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저자1 김하서
저자2
출판사 에브리북
발행일 2018-09-17
분야 한국단편소설
정가 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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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시간의 차원, 환상 공간과 현실 세계를 오가는 욕망과 고독에 관한 통찰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과 죄의식, 잔인성을 드러내는 데 특이한 개성과 성취’를 보여주면서, ‘서로 어긋나 있는 시간의 차원을 겹쳐 보임으로써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불가해한 힘을 드러내는 데 재능’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김하서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불안으로 인해 질주한다. 그러면서 타인의 결핍에 귀 기울인다.
<버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를 두고 병원에서 돌아온 날 오후, 그는 집 안 여기저기에서 새똥을 발견한다. 구멍이 없는데 새가 어디서 들어온 것일까? 이상한 일이지만, 그의 집에는 계속 새가 날아 들어왔다. 사무실에서 집으로 퇴근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업무에 시달릴 때보다 더 피곤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파 구석에서 어린 새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아파트 화단 자작나무 아래 묻어준다. 하지만 또 다시 새의 시체는 발견된다.

새는 날개를 필사적으로 움직이며 마지막으로 온몸을 쥐어짜 가녀린 울음을 울고는 작은 눈꺼풀을 감았다. 그 순간 아내가 침대에서 쓰러지듯 주저앉아 울음을 토해내며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그는 모든 광경을 믿을 수가 없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뛰쳐나가 아이 방문을 열어보았다.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아이의 장난감과 기저귀와 모빌과 욕조가 모두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아이는 분명 나아서 퇴원했는데. 아이가 혹시 병원에서 돌아오지 못한 걸까. 그럴 리가 없었다. 그는 머릿속에 수십 개의 종이 한꺼번에 울리는 것 같은 환청에 휩싸인 채 울고 있는 아내의 머리에서 하얀색 리본 핀을 발견했다. 그럴 리가 없어. 모두 미쳤어. (<버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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