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작품 논쟁

저자1 류병학
저자2
출판사 에브리북
발행일 2020-06-22
분야 인문/사회/역사
정가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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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사라져가는 사물들을 가지고 잊혀짐에 대하여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작업실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슬픈 사물들은 뭔가 속삭이는 듯 합니다. TV, 선풍기, 라디오, 벽시계, 청소기, 가스레인지, 바리깡, 담배, 성냥, 중/고등학교 영어참고서, 가방, 보온도시락, 가방, 연필, 지우개, 노트, 자, 진로관광소주, 나폴레옹, 삼페인, 조우커, 토닉워터… 등 그 외에 작고, 사소한 그러나 의미 있을 만한 사물들. 아들 둘을 키우며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까지의 사연 있는 사진, 유치원 무렵 낙서들, 장난감, 유희왕 카드… 이런 것들입니다.”
– 2014년 부미 아트홀의 안시형 개인전 <잊혀짐에 대하여> 중에서
사라져가는 사물들. 그것은 안시형이 생활하면서 사용했었던 사물들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사용가치를 상실한 오브제들이다. 그런데 안시형은 사용가치를 상실한 그 오브제들을 자신의 재산목록에 넣는다. 재산(財産)은 흔히 재화와 자산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간주된다. 이를테면 개인, 단체, 국가가 소유하는 토지, 가옥, 가구, 금전, 귀금속 따위의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을 뜻한다고 말이다.
물론 재산은 단지 금전적 가치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재산은 소중한 것을 비유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 안시형의 재산목록에 적혀있는 사라져가는 사물들은 당신에게는 ‘보잘것없는 사물’들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안시형에게는 ‘소중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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