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마치고 루클라 공항에 도착했을때 대폭설로 인해 사흘째 비행기 운항이 중지된 상태였다. 사람들은 감독관에게 항의하고 공항은 아수라장이 된다. 가까스로 카트만두에서 소식이 오고, 감독관은 사람들에게 공항 제설작업에 동참해달라고 한다. 나는 대합실에서 만난 여자와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고, 공항은 점점 제모습을 찾아가는데.
해이수
저자 : 해이수
1973년 성곽도시 수원에서 태어나 화성(華成) 주위를 산책하며 청소년기를 보냈고, 2000년 시드니 랭귀지 스쿨에서 ‘가정법 if’를 배우는 중에 <현대문학> 중편 부문 등단소식을 들었다. 경계인과 방외인, 주변인 그리고 중간자에 대한 관심이 이 소설의 캐릭터를 낳는 배경이 되었다. 여전히 밤하늘을 보면 별과 별이 이어지며 윤곽을 형성하는 그 빈자리에 시선을 두곤 한다. 바다와 바다를 건너는 동안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 <젤리피쉬>를 출간했다.
* 철학은 무조건 어렵고 재미없다?! -“철학자의 명저도 읽고,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도 배운다.”
서울과 경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일부 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과 면접 등 대학 입시에 대비해 철학 교육을 가르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철학 교육이라는 말이 다소 거창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논술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사고력을 높여 주는 철학 교육이 생각의 깊이를 더 넓고 깊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논리적인 글을 쓰는 데 효과적인 교육 수단이 도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아직 초등학생인데 철학을 배울 필요가 있느냐고? 대답은 “당연히 배워야 한다.”이다.
철학을 배운다는 것은 저명한 철학자들의 훌륭한 저작물들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의문들을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나이가 들면 몸이 자라듯 생각의 넓이와 깊이도 그에 맞추어 커져야 하는데, 사고력이나 창의력은 몸이 커지는 것처럼 저절로 커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따로 분리될 수 없다. 건강하고 튼튼한 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있어야 하듯, 우리의 정신에도 이처럼 필수 영양소가 필요하다.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를 처음 기획한 의도는 어린이들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 주기 위한 필수 영양소를 어른들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피자나 오락게임처럼 아이들이 좋아해서 먼저 찾는 이야기 철학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철학은 철학자들의 전유물이나 어른이 되어서야만 접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모험이 가득한 동화책을 읽듯 재미있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왜’와 ‘어떻게’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를 통해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구성했다.
어린이들이 만나 볼 수 있는 철학자들 역시 편식하지 않도록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철학사의 큰 획을 그었던 학자들과 그들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을 구체적인 주제로 택하여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를 시작으로 100권까지 발행할 예정이다.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의 궁극적인 목적은 초등학교 3, 4학년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치며 가지기 쉬운 다양한 의문들에 대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할 수 있게 하고, 토론과 대화를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 논리력을 기르고 나아가 철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방법을 기르게 하는 데 있다. 육체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마음의 눈을 기르고, 스스로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키울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조화로운 인격체로 성장하여 21세기를 이끌어 갈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