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대학 시절 은사의 자살 미수 소식을 전해 들은 ‘나’는 동기들과 함께 은사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문병을 간다. 태산처럼 거대했던 은사의 형용할 수 없는 쇠락한 모습 앞에 ‘나’와 동기들은 할 말을 잃는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에는 재즈 밴드를 만들어 음악과 연주에 미쳐 있던 그들이었지만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그들 중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음악을 그만두고,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청춘이 끝났다는 인식 앞에 ‘나’는 불현듯 뇌경색으로 수년째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친아버지의 존재를 떠올리고 몸서리친다. 그리고 자살 시도의 이유를 말해주지 않던 은사는 퇴원 후 갑자기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말하는데…….
김병덕
저자 : 김병덕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서 문학창작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계간 『문학나무』 여름호에 단편소설 「인간과 다른 인간」으로 등단했고 현재 경기대와 중앙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소설에 나타난 일상성』, 『소설처럼 읽는 이야기 문학상식』(공저), 『한국단편소설 30선 특강』(공편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