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들여지길 거부한다. 그래서인가 그림에 테크닉이 붙으면 나의 신경줄은 늘어지고서 미간이 찌그러진다. 즐겁던 그림이 뒤엉키며 맘까지 불편해져 자리를 들썩거린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어느새 딴 길로 샌다. 그런데 살다 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있다. 그땐 내가 서 있던 길을 비틀어 놓는다.”
그림과 노는 화가, 김태헌의 그림과 글이 담긴 도록. 전시를 관람하고 나서도, 전시장을 오지 못해도 김태헌의 작품과 말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그림아 놀자>에서 개인의 현실적인 일상을 새롭게 포착하고 ‘삶과 예술의 결합’을 선보인다. 작품마다 작가가 덧붙인 글을 읽다보면 작가의 통찰과, 유머, 묵직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오랜 작품 생활을 바탕으로 한 예술에 관한 생각도 엿볼 수 있는, 한 편의 종합 에세이 같은 도록이다.
김태헌
저자 : 김태헌
김태헌은 1993년 군사정권이 종말을 고하고 문민정부(文民政府)가 들어선 해에 삼정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감춰진 역사’의 숨은 그림 찾기>를 개최한다. 1994년 그는 동아갤러리에서 열린 ‘평론가가 선정한 유망작가’ <이 작가를 주목한다>(윤범모 기획)에 심광현 미술평론가의 추천으로 선정된다. 1998년 그는 <공간의 파괴와 생성_성남과 분당 사이>(성곡미술관/내일의 작가)로 미술계에 주목받으면서 <민중미술 15년전>(국립현대미술관), <청계천 프로젝트>(서울시립미술관), 광주비엔날레, (Andrewshire Gallery, 미국 LA) 등 국내외 다양한 그룹전에 초대되었다. 그는 성곡미술관, 삼정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갤러리 피쉬, 갤러리 스케이프, 스페이스 몸 미술관,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 등에서 20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스페이스 자모의 김태헌 개인전 <나는 거짓말쟁이 화가>는 그의 21번째 개인전인 셈이다. 그는 1999년과 2000년 지역신문인 ‘분당뉴스’에 그림+글 형식의 ‘그림일기’를 연재한다. 그는 2007년 중앙일보 공지영 연재소설 <즐거운 나의 집> 그림작업을 했으며, 경기일보에 <경기, 1번 국도를 가다>라는 타이틀로 그림/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지와 텍스트로 이루어진 몇 권의 ‘아트북’도 발행했다. <천지유정(天地有情)>(갤러리 피쉬. 2004), <1번국도>(그림문자. 2004), <김태헌 드로잉>(아르코미술관. 2006), <그림 밖으로 걷다>(갤러리 스케이프. 2007), <붕붕>(그림문자. 2010), <검은말>(TABLE STUDIO. 2010), <빅보이>(UPSETPRESS/알마 출판사), <연주야, 출근하지 마>(UPSETPRESS/알마 출판사)가 그것이다. 이번 스페이스 자모에서 발행하는 <그림아 놀자>는 김태헌의 9번째 아트북이다. 김태헌의 작품은 금호미술관, 성곡미술관, 부산민주기념관, 경기도미술관, 아라리오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과 사립미술관 그리고 개인 컬렉터들이 소장하고 있다.
1부_나에게 쓰는 편지
2부_길거리의 미학
3부_나에게 그림은 밥이다
4부_제화유언(諸畵有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