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류승희가 떠난 프랑스 르 퓌 길 도보 여행.
1989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줄곧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 류승희가 프랑스 르 퓌 길 도보 여행에 대한 에세이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 총 길이 800KM에 이르는 르 퓌 길은, 프랑스 르 퓌 앙 블레(LE PUY EN VELAY)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까지를 말하며 950년 첫 순례자 고데스칼크가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연히 파리 고서점에서 발견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산티아고 가는 길’의 존재를 알고 매료되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화가 반 에이크가 그 길을 걸었다는 사실에 그토록 꿈꾸던 첫발을 내딛게 된다. 이 책은 르 퓌 길 여정을 중심으로 길과 관련된 프랑스의 역사, 문화, 그리고 파리지앵으로 사는 저자의 삶까지 버무려져 있다.
프롤로그
르 퓌 길 30일 루트 플랜
르 퓌 길 출발 지점으로 가다
천 년 순례 역사의 숨결을 산책하다
웅장한 화산지형 속에 숨은 보물
굴곡이 심한 석산을 오르고 또 오르고
고요한 침묵이 감도는 마주리드 정상
정체 모를 괴수가 출현했던 제보당 현장
넓은 대지와 빛의 조화, 로제르 주의 심장부를 걷다
프랑스 명품 소 보뱅의 생산지
길의 영광, 태곳적 기백의 정수, 오브락
찬란한 로트 강변길에 들어서다
강물이 그려낸 그림 같은 성곽 마을
순례길의 아름다운 사람들
치유의 성당이 있는 기적의 마을, 에스페이락
보석처럼 빛나는 숲속의 미녀 콩크
르 퓌 길과 카미노 프란세스는 어떻게 다를까
담벼락에 써진 순례자의 시
예술의 화원, 피작
프랑스 전 대통령 퐁피두와 작가 사강의 집
식탁 위의 검은 다이아몬드, 트뤼프의 마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들 그리고 사냥꾼
포도밭에 숨겨진 비밀 정원, 카오
순례자의 발을 씻겨주는 신부님
중세 요새 도시 로제르트
과일 향기가 흐르는 달콤한 지상 낙원
루이 14세 시대에 만든 미디 운하
인심이 가득한 프랑스의 멜론 밭
해바라기 길을 걷다 만난 순례자의 자화상
소화를 돕는 술, 아르마냑의 생산지
당신 혹시 몽골 사람입니까?
스페인 공주 생트 키트리의 전설을 듣다
어느 할머니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
프랑스 순교자와 1970년대 순례 이야기
구수한 빵 냄새로 시작된 바스크 지방
어마어마한 피레네 산맥을 마주하다
삶의 시작과 끝은 모두 섬이다
에필로그
특별부록 1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와 르 퓌 길의 이해
특별부록 2 장거리 도보 여행의 준비
특별부록 3 산티아고 순례자의 역사
배낭을 풀고 싸면서 빈자의 편안함을 배우고
자신만의 속도로 걸으며 삶은 경쟁이 아님을 깨닫는, 길
르 퓌 길을 걸었던 저자는 이곳에서 15개국이 넘는 다양한 국적의 순례자들을 만났다. 매해 180개국의 순례자들이 그 길을 찾는다고 하니 어쩌면 특별한 일도 아니다. 길에서 만난 유럽인들은 3대 버킷 리스트로 산티아고 순례를 자주 꼽는다. 왜일까? 지구에는 수많은 도보 여행길이 있는데 말이다. 저자가 길에서 수집한 바에 따르면 이유는 이렇다.
“산티아고 길은 평범한 길과 달라. 마치 길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그 길에는 시간을 초월한 어떤 높고 위대한 사랑의 큰 빛이 있어.”
“마르지 않는 무궁무진한 샘이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길어 마시느냐는 순례자 각자의 몫이야.”
“다른 순례자들과의 만남으로 길의 특성이 만들어져. 그것이 곧 이 길의 아름다움이야.”
“길을 2주나 3주 걷다보면 태어나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몸이 두 발로 작동한다는 것을 다시 익히게 돼.”
“하루 12시간 동안 자연이 개최하는 위대한 공연을 매일 감상할 수 있어.”
“황홀한 자유를 맛보며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 세상에 꽃이 피는 것 같은 단순한 진리를 다시 깨닫게 하는 길. 여기에 사람들과의 대화, 예배당에서 배우는 침묵까지…… 몸이 새롭게 좋아짐을 느끼게 될 거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산타이고 순례길의 실질적인 정보는 물론, 그 정신까지 간접 체험하며, 일상 속에서 ‘걷기의 힘’을 다시 발견할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