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개
인공적으로 결합된 변이 바이러스,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아야만 한다!
네오북스에서 이지유 작가의 장편소설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이 출간되었다. 『깨끗한 살인』으로 스릴러 장르의 신예 작가로 떠오른 이지유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SF 장르소설을 선보인다.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은 2050년을 배경으로 국정원 블랙 요원과 질병청 관리국 연구사가 인공 변이 바이러스를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2026년에 발생해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인공 변이 바이러스 유출 사건과 연관성이 있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진행된다. 2026년에 발생한 인공 변이 바이러스 유출 사건, 그리고 2050년에 또다시 드러난 인공 변이 바이러스. 이 사이에 숨겨진 것은 무엇일까. 국정원 블랙 요원과 질병청 관리국 연구사는 숨겨진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까.
■■■ 책 내용
3분, 단 3분이었다
누군가가 바이오 샘플 센터가 정전된 3분 사이에 바이러스를 빼돌렸다
2050년, 국정원 블랙 요원 은정욱은 변이 바이러스의 행방을 찾는 임무를 맡고, 질병청 관리국 연구사인 배리나를 찾아간다.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하고 있는 인공 모래섬 향기도에서 시궁쥐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건을 알게 된 배리나 또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있었다. 배리나와 이한은 향기도에서 죽은 시궁쥐의 몸속에서 의문의 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변이 바이러스는 이한이 찾고 있던 변이 바이러스와 같았다.
“특별한데요, 이건.”
한은 그녀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 양미간에 주름을 세웠다. 리나가 말을 이었다.
“그쪽에서 보여준 바이러스랑 같아요.”
한이 놀라서 잠시 멍해졌다. 리나가 한발 다가와 나직이 말했다.
“누가 일부러 하지 않고서야 향기도의 쥐들만 죽을 리 없겠죠. 이제 저게 어디서 나왔는지 찾아내시면 되겠네요.” (45쪽)
배리나의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물음표로 남아 있던 것, 사람에게 감염되면 몇 분 만에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것, 그건 바로 2026년 질병청 관리국 인공 변이 바이러스 살포 사태 때의 바이러스였다. 배리나는 오랜 기간 그 바이러스에 대한 의문을 품어 왔다. 드디어 지금, 그 바이러스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배리나는 바이오 샘플 샌터 1층에 위치한 ‘서랍’에 들어선다. ‘서랍’은 생화학무기가 될 수 있는 고위험 바이러스 샘플 센터였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열린 서랍. 하지만 2026 바이러스가 들어 있어야 할 서랍은 비어 있었다.
끝없이 속고 속이는 이들의 추격전,
인공 변이 바이러스를 둘러싼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도난당한 2026 바이러스에 질병청 관리국 사람들은 모두 배리나를 의심한다. 바이오 샘플 센터에 마지막으로 출입한 사람이 배리나였고, 모두 배리나가 2026 바이러스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국정원 사람들과 이한 또한 마찬가지였다.
‘2026년, 사망한 전 질병청 관리국장 김인만에 스파이 의혹이 있었다. 바이러스 정보 유출 의문. 그는 자신이 만든 바이러스에 당했나? 은정욱 기자.’
기자 이름을 확인한 리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74쪽)
전 질병청 관리국장 김인만의 스파이 의혹 기사를 작성한 은정욱, 그는 기자이기도 하지만 배리나의 전 애인이기도 했다. 배리나는 은정욱이 순수하게 자신을 만났던 건 아닐 거라고 예상하며 오랜만에 은정욱을 마주한다. 배리나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은정욱은 배리나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배리나에게 이 사건을 뒤집어씌우려는 은정욱의 모습을 보았음에도, 이한은 배리나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2026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진 전 질병청 관리국장 사망 사건, 그리고 같은 바이러스로 인해 2050년에 벌어진 새로운 사건. 두 사건 사이에는 무슨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배리나는 왜 이토록 2026 바이러스에 대해 집착하는 걸까.
기억은 지워졌고 진실은 조작됐다
2026년부터 2050년, 도난당한 그들의 시간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은 시궁쥐가 떼죽음을 당한 사건부터 시작해 3분간 정전이 되었던 질병청 관리국, 사라진 서랍 속의 샘플 등 미스터리한 사건이 겹치고, 또 겹쳐가며 진행된다. 숨 가쁘게 전개되며 얼키고설킨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2026년과 2050년, 24년 사이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국정원 블랙 요원 이한과 질병청 관리국 연구사 배리나는 과거의 기억을 파헤치며 인공 변이 바이러스의 비밀을 쫓는다. 과거의 기억, 잊고 있던 기억의 퍼즐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무엇일까.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을 통해 많은 독자가 사건의 진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재미를, 한 편의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
■■■ 지은이
이지유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2년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사업’의 신진 작가로 선정되었다. 경장편소설 『깨끗한 살인』과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공저)를 출간했다. 『깨끗한 살인』은 ‘2023 K-Story & Comics in America’의 참가작으로 선정되었다.
■■■ 차례
프롤로그
위험 감지
벌레
서랍
확산
아버지
위기
모함
안드로이드
모욕
원치 않는 임무
후앙 민, 고 하야시, 은정욱
되살아난 기억
바이러스 샘플
추격
일의 전말
매듭
에필로그
작가의 말
■■■ 책 속에서
“구공일오. 비둘기와 고양이가 벌레에 물려요.”
‘벌레는 생물무기. 바이러스 테러다.’
한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국제? 아니면 초국적입니까?”
그녀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표정을 보니 모르는 듯했다.
“2026년에 벌어졌던 질병청 관리국 변이 바이러스 테러 사건. 기억해요?”
“김인만 관리국장 사망사건. 미제로 남았죠. 이번에도 바이러스입니까?” (20쪽)
비몽사몽간에 커뮤니티 알림 소리를 들은 리나는 침대에 누워 모니터를 보다가 벌떡 일어났다. 홀로그램 모니터에 비치는 쥐들의 모습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털이 듬성듬성 벗겨져 붉은 발진이 올라왔고 마치 몸 안에서 혈관이라도 터진 것처럼 피투성이로 죽어 있었다. 항문이나 입과 눈이 터진 쥐도 적지 않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독성 약품을 단체로 흡입했다고 한들 이런 모습으로 죽을 리 없었다. 6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바이러스 연구사인 리나가 8급 이하 공무원들이 나가서 현장 조사할 사안을 직접 보고 확인하겠다고 나선 것도 그 때문이었다. 미지의 위험한 바이러스가 출현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25쪽)
혁진의 이미지가 사라짐과 동시에 현미경으로 확대한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길이가 다른 두 개의 가는 물체가 엉키더니 8자 모양을 만들었다가 떨어지곤 했다. 길이가 긴 건 중간에 두꺼운 부분이 있어 지렁이를 떠올렸다. 리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바이러스 두 개를 결합시킨다고?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야.” (37~38쪽)
“특별한데요, 이건.”
한은 그녀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 양미간에 주름을 세웠다. 리나가 말을 이었다.
“그쪽에서 보여준 바이러스랑 같아요.”
한이 놀라서 잠시 멍해졌다. 리나가 한발 다가와 나직이 말했다.
“누가 일부러 하지 않고서야 향기도의 쥐들만 죽을 리 없겠죠. 이제 저게 어디서 나왔는지 찾아내시면 되겠네요.” (45쪽)
짧은 전자음이 서랍이 열렸음을 알리자, 리나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확인할 수 있다. 2026 바이러스가 쥐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같은지. 아니, 2026 바이러스 자체를 볼 수 있다. 리나는 그것만으로도 흥분됐다. 둘은 긴장한 표정으로 서랍이 앞으로 나오기를 기다렸다. 두 사람은 동시에 짧은 탄성을 질렀다.
“뭐예요, 이게?”
리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진영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당황해서 흔들리고 있었다. 서랍은 비어 있었다. (58쪽)
‘2026년, 사망한 전 질병청 관리국장 김인만에 스파이 의혹이 있었다. 바이러스 정보 유출 의문. 그는 자신이 만든 바이러스에 당했나? 은정욱 기자.’
…… “오랜만에 아버지 이름을 본 소감이 어때요?”
여성 요원의 목소리에 리나는 겨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질문이 이어졌다.
“배리나 씨, 정말 서랍의 샘플 안 가져갔어요?” (74쪽)
“9월 10일 새벽 4시에 바이오 샘플 센터 정전이었잖아요. 평소에 전기를 많이 쓰면서 정전돼도 다닐 수 있는 거.”
“단 몇 분 만에 이렇게 문제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거.”
“충전된 안드로이드.”
둘은 잠시 마주 보다가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111쪽)
“엎드려!”
한의 외침에 리나가 반사적으로 몸을 숙이며 책장에 바짝 붙었다. 갈색 총알이 그녀를 스쳐 사무실 벽에 박혔다. 놀라서 돌아보니 태호가 소음기를 장착한 글록17 권총을 들고 서 있었다. 순간, 태호의 눈과 손가락 끝이 푸른빛을 냈다. 선우와 유상에게서 빛나던 그 불빛이었다. (122~123쪽)
“김린 씨.”
리나는 순식간에 머리로 피가 확 쏠렸다. 손으로 차 문을 거칠게 닫고 운전석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내 본명 말하면 뭐? 너도 나 협박하겠다는 거야? 나에 대해 이렇게 다 안다고 정보력 자랑이라도 하는 건가? 니들 그 잘난 정보망 갖고 여태 뭘 했는데? 고 김인만 국장 누명은 왜 못 벗겨?” (142쪽)
양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박스는 생각보다 묵직했다. 이거다. 내일이면 대한민국을 바꿀 미지의 공포, V2026. 정욱은 박스를 배낭 안에 넣고 훌쩍 일어났다. 그러고는 하늘을 향해, 내려다보이는 서울을 향해 한국말로 냅다 소리를 질렀다.
“니들은 이제 끝났어!” (1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