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쇠락한 W시 외곽, 정체를 알 수 없는 콘크리트 건물이 하나 서 있다. ‘에드워드 김 생명공학 연구소’라 적힌 그곳에는 인류의 운명을 바꾼 한 천재 과학자가 있었다. 출생과 함께 어머니를 잃고 외가에서 유년을 보낸 과학자, 김호현.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연구소를 연 뒤 ‘역복제’를 위해 투자를 받는다. 바로 유전자를 재배열해 대상자의 부모를 만들어내는 연구를 하겠다는 것. “죽은 부모를 살게 하는 것만큼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일은 없다”는 말처럼, 그는 정말 자신의 부모를 복제하고 싶었던 걸까? 에드워드 김의 존재를 두고 벌이는 진실과 허구의 공방. “김호현인 듯도 아닌 듯도 보이는 두 개의 얼굴은, 사실 잘 보며 서로가 서로를 향해 웃고 있는 것 같은” 환상 속으로 독자를 이끈다.
저자 : 김희선
1972년생. 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교육의 탄생」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장편소설 『무한의 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