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의 ‘세계를 바꾼 150명의 여성’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한 그녀가 고통스러웠던 7개월간의 자궁암 투병을 토대로 한 회고록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이 책은, 이브 엔슬러의 진실하고 용기 있는 암 투병기이자 강간과 폭력, 전쟁과 파괴로 무너진 세상의 아픔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와 연결된 몸인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이야기하는 강력한 선언이다.
이브 엔슬러
토니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작가, 사회운동가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여성 200명을 인터뷰해 금기의 대상이었던 여성 성기를 둘러싼 고민과 남성 폭력의 기억을 담아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그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1997년 오비상Obie Award을 받았으며 세계 140개 국가에서 48개 언어로 공연되었다. 그 후 <레모네이드Lemonade>, <특별 조치Extraordinary Measures>, <필요한 목표들Necessary Targets>, <굿바디The GoodBody>, <감정적 동물Emotional Creature>, <프룻 트릴로지Fruit Trilogy> 등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으며, 《버자이너 모놀로그》,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등을 출간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사회운동가로서 ‘브이데이V-Day’와 ‘원 빌리언 라이징 레볼루션One Billion Rising Revolution’을 조직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을 막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인권운동가 크리스틴 슐러 데쉬베Christine Schuler Deschyrver,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Denis Mukwege와 함께 콩고민주공화국에 여성 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치유 및 지원 센터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를 세웠다. <뉴스위크> 선정 ‘세상을 바꾼 150명의 여성’, <가디언> 선정 ‘100명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이름을 올렸다.
SCAN
떠나고 떨어져 나오는 삶
종말의 시작, 간 속의 검은 점
감정이 풍부한 의사 뎁
달콤하고 안락한 기면증
복합의료단지, 로체스터
환자의 위엄을 지켜주는 의사
수술에 관해 우리가 모르는 것들
여기서 너는 우지 강을 건너야 한다
절실한 두 개의 질문
히스테리의 어원이 된 자궁
콩고의 성흔 속으로 추락하다
내 동생 루가 여기 있다
내게서 없어진 것들
자비로 가는 길, 스토마
나는 어쩌다 암에 걸렸을까
아들과 함께 천천히 걷기
사자가 얼룩말을 삼키듯 햄버거 먹기
환자가 되는 법
몸 안의 검은 웅덩이 그리고 멕시코 만 기름 유출
다른 사람 되기
최고의 서비스를 조심할 것
멍청한 학생 5.2B 단계
화학치료 병동, 주입 스위트룸
미술과 수공예를 통한 소통
나무가 있는 방
까까머리, 내가 아닌 나
포트를 박음
화학치료는 내 약이 될 거야
타라와 칼리에게 기도하다
집단 화학치료
나무의 마법이 통하다
내가 바로 죽게 되어 있었던 그 소녀였다
당신은 우리와 함께 여기에
화학치료 닷새째 날, 사투의 정점
엄마 같은 여동생, 루
엄마를 놓아드릴게요
그건 바닷가였지, 아마
숨길 수도, 담아둘 수도 없는
친구 라다와 함께
죽음과 타미 테일러
사랑에 대한 불타는 명상
엄마, 이제 가세요! 날아가세요!
화학적 엄마를 빼내다
질로 살거나, 질로 죽거나
신디를 위해 방귀 뀌기
그것은 예감이 아니었다
믿음의 벼랑 끝에서
의식을 치르다
그녀는 살 것이다
정신과 의사, 수의 편지
여기에 환희가 있을 것이다
행복한 고릴라 가족
제2의 바람은 당신에게서 온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버자이너 모놀로그 이브 엔슬러
자신의 몸과 자아, 세상의 몸을 강렬하게 인식하다!
여성의 성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며 세상을 도발한 버자이너 모놀로그와 필요한 목표물 굿 바디 등의 희극 작품,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와 『마침내 불안정한』 등의 정치적 회고록을 남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오비 상Obie Awards 등을 수상한 극작가 이브 엔슬러. 『뉴스위크』의 ‘세계를 바꾼 150명의 여성’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한 그녀가 고통스러웠던 7개월간의 자궁암 투병을 토대로 한 회고록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를 펴냈다(원제: In the Body of the World: A Memoir of Cancer and Connection).
이 책은, 이브 엔슬러의 진실하고 용기 있는 암 투병기이자 강간과 폭력, 전쟁과 파괴로 무너진 세상의 아픔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와 연결된 몸인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이야기하는 강력한 선언이다.
이브 엔슬러는 콩고에서 활동하는 중에 끔찍한 강간과 폭력 사태, 광물 약탈 등을 직면하며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만다. 곧이어 그녀는 자궁암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7개월 동안 고통 스러운 수술과 치료의 과정을 겪으며 그토록 부인해왔던 자신의 ‘몸’을 강하게 인식하게 된다. 엔슬러가 인식한 몸은, 사람들이 찌르고, 구멍을 내고, 자르고, 단층촬영을 하는 몸이다. 자신의 병을 지구의 파괴와, 자신의 생명력을 인류의 회복력과 연결하면서 엔슬러는 마침내 자신과 세상의 몸과의 완전한 연결을 경험한다. 그녀가 경험한 세상의 몸은 어떤 관념이나 상징에 머무는 몸이 아니다. 세상의 몸은 인간의 신체처럼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땅이나 나무, 생명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문자 그대로 실체를 가지고 우리와 함께 존재하며 인간의 몸과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엔슬러는 주지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콩고에서 발생한 끔찍한 이야기들은 세상의 몸을 구멍 내고 파괴하는 인간의 부조리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것을 보고 하늘을, 하늘의 세포막과 그 오존층에 뚫린 구멍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은 ‘구멍 내는 기술자’가 되었다. 총알로 낸 구멍, 드릴로 뚫은 구멍, 상처를 주어 낸 구멍, 탐욕과 강간으로 만든 구멍”이라는 엔슬러의 표현은, 이러한 파괴가 단지 콩고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모두가 직면한 비극이라는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구멍이 생기는 곳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몸이기에 우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고,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땅의 능멸, 광물의 약탈, 질의 파괴,
그 모든 것은 서로 다르지 않았고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쟁에 시달리고, 8백만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고, 강간과 고문 등의 폭력으로 여성 수십만 명이 시달리는 콩고의 현실은, 무분별한 경제 성장과 부를 위해 몸의 기능, 나아가 미래까지 무너뜨리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브 엔슬러는 말한다. “콩고와 그곳 여성들이 개별적으로 겪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는 나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하지만 엔슬러는 이 엄청난 폭력의 이야기 안에서, 콩고의 여성들 안에서 ‘제2의 바람’을 발견한다. 제2의 바람. 그 바람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바람, 어떠한 고통도 넘어서는 용기와 도전과 희망의 바람이다. 우리 안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발견한 이브 엔슬러, 그리고 그녀가 우리의 심장에 건네는 뜨거운 외침. 그 외침은 바로 우리와 연결되어 있고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 대한 책임과 의무이다.
단지 몸에 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몸으로 읽는’ 책이다!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를 통해 우리는 엔슬러가 겪은 힘겨운 암 치료의 과정과 더불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여성의 고통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나와 상관없는 누군가의 일,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것,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몸의 종말, 세상의 종말을 경험한 그녀이지만, 결국 모든 것을 이겨낸 엔슬러의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 삶과 죽음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는 진솔한 이야기, 엔슬러가 자신의 몸을 부딪치며 함께하는 ‘환희의 도시’의 축제를 우리 자신의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