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에 미국에서 생산된 고급 오디오 스피커 알텍 A-7이 화자로 등장한다. 수십 년의 시간 동안 두 자리 숫자가 넘는 오디오 애호가들의 손을 거쳐간 그가 마지막으로 도달한 곳은 광기와 편집증에 사로잡힌 ‘최고의 오디오 마니아’의 집이었다. 알텍 A-7의 오랜 꿈은 자연의 소리와 자신의 소리가 한데 섞이는 경험이다. ‘우주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다. 깊은 밤, 알텍 A-7은 육중한 몸을 일으켜 미세한 물소리를 향해, 열망하는 소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김병덕
저자 : 김병덕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서 문학창작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계간 『문학나무』 여름호에 단편소설 「인간과 다른 인간」으로 등단했고 현재 경기대와 중앙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소설에 나타난 일상성』, 『소설처럼 읽는 이야기 문학상식』(공저), 『한국단편소설 30선 특강』(공편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