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언제 어디서나 부활한다!
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마녀 프레임』.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독창적인 비평을 선보인 문화비평가이자 철학자 이택광이 이야기하는 ‘마녀’에 대한 담론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마녀가 왜 탄생하게 됐고 시대가 변하면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리고 현대적 마녀사냥을 프레임의 이론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대부터 거슬러 올라가 성서에 등장한 마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중세와 근대, 현재에 이르는 ‘마녀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녀는 예나 지금이나 자본과 민족, 국가라는 하나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한 예외 상태의 희생양이다. 과거에는 종교의 절대성을 증명하고 설명되지 않는 과학을 이름 짓기 위한 존재였다면 오늘날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등장하여 집단의 윤리성을 증명하는 매개로 변모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형상을 마녀 프레임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며 마녀의 보편성을 설명하면서 사회를 분석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공한다.
이택광
미술, 영화, 대중문화 관련 글을 쓰고 있는 작가.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경북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에 자신을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구환경에 한동안 적응하지 못했으며 우주여행을 떠나는 그림을 그려서 꽤 큰상을 받기도 했다고 추억한다. 그 후로도 그림을 잘 그려서 여러 번 상을 탔지만 곧 시들해져서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얼떨결에 들어간 부산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이후 문화연구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대학원에서 철학과 문화이론을 전공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워릭 대학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셰필드대학 대학원 영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에 있으면서 『교수신문』 통신원으로 활동했고 몇 군데 잡지에 기고를 했다. 영국에서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을 즐겨 읽었고 그의 글에 이끌려 19세기 파리와 유럽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몇 년 동안 도서관과 미술관을 오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며 여름이 오면 측백나무들이 가지런한 볕 좋은 공원에 누워 빈둥거리거나 영국 펍의 비어 가든에서 빛깔 좋은 맥주를 마셨다고 전한다. 그 행복한 시간에 많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눴고 책 쓸거리들을 잔뜩 얻어 돌아왔으며 광운대학교에서 문화이론과 문화연구를 가르쳤다.
그는 자신의 모토를 “그림의 잉여를 드러내는 글쓰기” 라고 밝히며 글쓰기는 그림 그리기의 대리물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림에 대한 글을 계속 쓸 생각이라고 포부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1999년, 영화주간지 <씨네 21>에 글을 발표하며서 본격적인 문화비평을 시작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국제 신문>에 영화 비평을 쓰기도 했으며, PSB 라디오에서〈이택광의 문화 읽기〉를 진행했다.
저서로는 『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2008), 『세계를 뒤흔든 미래주의 선언』(2008), 『이현세론: 영웅 신화와 소외성의 조우』(형상 1997),『들뢰즈의 극장에서 그것을 보다』(갈무리 2002),『민족, 한국 문화의 숭고 대상』(2007),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2007),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2002),『무엇이 정의인가?』(2011)(공저), 『마녀 프레임』,『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인생론 On Life』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숀 호머 Sean Homer의『프레드릭 제임슨 Fredric Jameson: Marxism, Hermeneutics, Postmodernism』(문화과학사 2002)이 있다.
Prologue
마녀사냥과 인쇄술
마녀와 마법
마법이라는 불가사의한 테크놀로지
마녀의 탄생
마녀사냥과 인쇄술
중세적 질서에 찾아온 종언
마녀사냥이라는 시대적 공모
근대 과학과 마녀
임상 의학의 탄생
중세 의학의 종언과 과학의 출현
마녀의 질병
합리성의 이데올로기
마녀 프레임의 유령
마녀사냥에 대한 금지
근대 국가와 마녀사냥
마녀, 날것의 생명
사법 체계와 마녀사냥
마녀사냥의 현재성
마녀의 귀환
Epilogue
마녀 프레임이란 마녀가 만들어지는 시대 이데올로기 공식을 말한다
마녀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논리적으로 만들어지는 발명품이다. 그리고 이 발명품을 만든 시대적 공모가 바로 마녀사냥이다.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하나는 마녀가 되고 그 마녀를 만드는 우리의 행위가 마녀사냥인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마녀 프레임이라 이름 지었다.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 『이것이 문화비평이다』 등 다수의 책을 통해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독창적인 비평을 선보인 문화비평가이자 철학자 이택광이 마녀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꺼냈다. 저자는 마녀가 왜 탄생하게 됐고 시대가 변하면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리고 현대적 마녀사냥을 프레임의 이론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사회의 군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고대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성서에 등장한 마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중세와 근대에 이르러 마녀사냥이 급속하게 확산된 원인들을 사회 구조적으로 살펴본다. 인쇄술의 발달과 돌림병의 등장, 봉건 계급 사회로 바라본 ‘마녀 이야기’는 재미있는 통사 같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구조와 모양만 변했을 뿐 계속 유지되는 이데올로기임을 설명하고 있다.
마녀는 예나 지금이나 자본과 민족, 국가라는 하나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한 예외 상태의 희생양이다. 과거에는 종교의 절대성을 증명하고 설명되지 않는 과학을 이름 짓기 위한 존재였다면 오늘날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OO녀’, ‘△△남’으로 등장해 집단의 윤리성을 증명하는 매개로 변모되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마녀 프레임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며 마녀의 보편성을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내가 옳은 것인지 우리가 옳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아닌 타인이 옳은 것인지. 하지만 이 관점은 앞으로의 사회를 분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마녀 프레임이란 무엇인가
마녀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논리적으로 발명된다. 어떤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면 어느 누군가가 주범자로 지목되어 단두대에 오른다. 사건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사건의 출현이 핵심이다. 마녀라고 규정하는 정확한 방식도 없다. 그저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법칙이 있을 뿐이다. 그 법칙이 바로 마녀 프레임(framing a witch)이다. 프레임 이론을 응용하여 개념화한 것으로써 마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중세에 행했던 마녀사냥의 시대적 이데올로기부터 현재 우리 사회의 호모 사케르 현상까지 마녀 프레임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마녀는 부활한다
마녀는 언제 어디서나 부활한다. 우리가 모두 마녀이자 동시에 마녀 심판자다. “너는 마녀다”라고 지목하는 순간 너를 배제한 우리는 윤리적 공동체가 된다. 그것이 이 시대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재현되고 있다. 어떤 사건 때문에 하나의 희생양이 나타나는 현상은 중세나 지금이나 똑같다.
마녀 프레임은 시대적 마녀 탄생의 원리 그 이상이다. 지금 우리 가운데서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이 사유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현재를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내면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