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네번째 책. 문화비평가로 상징성 있는 논의를 지속해온 이택광 저자가 2004년도부터 2010년도까지 한국 사회의 숨겨진 이면 속에서 문화의 구조를 드러내고자 했던 시도를 한 데에 엮었다. 한국 사회의 문화 현상들을 다각도로 분석함으로써 문화비평에 대한 정의를 다시 확립하고자 쓰인 짧은 문제의식이자 비평에세이다.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와 모순을 분석하고 한국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담론의 코드들을 징후적으로 읽어냄으로써, 현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실상, 즉 동시대성을 환기하고 있다. 지금 같은 대중의 시대에 한국 사회에 들이대는 인문학적 잣대와 비판은 스스로를 해부하고 또 복원하는 양날의 검으로써 우리 시대의 뼈아픈 성찰과 생생한 증언이 된다.
저자는 벤야민, 칸트, 마르크스 등 철학과 비평에 관한 원론 혹은 그에 관한 에세이를 비롯하여 유영철, 촛불집회, 월드컵, 쌍용자동차, 천안함 등 이슈화된 현상이나 사건들로 읽는 한국의 정치와 사회 이야기, 그밖에 루저의 난, 연예인의 자살, 막장 드라마, 알몸 뒷풀이 등 한국 문화와 산업 제 분야의 아이콘과 현상들로 읽는 실제 대중문화비평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의 문화비평이야말로 일상에 파묻혀 있는 불편한 정치성을 발굴해서 제 몫을 찾아주게 만드는 중요한 글쓰기임을 역설한다.
내가 소비하고 있는 문화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떤 것인가 하는 그 실체 분석과 왜 그러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 나아가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정치적 사유’가 머나먼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깨닫는 것, 이러한 ‘실재에 대한 열정’이 바로 이택광식 문화비평인 것이다.
이택광
미술, 영화, 대중문화 관련 글을 쓰고 있는 작가.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경북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에 자신을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구환경에 한동안 적응하지 못했으며 우주여행을 떠나는 그림을 그려서 꽤 큰상을 받기도 했다고 추억한다. 그 후로도 그림을 잘 그려서 여러 번 상을 탔지만 곧 시들해져서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얼떨결에 들어간 부산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이후 문화연구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대학원에서 철학과 문화이론을 전공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워릭 대학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셰필드대학 대학원 영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에 있으면서 『교수신문』 통신원으로 활동했고 몇 군데 잡지에 기고를 했다. 영국에서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을 즐겨 읽었고 그의 글에 이끌려 19세기 파리와 유럽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몇 년 동안 도서관과 미술관을 오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며 여름이 오면 측백나무들이 가지런한 볕 좋은 공원에 누워 빈둥거리거나 영국 펍의 비어 가든에서 빛깔 좋은 맥주를 마셨다고 전한다. 그 행복한 시간에 많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눴고 책 쓸거리들을 잔뜩 얻어 돌아왔으며 광운대학교에서 문화이론과 문화연구를 가르쳤다.
그는 자신의 모토를 “그림의 잉여를 드러내는 글쓰기” 라고 밝히며 글쓰기는 그림 그리기의 대리물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림에 대한 글을 계속 쓸 생각이라고 포부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1999년, 영화주간지 <씨네 21>에 글을 발표하며서 본격적인 문화비평을 시작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국제 신문>에 영화 비평을 쓰기도 했으며, PSB 라디오에서〈이택광의 문화 읽기〉를 진행했다.
저서로는 『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2008), 『세계를 뒤흔든 미래주의 선언』(2008), 『이현세론: 영웅 신화와 소외성의 조우』(형상 1997),『들뢰즈의 극장에서 그것을 보다』(갈무리 2002),『민족, 한국 문화의 숭고 대상』(2007),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2007),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2002),『무엇이 정의인가?』(2011)(공저), 『마녀 프레임』,『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인생론 On Life』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숀 호머 Sean Homer의『프레드릭 제임슨 Fredric Jameson: Marxism, Hermeneutics, Postmodernism』(문화과학사 2002)이 있다.
서문
Part 1. 철학과 비평 사이
문화비평의 페다고지
위반을 위한 변명
벤야민
숙명의 트라이앵글
방법론의 은하계
생존지상주의
프랑스 철학
냉소주의 시대의 인문학자
철학
인문좌파란 무엇인가
마르크스의 귀환
Part 2. 사회와 정치 사이
연쇄살인범의 발견
우익 이데올로그 조갑제가 고독한 이유
우리의 중세
불륜 드라마, 우리 시대의 리얼리즘
낯선 윤리의 출현
이순신, 그 불멸의 분열
몸짱-얼짱 신드롬은 무엇인가
강준만을 위하여
부정과 부인
박정희, 그 반복의 자리
독도라는 아이러니
신성 가족의 몰락
전두환
김 일병
정치 자금의 추억
2006년 월드컵
북핵의 정신분석
아파트라는 증상
한국 중간계급은 무엇을 욕망하는가
신정아와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반지성주의
추기경의 죽음
스포츠와 정치인
이명박과 노무현
부자 신드롬
모든 것은 이명박 탓인가
촛불에 대한 다섯 가지 테제
미디어법
이명박식 민주주의
쌍용자동차
김대중
김길태와 한국 사회
경쟁에 대하여
신세경, 송두율, 쌍용자동차
천안함
괴담
국가와 우파
2010년 월드컵
월드컵 응원녀
정대세
황제의 식사
공인이라는 정치적 지점
서민은 나타나지 않는다
타블로 논란
전쟁에 대한 이중 전략
Part 3. 문화와 인물 사이
한류는 무엇인가
휴대폰에 대하여
독신주의의 정치경제학
찜질방
김삼순
뉴올리언스 또는 좀비
스타리그
<어메이징 레이스>
‘마빡이’, 근대적 노동에 대한 조롱
소주 마시는 여성들
유령 작가
여자 연예인의 자살
전지현과 낸시랭, 누가 더 예술적인가
보수주의자 김수현의 주이상스
책의 현실
<워낭소리>
신해철은 진보 인사인가
성기 노출
연예인의 노동
막장 드라마
미학과 정치
팬덤과 민주주의
꿀벅지는 성희롱인가
그랜저 광고
루저의 난
인터넷과 지식 생산
미국 드라마
소녀시대
마녀사냥
알몸 뒤풀이?
<지붕 뚫고 하이킥>이 없는 현실
<추노>
아름다움
개그 없는 정권
<신데렐라 언니>
케이블 방송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자음과모음에서 지난 3월에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을 그려나갈 ‘하이브리드 총서’ 1차분 3종을 선보인데 이어 올 6월 2차분, 이택광 문화비평가의 한국 문화비평집 『이것이 문화비평이다』와 정진열 ㆍ 김형재 두 그래픽 디자이너의 도시 읽기 『이면의 도시』 2종을 펴낸다.
“경계 간 글쓰기, 분과 간 학문하기,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통섭’의 학문하기가 한국의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하이브리드 총서는 문학평론가이자 작곡가인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디자인 연구자 박해천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여성학자 권김현영 외 5인의 『남성성과 젠더』등 총 3권을 통해 이미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젊고 의욕 있는 학자들의 야심 찬 학문적 실험과 매력적인 글쓰기가 한데 어우러진 보기 드문 총서로써, 익숙한 대상들을 낯선 시각과 실험적인 방법론을 통해 새롭게 조명해낸 이들의 탐구는 앞으로도 작금의 인문학도들이 참조해야 할 중요한 판본이 될 것이다. 향후 문강형준, 이현우 등의 근간도 준비 중이다.
한국 대중문화비평의 페다고지를 열다
하이브리드 총서 네 번째 책, 이택광의 『이것이 문화비평이다』는 1990년대 이후 한국에도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문화평론에 근거해 한국 사회의 문화 현상들을 다각도로 분석함으로써 문화비평에 대한 정의를 다시 확립하고자 쓰인 짧은 문제의식이자 비평에세이로, 문화비평가로 상징성 있는 논의를 지속해온 저자가 2004년도부터 2010년도까지 한국 사회의 숨겨진 이면 속에서 문화의 구조를 드러내고자 했던 시도를 한 데에 엮은 것이다.
문화비평은 이른바 문화라는 형식을 통해 사회의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문화비평은 장르비평에서 다룰 수 없는 주제의식들을 가지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고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문화비평은 어떤 정치 이론이나 철학 이론을 ‘적용’해서 대상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 속에 드러나는 이론적인 측면들을 찾아내서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대중문화라는 이름의 상품들은 모두 정치적 함의를 감춰두고 있다. 지극히 문화적인 것에서 가장 정치적인 것이 출몰하는 법, 대중문화야말로 정치적인 것을 관리하고 배제하기 위해 발명된 공동체적 도덕성의 구현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적인 것에서 정치적인 것을 발굴해내는 것이 곧 ‘문화비평가의 사명’이라고 믿는 저자의 논리는 그 자체로 충분히 하이브리드적이라 할 수 있다.
문화비평이 중요한 이유는 당대 사회의 가치 판단의 문제라는 점에 있다. 어떤 사물의 가치를 평가하거나 판단하는 과정은 가장 중요한 현상 인식과 더불어 담론의 주도권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을 형성한다. 저자는 대중들의 욕망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대중문화이며, 대중들의 정치성은 욕망의 논리를 통해 드러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대중문화를 통해서 현실을 사유하는 것은 첨예하게 근대화의 모순과 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 사회에 매우 중요한 좌표가 된다.
‘지금 여기’에 대한 전면적 사유, 이것이 이택광식 문화비평이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와 모순을 분석하고 한국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담론의 코드들을 징후적으로 읽어냄으로써, 현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실상, 즉 동시대성을 환기하고 있다. 지금 같은 대중의 시대에 한국 사회에 들이대는 인문학적 잣대와 비판은 스스로를 해부하고 또 복원하는 양날의 검으로써 우리 시대의 뼈아픈 성찰과 생생한 증언이 된다.
저자는 벤야민, 칸트, 마르크스 등 철학과 비평에 관한 원론 혹은 그에 관한 에세이를 비롯하여 유영철, 촛불집회, 월드컵, 쌍용자동차, 천안함 등 이슈화된 현상이나 사건들로 읽는 한국의 정치와 사회 이야기, 그밖에 루저의 난, 연예인의 자살, 막장 드라마, 알몸 뒷풀이 등 한국 문화와 산업 제 분야의 아이콘과 현상들로 읽는 실제 대중문화비평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의 문화비평이야말로 일상에 파묻혀 있는 불편한 정치성을 발굴해서 제 몫을 찾아주게 만드는 중요한 글쓰기임을 역설한다.
내가 소비하고 있는 문화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떤 것인가 하는 그 실체 분석과 왜 그러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 나아가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정치적 사유’가 머나먼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깨닫는 것, 이러한 ‘실재에 대한 열정’이 바로 이택광식 문화비평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