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은 카키와 함께 옛 발전소가 있던 ‘무진’에서 의뢰받은 물건을 수거한다. ‘에코 타운’이라는 이름의 그 지역은 이제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피폭되었다. 폭발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수연은 카키를 따라다니며 일을 돕는다. 카키는 수연보다 두 배는 오래 살았다. 몸이 녹아내리는 아버지를 살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기억,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개, 무의미한 공놀이를 하던 당구장과 만화방. 회색 방호복을 입고 텅 빈 거리를 걷는 두 명의 인물들을 통해 생과 사의 기이함과 슬픔을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
최민우
저자 : 최민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하고 2012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 소설 『점선의 영역』이 있다. EBS라디오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