 눈의 소녀와 분리수거 기록부』는 라이트문예 미스터리와 하드보일드 버디물이 절묘하게 결합한 ‘꿀잼 보장’ 소설로, 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대입 준비생 마동군과 ‘죽은 눈’의 천재 소녀인 성지은이 온갖 사건을 함께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손지상
1986년생. 소설가, 서사작법 연구자, 만화평론가, 번역가이다.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웹진]에서 ‘장르부문 연간 최우수상’, 2015년 웹진 [크리틱M]에서 ‘제1회 크리틱M 만화평론가 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했. 작법서 『스토리 트레이닝』 시리즈, 단편소설집 『데스매치로 속죄하라: 국회의사당 학살사건』, SF 장편소설 『우주 아이돌 배달작전』, 평론집 『크리틱지상주의』 등을 썼고,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나와 그녀의 왼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이며 좌우명은 ‘부자연주의’이다.
1장 중년 누드 발레리노와 쓰레기 수집 스토커
2장 중고거래 사기꾼과 입시지옥
3장 집 안 쓰레기와 마음속 쓰레기
4장 명탐정 콤비 결성과 첫 번째 분리수거
5장 두 번째 분리수거와 구권 5천 원권 지폐
6장 이기적 골절과 이타적 무릎 통증
작가의 말
마음속 쓰레기와 현실의 쓰레기들
분리수거하기!
소설은 주인공 마동군이 일본에서 살다가 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마동군은 원래 발레를 했는데 부상을 당해 포기한 상황. 대신 한국으로 돌아와 수능을 본 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그리고 돌아와보니 집은 난장판. 마동군을 맞이하는 건, 그의 아버지인 마리아노 씨다. “어서와아앙, 아드을!” 마리아노는 한때는 세계적인 발레리노였고 지금은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예능인이자 집 안에서는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는 나체주의자다.
어느 날 마동군은 집 근처에서 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수상한 소녀를 처음 마주친다. 광채를 잃은 초점 없는 눈동자. ‘죽은 눈’의 소녀인 성지은은 사람 마음을 읽는 데는 둔감하지만 머리만은 비상한 열일곱 살 천재다. 플라스틱 합성수지 가방부터 감정 분석 애플리케이션까지 뭐든 잘 고안해낸다. 한편 마동군은 아버지에 이끌려 새로봄안경원으로 들어서는데, 거기서 ‘매립지’의 일원들을 만나게 된다. 매립지는 편히 놀면서 마음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괴로움을 묻어버릴 수 있는 아지트. 그리고 ‘정신과 분노의 방’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온갖 물품들을 때려 부수는 공간이다. 마동군은 거기서 역시 매립지의 일원인 성지은과 다시 조우하며 친해지는데…… 그 와중에 실종 사건들이 줄줄이 터진다. 마동군과 성지은은 어떻게 이 사건들을 헤쳐나갈까. 마동군과 성지은 외에도 마리아노, 윤수지, 템파 등 소설 속 캐릭터들은 눈에 보이듯 생생하고, 이야기는 신선하고도 재기발랄하게 전개된다!
작가의 말
‘터미네이터’ 하면 떠오르는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보디빌더 전성기 시절 사진 중에는 그가 보통 사람의 다리만 한 팔뚝을 우아하게 펼치고, 트레이닝복 바지가 터질 정도로 두꺼운 다리를 구부리며, 발레리나가 지도하는 대로 동작을 취하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
제가 이 작품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발표한 소설은 주로 SF, 호러, 스릴러, 하드보일드 장르에 속했고 하나같이 무겁고, 괴기하고, 엄청나게 폭력적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대학 동기에게 책을 선물하고 들은 감상이 “너무 무서워서 다 못 읽었다”였지요. 그래서 저는 다른 이에게 선뜻 읽어보라고 권하지는 못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읽어주면 좋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던 차였습니다. 때문에 이 작품은 가볍고, 발랄하고, 유쾌한 작품이 되기를 바라며 썼습니다. 마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발레에 도전했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