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고향으로 가는 길, 말없이 집을 나온 자신 때문에 속썩였을 부모님을 떠올린다. 만봉 스님은 잠시라도 속세에 나가는 것을 싫어했지만, 감로탱화 때문에 이번 하산이 이루어졌다. 나라에서 제일가는 감로탱화 두 점을 꼭 보고싶다는 나의 애월 끝에 가까스로 서울 나들이가 결정된 것이다.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보내기 위해 봉안하는 불화, 감로탱화. 나는 탱화 그리는 만봉 스님의 행자로 그의 일을 거들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 5년 전 나와 함께 가출한 두 친구를 만나기 위해 모교를 찾는다.
문순태
저자 : 문순태
1941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고, 조선대,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4년 ≪한국문학≫에 「백제의 미소」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집으로 「고향으로 가는 바람」, 「징소리」, 「철쭉제」, 「시간의 샘물」, 「된장」 등이 있고, 장편소설 『타오르는 강』, 『그들의 새벽』, 『정읍사』 등을 발표했다. 한국소설문학 작품상,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이상문학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