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역적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옥사한 한 장수가 있다. 400년 전 광주, 전설 속의 장수는 어려서부터 비범하였고 누이와 함께 공부하고 무술을 익혔다. 아무도 자신과 겨룰 사람이 없자 그는 오만해졌는데,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아줄 누군가를 원하던 백성들과, 그의 누이는 기고만장한 그의 태도를 걱정했다. 남매는 어느 날 생사를 건 내기를 하게 되고, 내기에 진 누이의 목을 동생은 베고 만다. 조선시대 김덕령 장군이다.
해마다 5월, 최루증 환자처럼 울어대는 사람들은 ‘당신’에 대한 이야기로 마음의 고통과 앙금을 털어낸다. 이들은 당신을 두려워하고 미워하며 욕하고 업신여기고 죽이고 싶어 하지만, 또한 당신의 뻔뻔한 모습에 당황한다. 권력을 좇기 위해 개처럼 달려간 ‘당신’, 나는 오늘 김덕령 장군이 넘나들었던 무등산을 오르며 당신을 생각한다.
문순태
저자 : 문순태
1941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고, 조선대,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4년 ≪한국문학≫에 「백제의 미소」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집으로 「고향으로 가는 바람」, 「징소리」, 「철쭉제」, 「시간의 샘물」, 「된장」 등이 있고, 장편소설 『타오르는 강』, 『그들의 새벽』, 『정읍사』 등을 발표했다. 한국소설문학 작품상,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이상문학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