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자기만의 특별한 점으로 만드는 비결!
읽고 또 읽어도 키득키득 웃음 나는 비밀 이야기
〈레오의 초등 생활〉 시리즈, 〈기기묘묘 고물 자판기〉 시리즈처럼 유쾌한 유머와 발랄한 이야기로 어린이들의 고민을 어루만지는 이수용 작가의 장편동화 『똥찐빵 대 똥 일기』가 이지북 저학년 동화 시리즈 〈샤미의 책놀이터〉 여덟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아홉 살 주인공 동진이가 비밀을 사수하기 위한 흥미진진한 사건을 담고 있다.
『똥찐빵 대 똥 일기』는 똥찐빵 가게를 운영하는 동진이가 가게에 같은 반 박초미에게 비밀을 들키면서 벌어지는 아찔한 이야기다. 동진이의 비밀을 알게 된 박초미와 박초미의 수상한 수첩을 발견한 동진이가 각자의 비밀을 지키기 위한 흥미진진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약점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법, 친구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과연 동진이는 박초미로부터 비밀을 지킬 수 있을까?
■■■ 출판사 리뷰
아홉 살에게도 감추고 싶은 특별한 비밀이 있다!
감추고 싶은 약점을 나만의 특별한 점으로 만드는 비결
각자의 비밀을 지키기 위한 똥 대 똥 한판 승부!
누구에게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하나쯤 있을 거예요. 그건 아홉 살 어린이도 마찬가지일 테지요. 『똥찐빵 대 똥 일기』의 주인공 동진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한 가지 비밀이 있어요. 그건 바로 동진이의 아빠가 똥찐빵 가게를 운영한다는 사실이에요. 동진이는 이 비밀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작년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에게 비밀을 들켰다가 1년 내내 ‘똥찐빵’이라는 별명으로 놀림당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 동진이네 가게에 우연히 찾아온 같은 반 박초미에게 비밀을 들키고 말아요. 하필 반에서 제일 말이 많고 목소리 큰 박초미에게 이 사실을 들키다니……. 동진이는 평소 박초미를 ‘미초미초’라고 놀렸던 것을 후회하며 박초미가 자기 비밀을 다른 아이들에게 말할까 봐 불안에 떨어요. 심지어 박초미는 동진이의 비밀을 수업 시간에 발표해 버리겠다며 선전포고하지요.
불안한 동진이는 박초미에게 급식으로 나온 군만두를 모조리 양보하기도 하고 비밀을 사수하기 위한 작전을 펼쳐 보지만 박초미에게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결국 동진이는 자기 비밀을 지켜주고 응원해 주는 두 명의 ‘절친’ 민교, 찬호와 함께 박초미를 감시하기 시작해요. 그러다 우연히 박초미 자리에 떨어진 수상한 수첩 하나를 발견하지요. 어라? 그런데 이 수첩, 어딘지 심상치 않아요. 삐뚤빼뚤 글씨에 이상한 그림, 거기다 자기를 공주라고 칭하기까지. 이 수첩을 살펴보던 동진이와 친구들은 박초미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동진이와 박초미는 서로의 비밀을 비장의 무기 삼아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한 대결을 벌여요. 과연 동진이가 찾은 박초미 수첩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동진이는 박초미로부터 비밀을 지키고 ‘해방의 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혹시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자기만의 비밀이 있나요? 친구의 비밀을 알게된 경험은요? 그런데 곰곰이 떠올려 보면 부끄럽게만 느껴졌던 비밀이 나만의 자랑거리나 특징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특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약점이라 생각하고 꼭꼭 감추기보다 기발한 시선으로 비밀을 바라보는 방법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요. 당당하게 툭 털어놓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친구의 비밀을 함부로 말하거나 놀려도 될까요? 만일 내가 친구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동진이와 초미의 이야기를 통해 정답을 알게 될지도 몰라요.
■■■ 지은이
이수용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이야기를 오래오래 쓰고 싶습니다. 국립생태원 생태동화 공모전, 천재교육 창작동화 공모전, 미래엔 교과서 창작글감 공모전, KB 창작동화제에서 수상했고 『저랑 거래하실래요?』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문학창작기금을 받았습니다.
쓴 책으로 『똥찐빵 대 똥 일기』, 『6분 소설가 하준수』, 『초딩 연애 비법서』, 〈기기묘묘 고물 자판기〉 시리즈, 〈레오의 완벽한 초등 생활〉 시리즈, 『고민 해결 호두과자』, 『떴다! 불만 소년 김은후』, 『열 살 달인 최건우』, 『흥쟁이 고두홍』, 『꼬물꼬물 내 친구』, 『마음 일기』, 『나 대신 아파해 줄 사람』, 『엄마 귓속에 젤리』, 『심술 먹는 마녀』, 『용돈 몰아주기 내기 어때?』 등이 있습니다.
우리 오늘부터 내가 감추고 싶은 것을 예쁘게 바라보는 연습을 해 보면 어떨까요? 흔하지 않은 나만의 특별한 점이라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동진이처럼 씩씩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날지도 몰라요.
그리고 동진이의 친구 민교와 찬호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의 비밀을 따뜻이 감싸 주는 사람이 되기로 해요.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면 내 비밀을 감싸 줄 사람을 만나는 것도 훨씬 쉽지 않을까요? _「작가의 말」에서
■■■ 그린이
차상미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책과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일상의 모습과 감정에서 영감을 얻으며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그린 책으로 『똥찐빵 대 똥 일기』, 『꽝 없는 뽑기 기계』,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5월의 1학년』, 『봄날의 곰』 등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cmmiiyyaa
■■■ 차례
- 아찔한 사건
- 뒤늦은 후회
- 안 돼, 박초미
- 군만두 작전
- 최강 아이템
- 숨 막히는 목요일 밤
- 이상하게 허전한 기분
- 해방의 날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딩동. 휴대전화 알람이 울렸다.
운동장의 모래알을 세며 느릿느릿 걷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유튜브에 접속했다. 오늘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업로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조회 수가 높았다. 학교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영상을 올리는 엄마의 전략이 통한 모양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하교하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루다튜브’를 보고 있었다. 그 탓에 루다튜브 로고 송이 이어달리기하듯 운동장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나는 귀를 막는 대신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_7쪽
스크롤을 몇 번이나 맨 아래까지 내려 보았지만 오늘도 그 댓글은 보이지 않았다.
‘그 앤, 이제 내가 재미없어진 걸까.’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마음이 팍 쪼그라들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실 그 댓글을 기다리는 내가 제일 이상했다. 이상한 댓글은 달리지 않는 게 좋은 거니까. _8쪽
평소에 꼬미는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손을 잘 내주지도 ‘앉아’라는 명령을 알아듣지도 못한다. 사실 꼬미는 제멋대로다.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자기가 오고 싶을 때만 오고, 자기가 내킬 때만 손을 내준다. ‘앉아’라는 말에 반응하는 것도 운이 좋을 때뿐이다. 꼬미의 뒤통수를 보며 나는 치, 하고 눈을 흘겼지만 그런 모습마저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_18쪽
-잘난 척.
-으으, 고양이 안아 들 때도 예쁜 척하는 거 보기 싫다.
-사실 실물은 영상보다 훨씬 별로임.
스크롤을 빠르게 내리는데도 돌부리에 걸리듯 악플에 눈길이 멈췄다. 무시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라지만 그것도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다. _25쪽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해피의 댓글이 달리지 않으면 나를 괴롭히던 질문들도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는 행복한 걸까?’
언젠가부터 시작된 이상한 질문이 점점 꼬리를 물었다. _44쪽
오늘 엄마는 구독자에게 꼬미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면서 미용을 시켰다. 가끔 병원에 갈 때를 제외하고 밖에 나가 본 적 없는 꼬미가 오늘 미용실에서 털을 깎은 것이다. 변신한 꼬미 모습도 귀엽기는 했다. 하지만 꼬미의 까끌까끌한 털이 손을 스칠 때마다 내 마음도 까끌한 무언가에 쓸린 것처럼 아팠다. _46쪽
내가 깨달은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데도 여전히 엄마는 똑같은 소리였다. 엄마는 항상 뭐든 다 나를 위해서라고, 지금 내 인기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 때문에 한 번도 내가 원하는 걸 제대로 말해 본 적이 없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엄마를 위해 많은 걸 꾹 참아 왔다. 하지만 이제 알게 됐다. 내 마음은 엄마와 많이 다르다는 걸. _113쪽
“그러니까. 루다튜브 영상 다 거짓말이라던데? 뭐든 잘한다는 것도 다 조작 아냐?”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괜찮은 척 입꼬리를 끌어 올렸지만,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야, 너희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 유치하게.”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여름이와 가을이가 팔짱 낀 채로 그 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거든? 뭘 안다고 그래?”
“맞잖아, 내내 부러워했던 거. 이런 틈을 타서 그런 식으로 푸는 거 진짜 별로야. _118쪽
“나 사과받고 싶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그 무엇보다 해피의 사과였다. 이번에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거짓말로 나를 유인한 것도, 내 진심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 것도, 나를 위험하게 한 것도 모두 사과받고 싶었다. 그래야 그다음, 아니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 마음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도와줄게.” _123쪽
이제 친구들에게는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됐는데, 엄마에게는 어려웠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어려운 것도 있다. 하지만 말해야 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나한테 알려 주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을 엄마도 다 알지는 못할 테니까. 내가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수도 있을 테니까. (131쪽)
엄마는 어느새 또렷해진 목소리로 진심을 전하고 있었다. 역시 우리 엄마다. 잊었던 마음을 되찾는 것도 금방이었다. 엄마의 마음속 나침반이 이제야 제대로 된 방향을 찾은 게 틀림없었다.
“그래도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 너에 대한 걸 알려 주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야. 엄마는 그날 네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는데.” _132쪽
“거짓말로 어린이 유튜버를 꾀어내 조회 수 올리는 영상을 찍거나 채널을 빼앗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요? 그게 정의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_141쪽
나는 이제 알게 됐다. 사랑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는 걸.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닐뿐더러 진짜 마음을 잘 알아채는 연습도 필요했다. _151쪽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으니까 조금 천천히 알아 가도 괜찮을 거다. 갑자기 번뜩 번개가 스쳐 지나가듯 머리가 밝아졌다. 나는 신이 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치 연필에 주문이라도 외운 듯이. 진짜 마음을 알기 시작하면 글쓰기도 쉬워지나 보다. _160쪽
“우아, 하늘 봐.”
늘봄이 말에 다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온갖 색깔이 다 있네.”
“신기하다. 난 이때까지 노을 그리라면 주황색으로만 색칠했는데.” _165쪽