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언 왁싱

브라질리언 왁싱

저자1 신주희
저자2
출판사 에브리북
발행일 2018-09-17
분야 한국단편소설
정가 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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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모서리 그 너머가 궁금해졌다” 고통의 입체성을 되살리는 법
세계에 대한 평면적 이해를 거부하고, 다각도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이야기의 입체성을 중시해온 신주희의 소설이다.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던 이력답게 소설집에 실린 열 편의 작품은 강렬한 감각으로 체험된다. ‘점, 선, 면과 같은 사람들이 부딪치고 깨지면서’ 생긴 날카로운 모서리 같은 고통의 순간을 뻣뻣한 관절 마디가 꺾이는 듯한 생생한 통증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충격은 무감각해진 상태에서 깨어나 고통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이다. 이 소설은 “사고 차량에서 의식을 찾아가는 필사적인 과정을 요가 자세로 환치한 솜씨뿐만 아니라 구성의 긴밀도와 문장의 안정성도 탁월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브라질리언 왁싱>
나나는 사장의 왁싱숍 운영 방식 전부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1년째 이 왁싱숍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모두 다 반대할 것까지는 없었다. 빳빳한 명함의 종이 질감도 좋았고, 당장 예약이 없는데도 예약 없이 찾아온 고객들을 돌려보내는 것도 이해됐다. 결정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선생님’이라는 호칭 때문이었다. 사장은 직원을 모두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그런 나나가 고객에게 왁스를 펴 바르며 속으로 중얼거리던 것을 이 밖으로 뱉어냈다. “아, 이런 ××년.”

처음 여자의 그곳을 봤을 때 나나는 조금 웃었다. 여자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여다본 기분이 들었고, 생각보다 초라하다는 생각을 했다. 딱 여자의 나이만큼 검고 붉은, 작은 구멍은 탄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나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이 여자는 화가 났을까? 그래서 사람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일까? 나나는 여자의 거웃 위에 따뜻한 스팀 타월을 올렸다. (<브라질리언 왁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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