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게 백혈병에 걸린 아내가 찾아온다. 그가 선원 생활을 하는 동안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아이마저 버린 채 떠났던 아내였다. 아내는 그에게 살고 싶다고 절규한다. 아내를 입원시키기는 했으나 미움이 남아 살가운 위로의 말조차 건넬 수 없었던 그는 무균실 병동을 나오면서 푸른 불빛 때문인지 물소리를 환청으로 듣는다. 문득 그는 자신만이 바다에서 힘겹게 떠돈 것이 아니라 아내도 자신의 삶이라는 바다에서 외롭게 떠 있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친다. 폭풍우 속에서 배를 예인해 항구에 정박시키려는 주인공의 사투는 마치 자신과 아내의 삶과 사랑에 바치는 고투와도 같다.
강진
저자 : 강진
전남 순천 출신. 건국대 국문학과와 상명대 문화기술대학원 소설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현대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건조주의보」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너는, 나의 꽃』, 10인 테마소설집 『피크』, 11인 테마소설집 『캣캣캣』, 글쓰기 책 『강진·백승권의 손바닥 자서전 특강』이 있다.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6년 서울문화재 단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