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사상가이자 뜨거운 시인 김지하의 역사가 담긴 시들을 만나다!
김지하 시인의 사상과 예술의 결정체가 담긴 시집 『시 삼백』시리즈 제2권. 「시 삼백」시리즈는 김지하 시인의 최근 몇 년의 시작 중 305편을 모아서 엮을 시집으로 시인의 삶과 일상, 사상과 감성,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녹아있다. 의미와 압축, 어려운 수사를 사용하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녹여낸 시들은 시인의 빛나는 통찰로 인해 깊은 여운을 전한다. [제2권]
☞ 북소믈리에 한마디!
김지하 시인은 민족문학의 상징이자 유신 독재에 대한 저항운동의 중심으로서 도피와 유랑, 투옥과 고문, 사형선고와 무기징역, 사면과 석방 등 형극의 길을 걸어온 작가이다. 그는 독재 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온 양심적인 행동 시인으로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을 비롯해서 「이산문학상」, 「정지용문학상」등 굵직한 문학상을 대거 수상했다.
▶이 시집은 속지가 노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김지하
저자 : 김지하
본명은 김영일이다.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대일 굴욕 외교 반대 투쟁에 가담해 첫 옥고를 치른 이래, 8년간의 투옥, 사형 구형 등의 고초를 겪었다. 독재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온 양심적인 행동인으로, 한국의 전통 사상을 오늘의 상황 속에서 재창조하고자 노력하는 사상가로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룩했다. 시집으로는 ‘황토’,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애린’, ‘검은 산 하얀 방’, ‘이 가문 날의 비구름’, ‘별밭을 우러르며’, ‘중심의 괴로움’, ‘화개’ 등이 있고, ‘밥’, ‘남녘땅 뱃노래’, ‘살림’, ‘생명’, ‘생명과 자치’, ‘사상기행’, ‘예감에 가득 찬 숲그늘’, ‘옛 가야에서 띄우는 겨울편지’, 대설(大說) ‘남’, ‘김지하 사상전집(전3권)’, ‘김지하의 화두’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1975),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1981), 크라이스키 인권상(1981) 등과 이산문학상(1993), 정지용문학상(2002), 만해문학상(2002), 대산문학상(2002) 등을 수상했다.
賦72 내가 어디서 / 賦73 내가 너에게 언제 / 賦74 댓잎 / 賦75 반면교사 / 賦76 지옥에서 / 賦77 월정사 까마귀 / 賦78 두희에게 / 賦79 나하고 아무 상관 없는 / 賦80 나의 윤초 / 賦81 한산표연 / 賦82 슬픈 내 동정 / 賦83 황사 바람 부는 날 / 賦84 그리움 때문에 / 賦85 아버지 / 興86 어저께 / 興87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 興88 빛을 이루는 길 / 興89 내 인생 / 興90 새 날 / 興91 법보에 / 興92 땡 / 比93 우체국 근처에서 / 比94 전환 / 比95 여기에 참 길이 열리니 / 比96 일지매를 보며 / 比97 그늘 진 사람들 / 比98 우리가 그것을? / 比99 가는 것들에 대해서 / 賦100 청산에게 / 賦101 산에 올라 / 興102 바람 풍 28 / 興103 바람 풍 29 / 興104 바람 풍 30 / 興105 이 세상 끝에는 / 興106 벽암록 / 興107 시호일 / 興108 너무 일찍 일어나 / 興109 나에게 돌아온 나 / 興110 무엇이 나를 묶는가 / 興111 내 마음 호수 같기를 / 興112 이 믿음으로 끝까지 / 興113 없음 / 風114 바람 풍 3 / 風115 바람 풍 5 / 風116 바람 풍 6 / 風117 바람 풍 7 / 風118 바람 풍 8 / 風119 바람 풍 9 / 風120 바람 풍 / 風121 바람 풍 11 / 風122 바람 풍 12 / 風 바람 풍 13 / 風124 바람 풍 14 / 風125 바람 풍 15 / 風126 바람 풍 또 15 / 風127 바람 풍 16 / 風128 바람 풍 17 / 風129 바람 풍 18 / 風130 바람 풍 19 / 風131 바람 풍 21 / 風132 바람 풍 23 / 風133 바람 풍 24 / 風134 바람 풍 25 / 風135 바람 풍 26 / 風136 바람 풍 27 / 風137 이 세기의 끝에 / 賦138 북한 애들 / 賦139 정말 너에게 / 賦140 내가 나에게 말합니다 / 賦141 내가 너에게 / 賦142 내가 검은 그이에게 / 賦143 불망 / 賦144 유난히 오늘 새벽에 / 興145 몸 윤초 / 興146 침묵의 한 속소리 / 興147 번안에게 / 興148 비록 나에게 / 興149 이미 다녀갔다 / 興150 9월6일 산알이 내게 온 뒤 / 興151 오늘 이후 / 興152 땡이와 푸름이 / 興153 내가 나에게 이리 / 興154 부디 / 興155 물 / 興156 60년 만에 / 興157 미륵섬 / 興158 비루 / 興159 무제 / 興160 나에게 한 송이 / 興161 꽃 한 송이와 샘물 / 興162 어제에 이어 / 興163 섬 / 興164 나의 흥비가 / 興165 오랜 인연들조차 / 興166 아무것도 없는 / 興167 내가 이제 더 무엇을 / 興168 회촌에서 또 하룻밤 / 興169 한 시절 속에 흰빛과 검은 그늘 / 興170 무심중 / 興171 땡이 엄마에게 땡이가
이제 이렇게 한번 가보자.
어떻게?
시의 한 양식에만 매달리지 말고 여러 양식에 여러 가지 지향을 담아 그야말로 달이 천 개의 강물에 다 다른 얼굴로 비치되 작은 먼지 한 톨 안에도 우주가 살아 생동하도록 그렇게.
여러 해 전 나는 공자가 당대 민초들의 찬가나 정치적 비판시 이외에도 노래와 이야기와 교훈적인 시들을 엇섞어 ‘시삼백’의 백화제방을 시경으로 들어 올렸음이 당대 문예의 한 방향 제시였음을 기억해냈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아시안 네오 르네상스는 우선 시에 있어서 또 하나의 ‘시삼백’을 원하고 있다.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다.
먼저 나 자신부터 천태만상이니 어쩌랴!
(…중략…)
그래 내 좋아하는 문학이론가 홍용희 교수에게 어느 날, ‘당신이 공자 노릇을 해라. 내가 민초 노릇을 하겠으니 한번 내 뒤죽박죽 시작들 속에서 시삼백을 건져내보라!’ 그래서 나의 수백 편의 최근 시편들을 이야기[賦], 노래[興], 교훈적인 것[比], 풍자[諷], 초월적인 명상[神]의 다섯 가지 양식으로 먼저 홍 교수가 갈라냈다. 그런데 홍 교수의 ‘시삼백’을 내가 다시 검토하면서 내 자신이 크게 놀라게 되었다. 물론 홍교수가 손댄 원고 뭉치 이외에도 수많은 시고들이 그 밖에 또 있어서이지만 좌우간 ‘부, 흥, 비, 풍, 신’ 말고도 무엇으로 갈래 짓기 힘든 매우 복잡한 지향의 컴컴한 새로운 양식적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마구니 같은 혀를 날름거리고 있어서다.
(…중략…)
홍 교수가 갈래 지은 이백 편은 그대로 ‘부, 흥, 비, 풍, 신’으로 나아가되 그 밖에 백 편 정도는 다시 우선은 세 가지로 크게 나누어 조금 애매한 말이지만 ‘땡’, ‘똥’, ‘뚱’으로 이름 붙여 재구성하기로 했다.
‘땡’은 물론 우리 집 고양이 김막내의 별명으로 ‘중생시(衆生詩)’의 양식이고, ‘똥’은 좀 구린내 나는 상상력의 영역, 이른바 흰 그늘이 조금 심한 편을, 그리고 ‘뚱’은 세상이 마음에 안 들거나 사는 데에 영 재미가 없는 그런 차원을 지적하는 것이겠다. 앞으로 이러한 지향이 다시 어떤 특정한 장르로까지 발전할 것인지는 지금으로서는 난 잘 모르겠다.
김지하(사상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