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섬뜩한 복수극이 시작된다!
<원더풀 라디오>의 작가 이재익이 선보이는 실화 스릴러 『41』. 2004년에 일어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이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가상의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 이 소설은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연쇄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강력계 형사 정태와 제훈. 피해자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던 두 사람은 그들이 과거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밝혀낸다. 관련자들에 대한 탐문 조사를 진행하던 중 연쇄살인 혐의가 의심되는 용의자들을 찾아내지만 정확한 살인 증거를 입증하지 못하는데….
이재익
소설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전방위 작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작품 세계는 페이지를 자꾸 넘기고 싶게 만드는 페이지 터너 작가로서 명성을 안겨 주었다.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압구정 고등학교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7년 월간 〈문학사상〉 소설 부문으로 등단, 이듬해 장편소설 3,000만원 현상 고료 장편소설상 당선작인 『질주질주질주』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이상인 감독과 남상아 이민우 김승현 주연으로 〈질주〉라는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세기말을 살아가는 청춘들을 예리하게 포착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두 번째 작품인 『노란 잠수함』은 카츄사의 근무 경험을 토대로 주한미군의 성폭력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화제를 몰고 왔으며, 『미스터 문라이트』는 ‘새로운 감각의 감성연애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그에게 안겨주었다. 그후 동아닷컴과 예스24에 소설을 연재했다. 장편소설 『200X 살인사건』, 『노란 잠수함』, 『미스터 문라이트』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심야버스괴담』『아이린』, 『압구정 소년들』, 『미스터 문라이트』, 『노벰버 레인』, 『원더풀 라디오』, 『41』, 『오페라 소녀』, 소설집 『카시오페아 공주』, 에세이 『하드록을 부탁해』, 『나 이재익 크리에이터』 『20세기 라디오 키드』(공저), 『빙애1,2』(공저) 등을 집필했다.
고교시절 록그룹 〈ZEST〉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는데, 하드록에서부터 헤비메탈, 로큰롤, 프로그래시브록까지 넓은 음악적인 소양은 이때부터 길러졌다. 서울대 영문학과에 입학해서도 록그룹 〈LSD〉를 결성하여 음악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치 않았던 그는 2001년 SBS 라디오 PD로 입사했다. 그 동안 맡은 프로그램으로는 〈소유진의 러브앤뮤직〉, 〈허수경의 가요풍경〉, 〈심혜진의 시네타운〉 등이 있다. <두시 탈출 컬투쇼>, <이숙영의 파워FM> 등을 연출하고 인기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의 진행을 맡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 중이며, 〈질주〉 〈목포는 항구다〉 등의 영화 시나리오 등을 작업하기도 했다. ‘한국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꿈꾸는 그는 멜로, 환타지, 호러, 드라마, 로맨스, 미스터리, SF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41』, 『오페라 소녀』, 『노벰버 레인』 등의 소설이 영화로 제작 중이다.
41
작가의 말
『원더풀 라디오』 이재익 작가의 실화 스릴러!
“나의 살인은 정당한가?”
M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그 이후……
섬뜩한 복수극의 끝은 어디인가!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악을 행하는 남자와
그 악을 쫓는 형사들의 숨 막히는 추격전!
41명의 남학생이 무참히 짓밟은 한 소녀의 인생
죄는 저질러졌고, 소녀는 사라졌다!
놈은 미나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미안한 마음조차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의 피살자들은 살인만큼이나 잔혹한 범죄의 가해자들이었음에도 벌을 받지 않았다. 그렇다면 법이 놓친 악행을 벌하는 이는 의인인가, 악인인가? – 본문 중에서
199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계속해온 이재익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SBS 라디오 피디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를 병행하면서 여러 소설을 통해 다양한 소재와 주제 의식을 선보여온 작가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이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우리 사회가 감추고 있는, 지금껏 외면하고 있었던 어두운 단면을 『41』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41』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법’이라는 시스템이 사회적 약자에게 얼마나 불합리하고 부조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법은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것을 다루는 자들에 의해 우리의 이성적인 판단과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법과 현실의 괴리라는 문제의 지점을 작가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41』을 통해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 충격적인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범죄 미스터리
광주 인화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충격적인 성폭행 사건을 다룬 『도가니』처럼 『41』도 2004년에 일어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은 마흔 명이 넘는 십 대 남학생들이 한 명의 여중생을 일 년 동안 온갖 방법으로 성폭행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인터넷으로 유포한 사건으로, 그 범죄 수법이 십 대라고 볼 수 없을 만큼 가학적이고 집요했으며 잔인했다. 그러나 사건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해들에게 내려진 처벌은 너무나 미약했다. 오히려 피해 여중생에게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기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피해 여중생에 대한 경찰의 비인권적인 처우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가해자 가족들의 협박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작가는 『41』 속에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가상의 연쇄살인 사건을 구성함으로써 잊혀가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그 사건의 심각성과 사회적 의미 등을 재고한다. 강력계 형사 ‘김정태’와 ‘이제훈’은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맡아 사건 피해자들의 관련성을 조사하던 중 연쇄살인 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또 다른 사건, 즉 과거 여중생 ‘미나’에게 일어난 집단 성폭행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면서 미궁 속에 빠져 있던 사건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간다. 그리고 연쇄살인범의 존재와 그의 범행 이유가 조금씩 드러남에 따라 자신들이 맡고 있는 사건에 어떤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범죄 미스터리 형식을 통해 실제 사건에 극적 긴장감을 부여하고 이를 긴박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사건에 깊이 개입하면 할수록 그것을 바라보는 담당 형사들의 내적 갈등이 심해지듯이 독자들 또한 소설의 내용이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사건의 충격적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이야기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된다.
▶ 나의 살인이 위법이라면 당신들의 법은 정의로운가!
『41』에서 일 년 동안 중학생에 불과한 미나를 수시로 불러내 집단으로 강간하고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폭행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에 인터넷을 통해 퍼트리기까지 한 가해자들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 반면 피해자인 미나는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해자들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를 위해 법은 무엇을 했는가. 마흔한 명의 가해자를 일상생활로 돌려보낸 법은 정작 피해자인 미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작가는 적나라하게 피해자인 미나의 비참한 삶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법 집행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던 두 형사인 정태와 제훈은 당시 성폭행 사건의 관련자들을 조사하던 중 피해 여중생인 ‘미나’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들과 그로 인한 그녀의 처절한 고통을 목도하게 되면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두 형사의 딜레마는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느끼는 그것과 동일하다. 가해자인 마흔한 명과 피해자인 미나의 역전된 삶의 모습을 두고 과연 법이라고 하는 것이 그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작가는 ‘연쇄살인’이라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법이 하지 못한 처벌을, 미나가 느꼈을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을 가해자들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연쇄살인을 통한 복수가 과연 정당한가?’ 하는 도덕적인 문제 또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차치하고서 우리는 이 끔찍한 범죄에 걸맞은 처벌이 이루어졌는지 의문시하면서 가해자들이 당하는 고통을 다시 보게 된다. 소설 속에서 연쇄살인범의 살인 행위를 두고 살인범이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정태의 아내와 딸, 제훈의 태도는 기실 『41』의 독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회 시스템의 근간이라는,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 오늘날 자주 발생하는 동종의 성폭력 범죄들에 대한 처벌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가 묻는다면 의문 부호를 남길 수밖에 없다. 『41』을 통해 작가는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엄중한 시선으로 되돌아볼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줄거리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강력계 형사인 정태와 제훈은 범인의 윤곽도 잡지 못한 채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살인 사건 피해자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던 중 그들이 과거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생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밝혀내면서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한 연쇄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살인범이 누구인지 밝혀줄 구체적인 단서를 찾지 못한 정태와 제훈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사건을 해결하고자 당시 성폭행 사건의 관련자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관련자들에 대한 탐문 조사를 진행하던 중 연쇄살인 혐의가 의심되는 용의자들을 찾아내지만 정확한 살인 증거를 입증하지 못해 손에 잡힐 듯했던 수사는 결국 난항을 겪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