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 속에 숨겨진 마법 같은 비밀!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의 작품 『시간을 파는 상점』.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당선작으로, 흐르는 시간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소방대원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빠의 뜻을 이어받은 주인공 온조. 인터넷 카페에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으로 ‘시간을 파는 상점’을 오픈해 손님들의 어려운 일을 대신 해주면서 자신의 시간을 판다. 범인으로 지목된 아이가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PMP3 도난 사건에 대한 의뢰, 할아버지와 맛있게 식사를 해달라는 엉뚱한 의뢰, 천국의 우편 배달부가 되어 달라는 의뢰 등 여러 가지 의뢰가 이어진다. 그러던 중 PMP3 분실 사건으로 죽음에 이를 뻔한 친구가 밝혀지고 온조와 친구들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오는데….
김선영
1966년 충북 청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그 후 청주에서 지금껏 살고 있다.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막연히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대와 이십대를 보냈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밀례」로 등단했으며,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밀례』, 장편소설 『특별한 배달』 『미치도록 가렵다』 『열흘간의 낯선 바람』 『내일은 내일에게』 『시간을 파는 상점 2: 너를 위한 시간』 등이 있다.
시간을 파는 상점
첫 번째 의뢰인, 그놈
축 개업, 시간을 파는 상점
잘린 도마뱀 꼬리
크로노스 대 카이로스
지구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
어머니를 냉동실에 넣어주세요
천국의 우편배달부
자작나무에 부는 바람
가네샤의 제의
불곰과 살구꽃
일 년 전에 멈춘 시계
망탑봉 꼭대기에서 뿌려주세요
시간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모른다
바람의 언덕
미래의 시간에 맡겨두고 싶은 일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심사평 : 이상권, 박경장, 박권일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당선 소감 : 김선영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 이상권, 김선영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디딤돌!
시간의 양면성을 재미있게 엮어낸 소설, 그 마법 같은 비밀은…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 작가의 『시간을 파는 상점』은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의 열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지난해(2011년 연말)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응모작 중 단연 돋보임으로써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작품이다. 당선작은 우리나라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은 흐르는 시간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다분히 철학적이고 관념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놀랍도록 편안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추리소설 기법을 살짝 빌려다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데, 그 흐름이 참으로 자연스럽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힘은 물론이거니와 펼쳐지는 문장과 어휘의 선택은 청소년 독자에 대한 배려,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사유와 책임감이 느껴진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의미가 있어 눈에 띄는 작품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 하지 못하는 것, 그런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되새김질한 다음 자기만의 색깔을 입힌 훌륭함에 심사위원들은 우리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디딤돌이라고 평했다.
스스로 시간을 놓지 않는다면
절망의 시간은 희망을 속삭이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작가 김선영은 『들뢰즈, 유동의 철학』이라는 책을 통해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과거와 현재의 상호 침투와 상호 연쇄, 우리가 보낸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사유할 때, 때마침 신문에서 예쁜 중국 여자의 사진과 함께 ‘제 시간을 팝니다’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또한 그때 한 아이의 죽음을 전해 듣게 되었다.
“제 아들과 같은 또래였죠. 야자가 끝날 무렵 도난 사건이 있었는데, 범인으로 지목된 아이에게 선생님은 ‘내일 보자’라는 말로 시간을 유예시켰던 모양입니다. 그 아이는 밤사이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다음 날 스스로 죽었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들한테 그 말을 전해 듣는 순간 냉장고 앞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그 시간이 견디기 힘들었을까요. 결국 앞에 놓인 또는 더 멀리 놓일 시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꽃다운 아이들이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그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버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발 죽지 마라, 외치고 있었습니다. 다시 제가 생각하고 있던 ‘시간’과 교차되는 느낌이 들었고, 그 사건은 강력한 실타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이야기는 구성되었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여 4개월 정도 걸린 듯합니다. 쓰는 동안 등장인물들이 살아 나와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연대하여 절망을 희망으로 바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