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도시

앨리스의 도시

저자1 김하서
저자2
출판사 에브리북
발행일 2018-09-17
분야 한국단편소설
정가 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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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시간의 차원, 환상 공간과 현실 세계를 오가는 욕망과 고독에 관한 통찰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과 죄의식, 잔인성을 드러내는 데 특이한 개성과 성취’를 보여주면서, ‘서로 어긋나 있는 시간의 차원을 겹쳐 보임으로써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불가해한 힘을 드러내는 데 재능’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김하서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불안으로 인해 질주한다. 그러면서 타인의 결핍에 귀 기울인다.
<앨리스의 도시>
그는 악몽을 꾸었다고 생각했다. 꿈에서 본 것은 삼십 대 중반쯤 된 한 남자였다. 남자는 핑크 토끼 가면을 쓰고 있었다. 반들반들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거리를 걷다 ‘앨리스’에게 팔을 붙잡힌 그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목격하게 되고, 피로 물든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핑크 토끼 가면을 발견한다. 아찔한 그 순간 이혼한 지 반년이 지난 전처에게 온 전화벨이 울린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등 뒤로 엄습했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는 당황스러웠지만 아무 일도 아니라고 주문을 걸듯 태연하게 손으로 이마를 쓸었다. 손바닥에 축축한 땀이 배어 나왔다. 그의 입에서 난데없이 바람이 빠지는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여자를 거칠게 뿌리치고 그가 가던 길을 가면 그만이었다. 그는 강한 의지를 담은 눈빛으로 여자를 쏘아보았다. 여자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당황과 혼란에 빠진 것은 그였다. 여자는 그에게 접근한 순간부터 줄곧 흔들림 없이 집요했다. (<앨리스의 도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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