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어느 소읍에서 여자는 한 취재원을 만난다. 자기가 아는 사람과 닮았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남자와 여자. 낮술을 먹고 여관 이층방에서 인연은 맺고 둘은 결혼하게 된다. 어느 날, 여자는 집에 다녀오겠다며 기차를 탄다. 명제에 도착해 장을 보고 아버지가 사는 서원으로 간다. “목욕하기엔 손바닥만 한 거울조차 없는 구식 부엌”이 있지만 어딘가 지치고 부서진 여자에게 그곳은 편안하다. 서원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믹스커피를 타주며, 여자는 오랫동안 앓던 균형 강박의 무게를 가늠한다.
권여선
저자 : 권여선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등단.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숲》 《안녕 주정뱅이》, 장편소설로 《레가토》 《토우의 집》 등이 있다.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