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자신의 기원을 찾아 떠난 입양 소녀의 치열한 성장기!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집 선정 작가 박선희의 소설 『베이비 박스』. 갓 태어난 아이를 비밀스럽게 놓고 갈 수 있도록 만든 박스. 버려진 아이를 죽음에서 건져 올리는 베이비 박스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작가는 이 베이비 박스에 버려져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을 간 주인공을 통해 해외입양아들이 겪는 문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너무 쉽게 버려지고 입양 보내지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이 겪는 인종차별 · 양부모와의 갈등 · 정체성의 혼란을 파양아 리사가 친부모를 찾는 과정을 통해 사실적이고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열여덟 소녀 리사가 ‘나’를 찾아 부딪히고 성장하는 모습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커다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해외 입양을 모른 척 덮어두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동시에, 리사처럼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치열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애정 어린 시선과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리사를 통해 작가는 말한다. “나는 밤마다 신에게 기도할 거다. 네가 너를 잘 지키며 살아가게 해 달라고. 너와 같은 모든 아이들이 이 세상에 있어야 할 이유를 매일같이 깨닫게 해 달라고. 그들에게 별빛 같은 축복을 내려 달라고.” 이 작품이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박선희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교육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했다. 소설가가 되기 전까지 기간제 교사, 출판사 편집자, NGO 활동가, 소극장 기획자 등 다양한 직업을 즐겁게 옮겨 다녔다. 특히 NGO 활동가로 일하면서 ‘인간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결코 그것을 다스릴 권리가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소극장 기획자로 대학로에서 일할 때는 가난하면서도 열정적이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직장 생활 내내 재미로 소설을 습작하다가 2002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美美」가 당선되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인생은 흥미진진한 모험’이라는 생각으로 유목민적 정신세계를 꿋꿋이 유지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상투적인 어른이 되는 게 싫어 영원히 철들지 않기로 결심했다. 북한산과 도봉산과 수락산이 바라보이는 11층 주사위만 한 작업실에서 작은 화분 네 개와 평화로운 동거 생활을 하고 있다.
A예고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하면서부터 ‘십대’에 급격히 매료되었고, 조카 네 명이 모두 청소년이 되면서 십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부풀어 올랐다. 머릿속에 좌충우돌하는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아이들의 이야기가 손가락 끝을 타고 쏟아져 나왔다. 질주하듯 세상으로 나온 이야기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로 제3회 블루픽션상을 받았다. 2007년 대산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소설집 『미미美美』, 장편소설 『파랑치타가 달려간다』, 『줄리엣 클럽』, 『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그놈』이 있다.
다섯 개의 퍼즐 조각 7
칭크 칭크 옐로 치크!! 45
받지 않은 편지 66
뉴저지의 파파걸 105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음 136
마카엘 천사의 죽음 163
나는 둘 다야 191
작가의 말 221
나를 버린 엄마 따위 그립지 않다. 하지만 반드시 만나고 말겠다!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리사는 갓난아기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 양아빠는 리사를 사랑으로 키웠지만 양엄마는 리사를 미움으로 키웠다. 열여덟이 되던 해 양아빠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고 장례식이 끝난 그날 저녁, 양엄마는 리사를 내쫓는다. ‘왜 나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바다 건너 미국까지 와서 또다시 버려졌을까. 살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일까?’ 파양서류가 된 입양서류를 보며 리사는 생각에 빠진다. 입양서류에 적힌 한국 이름 ‘미지’. 미지, 어떤 사실을 아직 알지 못함. 리사는 자신이 양아빠 말대로 “틀림없는 미국인”인지 아이들 말대로 “한국에서 팔려온 싸구려 입양아”인지 알 수 없다. 리사는 이 긴긴 방황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자신의 기원인 친엄마를 찾아 한국으로 떠난다!
한국에서 엄마를 찾는 동안 리사는 친구 진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다정한 진, 엉뚱 발랄한 랑, 자유로운 영혼의 연극배우 엄마. 이 세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보며 나를 버린 엄마에 대한 반감과 보고픔이 뒤섞여 리사의 마음이 거칠게 파도친다. 특히 부족함 없이 살면서 불평만 하는 동갑내기 철부지 랑을 볼 때면 가슴이 쿡 쑤실 만큼 부러웠다. 그런 랑이 어느 날 “나 너무 미워하지 마. 알고 보면 나도 불쌍한 애니까.”라며 가족의 비밀을 털어놓는데…….
달랑 서류 한 장 들고 떠난 한국에서 리사는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아무 비밀도 없이 행복해 보이는 랑네 가족의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청소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한 작가, 박선희
정체성을 고민하는 열여덟 입양 소녀의 치열한 사춘기를 그리다
“우리 사회에는 정해진 시스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런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박선희 작가. 그가 신작 『베이비 박스』로 돌아왔다. 이 작품을 통해 ‘어쩔 수 없다’는 말로 해외 입양 문제를 덮어두고 있는 사회에 질문을 던지며 입양아의 입장에서 해외 입양의 실태를 보여준다.
타 문화권, 다른 인종의 양부모 밑에서 자란 리사가 제일 처음 가진 의문은 아마 ‘나는 왜 다르게 생겼을까’이지 않을까. 양아빠의 초록 눈을 바라볼 때마다 리사의 까만 눈동자는 혼란스러움으로 더욱 어두워지고, 창백하리만치 하얀 아빠의 옆에서 다르지 않다고 애써 믿으려고 하면 할수록 리사의 얼굴은 노랗게 질려만 갔다. 그렇게 부모와 다른 외모에 ‘왜?’라는 질문을 속으로 삼키며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묻어두고 자아를 부정하게 된다. ‘다르지 않다’고 믿기 위해 전전긍긍했던 만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때도 큰 혼란이 따랐다. 내가 정말 누구인지, 진짜 ‘나’를 찾아 떠난 리사는 좌절을 겪으면서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치열한 사춘기를 겪는다. 내가 누구인지 고민하는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리사의 고민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으며 성장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리사와 함께 내가 누구인지, 진짜 나에 대해 고민하며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
‘모든 아동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 받을 권리가 있다’
그 당연한 권리마저 빼앗긴 아이들을 보듬는 소설
‘모든 아동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 받을 권리가 있다.’ 이는 UN 아동권리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아동의 ‘권리’이다. 하지만 그 권리를 출생과 동시에 빼앗기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에게 처음 “응애”하고 건넨 인사가 이별의 울음이 되는 아이들, 바로 입양아다. 양육 포기각서와 입양동의서, 이 두 개의 서류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것으로 부모는 간단하게 리사의 권리를 빼앗았다. 반면 리사가 이 권리를 되찾는 데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친부모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등 친부모를 찾는 데 가장 필요한 정보들이 ‘입양아특례법’에 의해 친부모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공개할 수 없게 ‘보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양아특례법’이라더니 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지 알 수 없다. 그 법 앞에서 리사는 또다시 버림받을 뿐이다. 리사에겐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전쟁을 치르지만 희생자는 언제나 버려진 아기, 리사일 뿐이다. 리사가 엄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해외입양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 지금이야말로 베이비 박스와 입양아들의 권리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